선시초 여섯 편 가운데 제5편은 말법의 법화경 행자를 밝히는 마지막 두 편의 첫머리다. 제1편이 「불법은 시에 의한다」는 총론을 세우고, 제2 · 3편이 정법 · 상법 이천 년의 홍교를 더듬고, 제4편이 정토 · 선 · 진언의 그릇됨을 낱낱이 파한 뒤, 이 편에서 비로소 「그렇다면 말법에는 누가 무엇으로 중생을 구하는가」라는 물음에 답한다. 대성인은 이 일곱 장에서 스스로를 「염부제일의 법화경 행자」라 하시고, 이어 「지인(智人)」 · 「성인(聖人)」 · 「대인(大人)」이라는 세 이름으로 그 까닭을 밝히신다. 지인은 재앙의 근원을 아는 이, 성인은 삼세와 미래를 아는 이, 대인은 부처의 다른 이름이다. 대성인의 불법에서 보면 이 대목은 파사에서 현정으로 넘어가는 경계이며, 능지(能持)의 사람을 겉에 세워 말법 하종의 교주를 드러낸 글이다. 마지막 제34장은 「그것은 대만(大慢)이 아닌가」라는 힐난에 답하며, 「당세 일본국의 지인들은 뭇별과 같고 니치렌은 보름달과 같다」는 선언으로 편을 맺는다.
이 편의 일곱 장은 하나의 논증으로 이어진다. 제28장은 「눈앞의 일」, 곧 대성인만큼 법화경의 편이 되어 국토에 강적을 많이 만든 사람이 없다는 사실과, 칠백여 년 동안 「남묘호렌게쿄라고 부르라」고 남에게 권하고 스스로도 부른 지인이 없었다는 사실에서 「일본 제일의 법화경 행자」를 논증한다. 제29 · 30장은 정가의 대지진과 문영의 대혜성이 왜 일어났는가를 묻고, 천태의 「지인은 기(起)를 알고 뱀은 스스로 뱀을 안다」를 실마리로 그 근원을 밝힌 다음, 『금광명최승왕경』 · 『인왕경』 · 『수호경』 · 『연화면경』의 경문으로 증명한다. 제31 · 32장은 몽골 내습을 앞에 두고 「성인」의 뜻을 밝히며, 대성인이 세 번에 걸쳐 국가에 간하신 「세 번의 고명」을 하나하나 드신다. 제33장은 그 가운데 둘째, 문영 8년(1271) 9월 12일의 일을 『대집경』의 경문으로 풀고 「당세에는 일본 제일의 대인」이라고 맺는다. 제34장은 이 모든 선언에 대해 「칠만 · 구만 · 팔만」의 교학으로 따지는 힐난을 세우고, 석존과 전교대사의 선례, 그리고 약왕품의 「제일」의 경문으로 답한다.
이 편을 읽을 때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대성인이 스스로를 높이는 말이 언제나 「법」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대목 전체는 「법이 묘하므로 사람이 귀하다(法妙なるが故に人貴し)」(1578쪽)의 뜻으로 읽을 수 있다. 법화경 행자 · 지인 · 성인 · 대인이라는 이름은 대성인 개인의 자부가 아니라, 말법에 유포될 「본문의 본존 · 묘법연화경의 오자」라는 소지(所持)의 법을 능지(能持)의 사람 쪽에서 드러낸 것이다. 제34장의 결론 — 「현재 뛰어난 것을 뛰어나다고 말하는 것은 교만과 비슷하지만 큰 공덕」 — 이 바로 이 논리를 완성한다.
이 편의 장
이 편: 제28~34장 · 어서 283:06–290:15 · 파사(破邪)에서 현정(顯正)으로
본문
亡国のかなしさ亡身のなげかしさに身命をすてて此の事をあらわすべし、国主世を持つべきならばあやしとおもひてたづぬべきところにただざんげんのことばのみ用いてやうやうのあだをなす、 而るに法華経守護の梵天・帝釈・日月・四天・地神等は古の謗法をば不思議とはをぼせども此れをしれる人なければ一子の悪事のごとくうちゆるして、 いつわりをろかなる時もあり又すこしつみしらする時もあり、今は謗法を用いたるだに不思議なるにまれまれ諫暁する人をかへりてあだをなす、 一日・二日・一月・二月・一年・二年ならず数年に及ぶ、彼の不軽菩薩の杖木の難に値いしにもすぐれ覚徳比丘の殺害に及びしにもこえたり、 而る間・梵釈の二王・日月・四天・衆星・地神等やうやうにいかり度度いさめらるれども・いよいよあだをなすゆへに天の御計いとして隣国の聖人にをほせつけられて此れをいましめ大鬼神を国に入れて人の心をたぼらかし自界反逆せしむ、 吉凶につけて瑞大なれば難多かるべきことわりにて仏滅後・二千二百三十余年が間いまだいでざる大長星いまだふらざる大地しん出来せり、 漢土・日本に智慧すぐれ才能いみじき聖人は度度ありしかどもいまだ日蓮ほど法華経のかたうどして国土に強敵多くまうけたる者なきなり、 まづ眼前の事をもつて日蓮は閻浮提第一の者としるべし、
나라가 망하는 슬픔과 몸이 망하는 한탄을 생각하면 신명(身命)을 버려서라도 이 일을 드러내야 하느니라. 국주가 세상을 지키려 한다면 이상히 여겨 물어야 할 터인데, 오직 참언(讒言)의 말만을 써서 갖가지로 원수를 맺느니라. 그런데 법화경을 수호하는 범천 · 제석 · 일월 · 사천 · 지신 등은 옛날의 방법(謗法)을 괴이하다고는 여기셨으나 이것을 아는 사람이 없었으므로, 외아들의 나쁜 짓처럼 눈감아 주시어 짐짓 모르는 체하실 때도 있었고 또 조금 죄를 알게 하실 때도 있었느니라. 지금은 방법을 쓰는 것만도 괴이한 일인데, 드물게 간효하는 사람에게 도리어 원수를 맺으니, 하루 이틀 · 한 달 두 달 · 한 해 두 해가 아니라 여러 해에 이르렀느니라. 저 불경보살(不輕菩薩)이 장목(杖木)의 난을 만난 것보다도 더하고, 각덕비구(覺德比丘)가 죽임을 당할 지경에 이른 것보다도 넘어서느니라. 그러는 사이에 범천 · 제석의 두 왕과 일월 · 사천 · 뭇 별 · 지신 등이 갖가지로 노하시어 여러 번 간하셨으나 더욱더 원수를 맺으므로, 하늘의 뜻으로 이웃 나라의 성인에게 명하시어 이를 경계하시고, 큰 귀신을 나라에 들여보내 사람의 마음을 홀려 자계반역(自界叛逆)을 일으키게 하셨느니라. 길하든 흉하든 서상(瑞相)이 크면 어려움도 많은 것이 도리이니, 불멸 후 이천이백삼십여 년 동안 아직 나온 적이 없는 대장성(大長星)과 아직 일어난 적이 없는 대지진이 일어났느니라. 한토와 일본에 지혜가 뛰어나고 재능이 훌륭한 성인은 여러 번 있었으나, 아직 니치렌만큼 법화경의 편이 되어 국토에 강적을 많이 만든 자는 없느니라. 먼저 눈앞의 일로써 니치렌은 염부제(閻浮提)의 제일인 자임을 알아야 하느니라.
仏法日本にわたて七百余年・一切経は五千七千・宗は八宗十宗・智人は稲麻のごとし弘通は竹葦ににたり、しかれども仏には阿弥陀仏・諸仏の名号には弥陀の名号ほどひろまりてをはするは候はず、 此の名号を弘通する人は慧心は往生要集をつくる日本国・三分が一は一同の弥陀念仏者・永観は十因と往生講の式をつくる扶桑三分が二分は一同の念仏者・法然せんちやくをつくる本朝一同の念仏者、 而れば今の弥陀の名号を唱うる人人は一人が弟子にはあらず、此の念仏と申すは雙観経・観経・阿弥陀経の題名なり権大乗経の題目の広宣流布するは実大乗経の題目の流布せんずる序にあらずや、 心あらん人は此れをすひしぬべし、権経流布せば実経流布すべし権経の題目流布せば実経の題目も又流布すべし、欽明より当帝にいたるまで七百余年いまだきかずいまだ見ず南無妙法蓮華経と唱えよと他人をすすめ我と唱えたる智人なし、 日出でぬれば星かくる賢王来れば愚王ほろぶ実経流布せば権経のとどまり智人・南無妙法蓮華経と唱えば愚人の此れに随はんこと影と身と声と響とのごとくならん、 日蓮は日本第一の法華経の行者なる事あえて疑ひなし、これをもつてすいせよ漢土月支にも一閻浮提の内にも肩をならぶる者は有るべからず。
불법이 일본에 건너온 지 칠백여 년, 일체경은 오천 권 · 칠천 권, 종(宗)은 팔종 · 십종, 지인은 벼와 삼처럼 많고 홍통은 대나무와 갈대처럼 무성하였느니라. 그러나 부처로는 아미타불, 여러 부처의 명호로는 아미타의 명호만큼 널리 퍼진 것이 없느니라. 이 명호를 홍통한 사람으로는, 혜심(慧心)이 『왕생요집』을 지어 일본국의 삼분의 일이 한결같이 미타 염불자가 되었고, 영관(永觀)이 『십인(十因)』과 「왕생강식(往生講式)」을 지어 부상(扶桑)의 삼분의 이가 한결같이 염불자가 되었고, 법연이 『선택집』을 지어 본조 전체가 한결같이 염불자가 되었느니라. 그러므로 지금 아미타의 명호를 부르는 사람들은 한 사람의 제자가 아니니라. 이 염불이라 하는 것은 『쌍관경』 · 『관경』 · 『아미타경』의 제명(題名)이니라. 권대승경(權大乘經)의 제목이 광선유포하는 것은 실대승경(實大乘經)의 제목이 유포될 서(序)가 아니겠느냐. 마음 있는 사람은 이것을 헤아려 알아야 하느니라. 권경이 유포되면 실경이 유포될 것이요, 권경의 제목이 유포되면 실경의 제목도 또한 유포될 것이니라. 긴메이(欽明) 천황으로부터 당제(當帝)에 이르기까지 칠백여 년, 아직 듣지 못하였고 아직 보지 못하였으니, 「남묘호렌게쿄라고 부르라」고 남에게 권하고 스스로도 부른 지인은 없느니라. 해가 뜨면 별이 숨고, 현왕이 오면 우왕이 망하느니라. 실경이 유포되면 권경은 그치고, 지인이 남묘호렌게쿄라고 부르면 우인이 이를 따르는 것은 그림자가 몸을, 메아리가 소리를 따르는 것과 같으리라. 니치렌이 일본 제일의 법화경 행자인 것은 결코 의심이 없느니라. 이것으로 미루어 보라. 한토 · 월지에도, 일염부제 안에도 어깨를 나란히 할 자는 있을 수 없느니라.
어구 풀이
- 亡国のかなしさ亡身のなげかしさ망국의 슬픔, 망신의 한탄
- 방법(謗法)이 나라를 망치고 몸을 망친다는 것은 「입정안국론」 이래 대성인의 일관된 주장이다. 이 장 첫머리의 「신명을 버려서」는 앞 장까지의 파사(破邪) 전체를 받아, 그것이 나라와 사람을 구하려는 자비에서 나온 일임을 다시 확인한다.
- 梵天・帝釈・日月・四天・地神범천 · 제석 · 일월 · 사천 · 지신
- 법화경의 회좌에서 법화경 행자를 수호하겠다고 서원한 제천선신. 범천은 색계 초선천의 왕, 제석은 도리천의 주인, 일월은 일천자 · 월천자, 사천은 수미산 중턱의 사천왕, 지신은 대지의 신이다. 이 장은 이들이 방법의 나라를 「외아들의 나쁜 짓처럼」 한동안 눈감아 주다가, 행자를 박해하는 데 이르러 노하게 되는 순서를 그린다.
- 不軽菩薩の杖木の難불경보살의 장목의 난
- 『묘법연화경』 상불경보살품 제20. 위음왕불의 상법 시대에 불경보살이 사부대중에게 「나는 그대들을 깊이 공경한다」며 예배하자, 증상만의 사중이 지팡이 · 몽둥이 · 기와 · 돌로 그를 쳤다. 대성인은 자신의 수난을 이 보살의 행과 자주 견주신다.
- 覚徳比丘각덕비구
- 『대반열반경』 금강신품에 나오는 정법의 비구. 파계한 비구들이 정법을 설하는 각덕비구를 해치려 하자 유덕왕(有德王)이 몸을 던져 그를 지키다 전신에 상처를 입고 죽어 아촉불의 나라에 태어났다고 한다(제32장 해설 참조).
- 隣国の聖人이웃 나라의 성인
- 몽골(대몽고국)을 가리킨다. 정법을 박해하는 나라를 하늘이 다른 나라를 시켜 경계한다는 뜻으로, 선시초 제1편 「불법을 배우려면 먼저 시를 익혀라」 제5장의 「이웃 나라에 명하시어(鄰国にをほせつけて)」와 같은 맥락이다. 「성인」이라 부르신 것은 하늘의 뜻을 집행하는 자라는 뜻에서다.
- 自界反逆자계반역
- 『약사경』이 설하는 칠난 가운데 하나인 자계반역난(自界叛逆難), 곧 나라 안의 내란. 여기서는 문영 9년(1272) 2월의 이월소동(二月騷動)을 가리킨다. 제32장에서 자세히 다룬다.
- いまだいでざる大長星いまだふらざる大地しん아직 나오지 않은 대장성, 아직 흔들린 적 없는 대지진
- 정가 원년(1257) 8월 23일 가마쿠라 지방을 덮친 대지진과 문영 원년(1264) 7월에 나타난 대혜성. 『오처경(吾妻鏡)』은 정가 대지진 때 신사와 불각이 하나도 온전한 것이 없었고, 산이 무너지고 집이 쓰러지고 땅이 갈라져 물이 솟았으며, 나카게바바시(中下馬橋) 부근에서는 갈라진 땅속에서 푸른 불꽃이 솟았다고 적는다. 대혜성에 대해서는 「안국론어감유래」가 「문영 원년 갑자 7월 5일 혜성이 동방에 나와 남은 빛이 대체로 일국토에 미쳤다. 이 또한 세상이 시작된 이래 없었던 흉서」라고 한다(33쪽).
- 稲麻・竹葦도마 · 죽위
- 벼와 삼, 대나무와 갈대. 수가 많고 빽빽함의 비유로 경론에 자주 쓰인다. 지인이 많고 홍통이 성했으나 정작 말법의 정법을 부른 이는 없었다는 대비를 위한 말이다.
- 慧心・往生要集혜심 · 『왕생요집』
- 혜심은 히에이산 요카와(橫川)의 혜심원에 머문 천태종 승려 겐신(源信, 942~1017). 간나 원년(985)에 『왕생요집』 3권을 지어 지옥의 참상과 극락의 장엄을 그리고 염불을 왕생의 요체로 내세워, 일본 정토 신앙의 기틀을 놓았다. 천태종 안에서 염불이 퍼진 것을 대성인은 제30장에서 「사자 몸속의 벌레」로 꾸짖으신다.
- 永観・十因・往生講の式영관 · 『십인』 · 「왕생강식」
- 영관(永觀, 1033~1111)은 교토 젠린사(禪林寺)에 머문 삼론종 출신의 염불승. 『왕생십인(往生拾因)』 1권으로 염불 왕생의 열 가지 까닭을 논하고, 「왕생강식」으로 아미타를 기리는 강회의 의식을 정했다.
- 法然・せんちやく법연 · 『선택집』
- 『선택본원염불집』 2권. 건구 9년(1198) 구조 가네자네(九條兼實)의 청으로 지었으며, 정토종의 교의를 16장으로 나누어 석존 일대의 가르침을 성도문과 정토문, 난행도와 이행도, 잡행과 정행으로 가르고 염불 이외의 가르침을 「버리라 · 닫으라 · 놓아두라 · 던지라(捨閉閣抛)」고 하였다. 그 때문에 당시에도 나미에노 조쇼(並榎定照)의 『탄선택(彈選擇)』, 도가노오의 묘에(明惠)의 『최사륜(摧邪輪)』 3권과 「장엄기(莊嚴記)」 1권 등으로 논파되었다. 저자에 대해서는 예부터 법연 자신의 저작이라는 설과 제자의 저작이라는 설이 있다.
- 雙観経・観経・阿弥陀経『쌍관경』 · 『관경』 · 『아미타경』
- 정토 삼부경. 법연이 『선택집』에서 이 셋을 「미타의 삼부」라 하여 「정토의 삼부경」이라 부른 데서 비롯한다. 『쌍관경』은 상하 2권이라 「쌍권경」이라고도 하는 『무량수경』으로, 일본에서는 조위(曹魏)의 강승개(康僧鎧) 번역본을 쓴다. 법장보살이 48원을 세워 무량수불(아미타불)이 되어 서방 십만억 국토 너머에 안락정토를 이룬 인과와, 중생이 염불하여 왕생하는 인과를 설한다. 『관경』은 유송의 강량야사(畺良耶舍)가 번역한 『관무량수경』 1권으로, 아들 아사세의 악역을 겪고 정토를 원하는 위제희 부인에게 석존이 정토에 태어나는 세 가지 정업과 열여섯 가지 관법을 설한다. 『아미타경』은 구마라집이 번역한 1권으로, 『무량수경』의 「대경」에 대해 「소경」이라 하며, 미타의 명호를 지녀 일심불란하면 죽은 뒤 곧 극락에 왕생한다고 설한다.
- 欽明より当帝긴메이로부터 당제까지
- 긴메이 천황 때 백제에서 불교가 공식으로 전해진 일(『일본서기』는 긴메이 13년, 552년으로 적는다)부터 선시초를 쓰신 건치 원년(1275) 당시의 천황(당제)까지. 本文의 「칠백여 년」은 이 기간을 말한다.
- 影と身と声と響그림자와 몸, 소리와 메아리
- 원인과 결과가 떨어지지 않고 반드시 따른다는 비유. 지인이 묘법을 부르면 우인이 따르는 것이 필연임을 보인다.
파사에서 현정으로 — 능지의 사람을 겉에 세우다
선시초는 제1편에서 「무릇 불법을 배우려면 반드시 먼저 시(時)를 익혀야 한다」고 시작해, 정법 · 상법 · 말법의 삼시에 걸친 홍교의 차례를 더듬고, 제4편에서 말법 일본에 퍼진 정토 · 선 · 진언의 그릇됨을 낱낱이 파하였다. 이 흐름을 받아 제28장은 하나의 경계가 된다. 앞 장까지의 파사에 이어 이 장부터는 현정(顯正)이며, 여기서 드러내는 「정(正)」은 곧 가장 깊고 비밀한 대법이다. 이 장의 물음은 이렇게 세울 수 있다. 불법은 기(機)가 아니라 시(時)에 의해야 하는데, 말법에 이르러 백법(白法)이 숨고 일본의 불교계에 염불 · 선 · 진언이 횡행하여 민중은 불행에 불행을 거듭하고 끝내 몸이 망하고 나라가 망할 지경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말법에는 어떤 부처가 나타나 어떤 불법으로 민중을 구하는가.
이 물음에 대한 답은 「법」과 「사람」 두 쪽에서 할 수 있다. 니치칸 상인의 「선시초 문단(撰時抄文段)」에 따르면, 말법 유포의 정체인 본문의 본존 · 묘법연화경의 오자는 소지(所持)의 법이고, 대성인은 이 법을 지니신 능지(能持)의 사람이며, 능지의 사람이 곧 말법 하종의 교주다. 그리고 선시초의 이 대목은 능지와 소지 가운데 능지의 사람을 겉에 세운다. 「법이 묘하므로 사람이 귀하다(法妙なるが故に人貴し)」(1578쪽)는 「난조전답서」의 말이 그 근거다. 법이 최고이기 때문에 그 법을 지닌 사람이 최고가 되는 것이지, 사람이 먼저 높아서 법을 높이는 것이 아니다.
이어 제28장부터의 논증은 세 가지 뜻으로 대성인이 말법 하종의 교주임을 드러낸다. 첫째, 대성인은 염부제일의 법화경 행자이니 전대미문의 대법을 홍통하시기 때문이다(제28장). 둘째, 대성인은 염부제일의 지인이니 서상(瑞相)의 근원을 아시기 때문이다(제29 · 30장). 셋째, 대성인은 염부제일의 성인이니 자계 · 타국의 병란을 미리 아시기 때문이다(제31 · 32장). 그러므로 니치렌 대성인의 불법에서 보면, 대성인은 말법 하종의 교주이며 말법 하종의 인본존(人本尊)이시다. 제33장의 「대인」과 제34장의 「뭇별과 보름달」은 이 세 뜻을 총괄하여 부처의 이름으로 맺는 자리다.
제28장부터는 「현정」이며, 대성인의 가르침에 비추어 보면 법화경 행자 · 지인 · 성인의 세 뜻으로 대성인이 말법 하종의 교주 · 인본존임을 드러낸 대목이다. 그 바탕은 「법이 묘하므로 사람이 귀하다」는 법 중심의 논리다.
방법의 나라와 제천의 노여움
本文은 먼저 나라가 이 지경에 이른 순서를 그린다. 국주가 나라를 오래 지키려 한다면 대성인의 간언이 어디에 뜻을 두었는지 이상히 여겨 물어야 했다. 그러나 국주는 다른 종파 승려들의 참언만을 받아들여 거듭 박해를 가하였다. 여기서 대성인은 제천의 태도를 두 시기로 나누신다. 대성인이 나타나시기 전의 방법에 대해서는, 법화경을 수호하는 범천 · 제석 · 일월 · 사천 · 지신이 괴이하게 여기기는 하였으나 이를 방법이라고 꾸짖는 사람이 없었으므로 「외아들의 나쁜 짓」을 눈감아 주듯 모르는 체하기도 하고 조금 벌을 주어 알게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방법을 쓰는 것만도 괴이한데, 드물게 나타난 간효(諫曉)의 사람을 도리어 원수로 삼아, 하루 이틀이 아니라 여러 해에 걸쳐 박해하고 있다.
대성인은 이 박해를 법화경과 열반경의 두 선례와 견주신다. 상불경보살품의 불경보살은 증상만의 사중에게 지팡이와 몽둥이로 맞았고, 열반경의 각덕비구는 파계한 비구들에게 죽임을 당할 뻔하였다. 그러나 대성인이 받은 난은 그 둘을 넘어선다고 하신다. 이것은 과장이 아니라 사실의 기록이다. 건장 5년(1253)의 입종 이후 마쓰바가야쓰의 초암 습격, 이즈 유죄, 고마쓰바라의 법난, 용의 입의 법난과 사도 유죄에 이르기까지, 대성인의 생애는 「하루 이틀 · 한 달 두 달 · 한 해 두 해가 아니라 여러 해」의 박해였다.
그 결과로 제천이 노하여 「하늘의 뜻」으로 두 가지 일을 일으켰다고 本文은 말한다. 하나는 이웃 나라의 성인에게 명하여 이 나라를 경계하게 한 것, 곧 몽골의 내습이다. 또 하나는 큰 귀신을 나라 안에 들여 사람의 마음을 홀려 자계반역을 일으킨 것, 곧 문영 9년(1272)의 내란이다. 그리고 그 앞에는 정가의 대지진과 문영의 대혜성이라는 전대미문의 서상이 있었다. 「길하든 흉하든 서상이 크면 어려움도 많은 것이 도리」라는 말씀은 제29장 이하의 물음, 곧 「이 대지진 · 대혜성은 무엇 때문에 일어났는가」를 예고한다. 서상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큰 일이 일어난다는 것이며, 그 큰 일이란 다름 아닌 말법의 대법이 나타나는 일이라는 것이 제29장 이하의 답이다.
이 단락은 「니치렌만큼 법화경의 편이 되어 국토에 강적을 많이 만든 자는 없다. 먼저 눈앞의 일로써 니치렌은 염부제의 제일인 자임을 알아야 한다」로 맺어진다. 법화경 행자임을 증명하는 첫째 근거가 「강적」이라는 사실은, 개목초가 권지품 이십행의 게를 들어 삼류의 강적을 법화경 행자의 표지로 삼은 논리와 같다. 행자의 자격은 스스로 내세우는 말이 아니라 경문대로 받은 난으로 증명된다. 이 점에서 대성인은 한토와 일본에 있었던 수많은 지혜로운 성인들과 자신을 갈라 세우신다.
권경의 제목은 실경의 제목이 유포될 서
本文의 둘째 단락은 일본 불교 칠백 년의 역사를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 일체경은 오천 권 · 칠천 권이 전해지고, 종파는 팔종 · 십종으로 늘었으며, 지인은 벼와 삼처럼 많았다. 그런데 결과는 어떠한가. 부처로는 아미타불, 명호로는 아미타의 명호만이 온 나라에 퍼졌다. 대성인은 그 확산을 세 사람의 저술로 짚으신다. 히에이산 요카와의 혜심(겐신)이 『왕생요집』을 지어 일본의 삼분의 일이 염불자가 되었고, 영관이 『왕생십인』과 「왕생강식」을 지어 삼분의 이가 되었으며, 법연이 『선택집』을 지어 온 나라가 염불자가 되었다. 그러므로 오늘 아미타의 명호를 부르는 사람들은 「한 사람의 제자가 아니다」. 한 사람의 가르침이 아니라 수백 년에 걸친 여러 사람의 저술이 쌓여 이룬 유포라는 뜻이다.
- 혜심 『왕생요집』(985)「일본국의 삼분의 일」日本国・三分が一
- 영관 『왕생십인』 · 「왕생강식」「부상의 삼분의 이」扶桑三分が二分
- 법연 『선택집』(1198)「본조 전체」本朝一同の念仏者
- 염불 = 『쌍관경』 · 『관경』 · 『아미타경』의 제명
- 「권대승경의 제목이 광선유포하는 것은 실대승경의 제목이 유포될 서가 아니겠느냐」権大乗経の題目の広宣流布するは実大乗経の題目の流布せんずる序にあらずや
- 실경의 제목 = 남묘호렌게쿄
여기서 대성인은 놀라운 전환을 보이신다. 염불이란 결국 『쌍관경』 · 『관경』 · 『아미타경』이라는 정토 삼부경의 「제명(題名)」을 부르는 것이다. 권대승경의 제목이 이처럼 광선유포한 것은, 실대승경의 제목이 유포될 「서(序)」가 아니겠는가. 권경이 유포되면 실경도 유포될 것이요, 권경의 제목이 유포되면 실경의 제목도 유포될 것이다. 경전이 서분(序分) · 정종분 · 유통분의 차례를 갖듯이, 일본 불교 칠백 년의 역사 전체가 실경의 제목이 유포되기 위한 서분이었다는 역사관이다. 이 논리는 선시초 제1편 「불법을 배우려면 먼저 시를 익혀라」의 제4장 「대집경의 백법은몰의 때는 제5의 오백세 당세인 것은 의심 없다. 다만 저 백법은몰 다음에는 법화경의 간심인 남묘호렌게쿄의 대백법이 …… 지금 일본국에 미타 칭명을 사중의 입마다 부르는 것처럼 광선유포하실 것이다」(258쪽)와 짝을 이룬다. 그곳에서 대성인은 미타 칭명이 퍼진 모습을 묘법 유포의 「본보기」로 삼으셨고, 여기서는 그것을 묘법 유포의 「서」로 삼으신다.
이 단락의 결론이 「긴메이로부터 당제에 이르기까지 칠백여 년, 아직 듣지 못하였고 아직 보지 못하였으니, 남묘호렌게쿄라고 부르라고 남에게 권하고 스스로도 부른 지인은 없다」이다. 해가 뜨면 별이 숨고 현왕이 오면 우왕이 망하듯, 실경이 유포되면 권경은 그치고, 지인이 남묘호렌게쿄를 부르면 우인이 이를 따르는 것은 그림자와 몸, 소리와 메아리처럼 필연이다. 「해가 뜨면 별이 숨는다」는 비유는 제34장 끝의 「당세 일본국의 지인들은 뭇별과 같고 니치렌은 보름달과 같다」와 멀리서 호응한다.
「남묘호렌게쿄라고 권한 사람 없다」 — 전교대사와의 관계
이 대목을 선시초의 다른 곳과 대조해 보자. 선시초는 앞에서 「남묘호렌게쿄라고 일체중생에게 권한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이 덕은 누가 일천에 눈을 맞추고 사해에 어깨를 나란히 하겠는가」라고 하셨는데, 이것은 이 장의 「긴메이로부터 당제에 이르기까지 칠백여 년 …… 남에게 권하고 스스로도 부른 지인은 없다」와 완전히 일치한다.
그런데 선시초에는 또 「일본국에 불법이 건너온 지 칠백여 년, 전교대사와 니치렌 외에는 한 사람도 법화경의 행자는 없다(日本国に仏法わたて七百余年、伝教大師と日蓮とが外は一人も法華経の行者はなきぞかし)」는 말씀이 있다. 그렇다면 법화경 행자는 대성인만이 아니라 전교대사도 해당하는 것이 아닌가. 이 물음에는 니치칸 상인의 해석을 따라 답할 수 있다. 상법의 그 시대에 맞추어 보면 전교대사도 법화경 행자라 할 수 있다. 전교대사는 상법 시대로서는 시에 맞는 여설수행의 행자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말법과 견주면 참된 법화경 행자가 아니다. 여기에는 두 뜻이 있다.
첫째, 상법 시대는 법화경이 바르게 유포될 시대가 아니었다. 선시초 자신이 「법화경이 유포될 때는 두 번 있다. 이른바 재세의 8년과 멸후에는 말법의 처음 오백 년이다. 그런데 천태 · 묘락 · 전교 등은 나아가서는 재세 법화경의 때에도 빠지셨고, 물러나서는 멸후 말법의 때에도 태어나지 않으셨다. 중간인 것을 한탄하시어 말법의 처음을 그리워하신 글이다」라고 하신다. 천태 · 전교는 「중간」, 곧 상법의 때에 나서 말법을 그리워한 사람들이다. 둘째, 전교대사는 남묘호렌게쿄를 일체중생에게 권하지 않으셨다. 그러므로 말법의 참된 법화경 행자는 아니다. 전교대사가 법화경 행자인 것은 상법의 「분(分)」 안에서이며, 말법의 「제목」을 부르고 권한 일은 대성인에게서 처음 시작되었다는 것이 이 장의 요점이다.
일본 불교 공전(公傳)의 해를 『일본서기』는 긴메이 13년(552)으로 적고, 『상궁성덕법왕제설』 · 『원흥사가람연기』 계통은 무오년(538)으로 적는다. 本文의 「칠백여 년」은 선시초를 쓰신 건치 원년(1275)까지를 어림한 수이다.
「한 하늘에 두 해가 없다」 — 염부제일의 뜻
本文의 마지막 구절 「한토 · 월지에도, 일염부제 안에도 어깨를 나란히 할 자는 있을 수 없다」에 대해 이렇게 물을 수 있다. 무엇으로 대성인이 일염부제 제일의 법화경 행자이며, 일염부제 안에 어깨를 나란히 할 자가 없음을 알 수 있는가.
니치칸 상인은 이에 대해 「현불미래기」의 글을 드셨다. 「의심하여 이르기를, 여래의 미래기가 그대에게 들어맞았다. 다만 오천축과 한토 등에도 법화경의 행자가 있는가 어떤가. 답하여 이르기를, 사천하 가운데 결코 두 해가 없고, 사해 안에 어찌 두 주인이 있겠는가(疑つて云く如来の未来記汝に相当れり、但し五天竺並びに漢土等にも法華経の行者之有るか如何、答えて云く四天下の中に全く二の日無し四海の内豈両主有らんや)」. 또 묘락대사의 『법화문구기』 권1은 「세상에는 두 부처가 없고 나라에는 두 주인이 없으며, 한 부처의 경계에는 두 존호가 없다(世には二仏無く国には二主無し一仏の境界には二の尊号無し)」고 한다. 한 하늘에 해가 둘일 수 없듯이 한 시대의 교주도 둘일 수 없다. 대성인의 불법에서는 이것으로 대성인이 바로 말법의 어본불이심을 분명히 알 수 있다고 본다.
다시 「보은초」의 「법화경의 행자는 한토에 한 사람, 일본에 한 사람, 이상 두 사람. 석존을 더하여 이상 세 사람이다(法華経の行者・漢土に一人・日本に一人・已上二人釈尊を加へ奉りて已上三人なり)」(310쪽)를 보자. 석존과 나란히 세어지는 「법화경 행자」라는 이름은 단순한 수행자의 이름이 아니다. 니치렌 대성인의 불법에서 보면, 이 글로써 말법의 법화경 행자란 어본불의 다른 이름임이 분명하다. 이 장의 「염부제일」은 지리적 넓이를 말하는 수식이 아니라, 한 시대에 한 사람뿐인 교주의 자리를 가리키는 말이라는 것이다.
대성인의 가르침에 비추어 「일본 제일의 법화경 행자」와 「염부제에 어깨를 나란히 할 자 없음」을, 「현불미래기」의 「사천하에 두 해 없음」과 「보은초」의 「석존을 더하여 세 사람」에 비추어, 말법의 법화경 행자 = 어본불의 이명(異名)으로 읽는다.
본문
問うて云く正嘉の大地しん文永の大彗星はいかなる事によつて出来せるや答えて云く天台云く「智人は起を知り蛇は自ら蛇を識る」等云云、 問て云く心いかん、答えて云く上行菩薩の大地より出現し給いたりしをば弥勒菩薩・文殊師利菩薩・観世音菩薩・薬王菩薩等の四十一品の無明を断ぜし人人も元品の無明を断ぜざれば愚人といはれて寿量品の南無妙法蓮華経の末法に流布せんずるゆへに、 此の菩薩を召し出されたるとはしらざりしという事なり、問うて云く日本漢土月支の中に此の事を知る人あるべしや、答えて云く見思を断尽し四十一品の無明を尽せる大菩薩だにも此の事をしらせ給はずいかにいわうや一毫の惑をも断ぜぬ者どもの此の事を知るべきか、 問うて云く智人なくばいかでか此れを対治すべき例せば病の所起を知らぬ人の病人を治すれば人必ず死す、此の災の根源を知らぬ人人がいのりをなさば国まさに亡びん事疑いなきか、 あらあさましやあらあさましや、答えて云く蛇は七日が内の大雨をしり烏は年中の吉凶をしる此れ則ち大竜の所従又久学のゆへか、 日蓮は凡夫なり、此の事をしるべからずといえども汝等にほぼこれをさとさん、彼の周の平王の時・禿にして裸なる者出現せしを辛有といゐし者うらなつて云く百年が内に世ほろびん同じき幽王の時山川くづれ大地ふるひき白陽と云う者勘えていはく十二年の内に大王事に値せ給うべし、 今の大地震・大長星等は国王・日蓮をにくみて亡国の法たる禅宗と念仏者と真言師をかたふどせらるれば天いからせ給いていださせ給うところの災難なり。
묻노니, 정가(正嘉)의 대지진과 문영(文永)의 대혜성은 어떤 일로 말미암아 일어났는가. 답하노니, 천태가 이르기를 「지인(智人)은 기(起)를 알고 뱀은 스스로 뱀을 안다」 운운. 묻노니, 그 뜻은 무엇인가. 답하노니, 상행보살(上行菩薩)이 대지에서 출현하셨을 때, 미륵보살 · 문수사리보살 · 관세음보살 · 약왕보살 등 사십일품의 무명을 끊은 사람들도 원품(元品)의 무명을 끊지 못하였으므로 우인(愚人)이라 불리어, 수량품의 남묘호렌게쿄가 말법에 유포될 것이기에 이 보살을 불러내셨다는 것을 알지 못하였다는 것이니라. 묻노니, 일본 · 한토 · 월지 가운데 이 일을 아는 사람이 있겠는가. 답하노니, 견사(見思)를 끊어 다하고 사십일품의 무명을 다한 대보살조차 이 일을 알지 못하셨거늘, 하물며 터럭 하나만큼의 미혹도 끊지 못한 자들이 이 일을 알겠는가. 묻노니, 지인이 없다면 어떻게 이것을 대치하겠는가. 이를테면 병이 일어난 까닭을 모르는 사람이 병자를 치료하면 사람은 반드시 죽느니라. 이 재앙의 근원을 모르는 사람들이 기도를 한다면 나라가 바로 망할 것은 의심 없지 않은가. 아아, 한심하구나, 한심하구나. 답하노니, 뱀은 이레 안의 큰비를 알고 까마귀는 한 해의 길흉을 아느니라. 이것은 곧 대룡(大龍)의 권속이기 때문이요, 또 오래 배웠기 때문인가. 니치렌은 범부이니 이 일을 알 수 없으나, 그대들에게 대략 이것을 깨우쳐 주리라. 저 주(周)의 평왕 때 머리를 풀어 헤친 벌거숭이가 나타난 것을 신유(辛有)라는 자가 점쳐 「백 년 안에 세상이 망하리라」 하였고, 같은 주의 유왕 때 산과 내가 무너지고 대지가 흔들리자 백양(白陽)이라는 자가 헤아려 「십이 년 안에 대왕이 큰일을 만나시리라」 하였느니라. 지금의 대지진 · 대장성 등은 국왕이 니치렌을 미워하여 망국의 법인 선종과 염불자와 진언사의 편을 드시므로, 하늘이 노하시어 내리신 재난이니라.
어구 풀이
- 正嘉の大地しん文永の大彗星정가의 대지진과 문영의 대혜성
- 「가책방법멸죄초」는 「정가 원년 태세 정사 8월 23일 술해시의 대지진과, 문영 원년 태세 갑자 7월 4일의 대혜성」이라고 적는다. 정가의 대지진은 정가 원년(1257) 8월 23일 밤 9시 무렵 가마쿠라 일대를 덮친 지진이다. 문영의 대혜성은 「문영의 장성(長星)」이라고도 하며, 문영 원년(1264) 6월 26일 동북쪽 하늘에 나타나 7월 4일 다시 나타났고, 8월에 들어서도 빛이 줄지 않아 혜성을 물리치는 기도가 날마다 행해졌다고 한다.
- 智人は起を知り蛇は自ら蛇を識る지인은 기를 알고 뱀은 스스로 뱀을 안다
- 本文은 「천태가 이르기를」이라 하시나, 이 글은 묘락대사의 『법화문구기』 권9중에 있다. 「그러나 지인은 기를 알고 뱀은 스스로 뱀을 안다. 어찌 보처의 사람이 그 진신 · 응신의 두 몸을 갖추었음을 알지 못하겠는가」. 종지용출품에서 지용의 보살이 대지에서 홀연히 나타나자 보처의 미륵보살이 그 인연을 설해 달라고 청한 대목을 풀이한 글이다. 지혜로운 이는 일이 일어나는 까닭을 미리 알고, 뱀은 뱀만이 아는 세계를 안다는 뜻이다.
- 上行菩薩상행보살
- 종지용출품에서 대지로부터 솟아 나온 육만 항하사의 지용의 보살을 이끄는 네 보살(상행 · 무변행 · 정행 · 안립행)의 우두머리. 여래신력품에서 말법 홍통의 별부촉을 받는다.
- 弥勒・文殊師利・観世音・薬王미륵 · 문수사리 · 관세음 · 약왕
- 적화(迹化)와 타방(他方)의 대보살들. 법화경 회좌에서 높은 지위에 있었으나 지용의 보살이 누구인지 알지 못하였다.
- 四十一品の無明사십일품의 무명
- 보살은 견사혹 · 진사혹, 다시 사십이품의 무명혹을 끊어 부처의 경지에 이른다고 한다. 사십일품의 무명은 마지막 원품의 무명을 뺀 나머지 마흔하나의 무명이다.
- 元品の無明원품의 무명
- 무명은 근본 번뇌의 하나로 생명에 갖추어진 근원적 무지다. 특히 자신을 비롯한 만물이 묘법의 당체임을 모르는 가장 근원적인 무지를 「원품의 무명」이라 한다. 「치병대소권실위목」은 「원품의 무명은 제육천의 마왕으로 나타났다(元品の無明は第六天の魔王と顕われたり)」고 하여, 원품의 무명이 나타나 정법을 방해하는 장마(障魔)의 작용이 됨을 보이신다.
- 見思견사
- 견혹(見惑)과 사혹(思惑). 삼혹(견사 · 진사 · 무명) 가운데 첫째로, 이치에 대한 미혹과 사물에 대한 미혹이다. 이승과 보살이 함께 끊는 미혹이다.
- 蛇は七日が内の大雨をしり뱀은 이레 안의 큰비를 안다
- 뱀은 물가와 습지에 많이 살기에 예부터 물의 신, 또는 그 사자로 여겨졌다. 「소야입도전답서」에도 「뱀이라는 벌레는 용과 코끼리에 미치지 못하나 이레 동안의 홍수를 안다」는 말씀이 있다.
- 烏は年中の吉凶をしる까마귀는 한 해의 길흉을 안다
- 온몸이 검은 깃털, 크고 음산한 울음, 날카로운 눈빛 때문에 예부터 신의 뜻을 전하는 새로 여겨졌다. 「소야입도전답서」에 「까마귀라는 새는 아주 천한 새이지만 독수리도 모르는 한 해의 길흉을 안다」고 하신다.
- 周の平王주의 평왕
- 생몰년 미상. 주(周)의 제13대 왕. 아버지 유왕이 이민족 견융(犬戎)의 침입으로 죽자 즉위하여 도읍을 호경(鎬京)에서 동쪽의 낙읍(뒤의 낙양)으로 옮겼다(동천).
- 禿독
- ① 대머리. ② 머리를 짧게 자르고 뒷머리를 묶지 않고 늘어뜨린 머리 모양. 여기서는 ②로, 머리를 풀어 헤친 이민족의 모습을 말한다.
- 辛有신유
- 주 평왕 때의 대부. 이민족의 풍속이 도성 가까이까지 들어온 것을 보고 백 년 안의 변란을 예언했다고 전한다.
- 幽王の時山川くづれ유왕 때 산과 내가 무너지다
- 유왕은 주의 제12대 왕으로, 재위 11년 만에 이민족의 침입으로 죽었다. 『사기』에 「유왕 2년, 서주의 산천이 모두 흔들렸다. 백양보(伯陽甫)가 말하기를 '주가 망하려 한다'」고 전한다. 本文의 「백양」은 이 백양보다.
재앙의 근원을 묻다 — 지인의 장
제28장은 「눈앞의 일」, 곧 대성인이 국토에 강적을 많이 만들었다는 사실과 「남묘호렌게쿄」를 처음 부르고 권하셨다는 사실로써 일본 제일의 법화경 행자임을 밝혔다. 제29장부터는 논증의 둘째 기둥, 곧 「지인(智人)」으로 넘어간다. 이로부터 니치렌 대성인이 염부제일의 지인이심을 밝히신다. 지인의 핵심은 「성인지삼세사」의 「성인이라 함은 자세히 삼세를 아는 것을 성인이라 한다(聖人と申すは委細に三世を知るを聖人と云う)」(974쪽)에 있으니, 삼세에 걸친 인과의 위에서 재난이 일어나는 원인을 알고, 나아가 재난을 대치(對治)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이 소중하다.
물음은 구체적이다. 정가의 대지진과 문영의 대혜성은 어떤 일 때문에 일어났는가. 이 두 재변은 대성인의 생애에서 결정적인 사건이었다. 정가 원년(1257) 8월 23일의 대지진을 겪으시고 대성인은 그 근원을 찾아 스루가 이와모토의 짓소사(實相寺)에서 일체경을 열람하셨다고 전하며, 그 결실이 문응 원년(1260)의 「입정안국론」이었다. 「안국론어감유래」는 그 뒤에 나타난 대혜성을 두고 「또 그 뒤 문영 원년 갑자 7월 5일 혜성이 동방에 나와 남은 빛이 대체로 일국토에 미쳤다. 이 또한 세상이 시작된 이래 없었던 흉서다. 내외전의 학자도 그 흉서의 근원을 알지 못한다(又其の後文永元年甲子七月五日彗星東方に出で余光大体一国土に及ぶ、此れ又世始まりてより已来無き所の凶瑞なり内外典の学者も其の凶瑞の根源を知らず)」(33쪽)고 한다. 내전 · 외전의 학자 누구도 근원을 몰랐다는 이 말이 바로 이 장의 물음이다.
정가 원년의 대지진에 대해 『오처경(吾妻鏡)』은 「23일 을사, 맑음. 술시에 대지진, 소리가 있었다. 신사와 불각이 한 채도 온전한 것이 없었다. 산악이 무너지고 인가가 쓰러지고 담장이 모두 부서졌으며, 곳곳에서 땅이 갈라져 물이 솟았다. 나카게바바시 부근의 땅이 갈라지고 그 속에서 불꽃이 솟았는데 빛깔이 푸르렀다」고 적는다.
「지인은 기를 안다」 — 상행보살의 출현을 아는 지혜
대성인은 이 물음에 곧바로 재앙의 원인을 말씀하지 않고, 먼저 천태(실제로는 묘락의 『법화문구기』)의 「지인은 기(起)를 알고 뱀은 스스로 뱀을 안다」를 드신다. 그리고 그 뜻을 종지용출품의 장면으로 푸신다. 상행보살이 대지에서 출현하셨을 때, 미륵 · 문수 · 관음 · 약왕 같은 대보살들은 사십일품의 무명을 끊었으나 마지막 원품의 무명을 끊지 못하였기에 「우인」이라 불렸다. 그들은 수량품의 남묘호렌게쿄가 말법에 유포될 것이기에 석존이 이 보살을 불러내셨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
이 대답은 대지진과 대혜성이라는 물음과 멀어 보이지만, 실은 그 핵심을 찌른다. 용출품에서 대지가 갈라지고 무량한 보살이 솟아 나온 것은 법화경 전체에서도 비할 데 없는 대서(大瑞)였다. 그 대서의 뜻은 「수량품의 남묘호렌게쿄가 말법에 유포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말법에 일어난 전대미문의 대지진과 대혜성도 같은 이치로 읽어야 한다. 그것은 그 대법이 이제 실제로 유포되려는 서상(瑞相)이다. 제28장의 「길하든 흉하든 서상이 크면 어려움도 많다」는 말씀이 여기서 이어진다. 그리고 그 서상의 근원을 아는 사람이 곧 지인이다.
선시초의 서강에서는 니치칸 상인의 「선시초 문단」을 따라, 이 장의 「상행보살이 대지에서 출현하셨을 때 …… 이 보살을 불러내셨다는 것을 알지 못하였다는 것이다(上行菩薩の大地より出現し給いたりしをば…此の菩薩を召し出されたるとはしらざりしという事なり)」(284쪽)를 선시초 안에 있는 「말법 광선유포」의 세 글 가운데 하나로 든다. 부문(附文)의 면에서는 본적상대(本迹相對)이므로 「수량품」이라고만 하였으나, 원의(元意)의 면에서는 문저심비의 대법이다. 실제로는 법화경 본문 수량품의 간심인 남묘호렌게쿄가 말법에 유포된다는 뜻이라는 것이다.
니치칸 상인은 「선시초 문단」에서 이 글의 두 가지 뜻을 보였다. 첫째 뜻은 이렇다. 오직 부처인 지인만이 본화(本化)인 지인의 출현을 안다. 적화의 우인은 본화 지인의 출현을 알지 못한다. 둘째 뜻은 이렇다. 오직 부처인 지인만이 스스로 부처의 지혜를 안다. 뱀이 스스로 뱀의 일을 아는 것과 같다. 부처의 지혜는 가까운 것으로 먼 것을 미루고, 지금 나타난 것으로 앞으로 올 것을 안다. 비유하면 비가 거센 것을 보고 용이 큼을 알고, 꽃이 무성한 것을 보고 못이 깊음을 아는 것과 같다. 지금 또한 이와 같아서, 본화 출현의 대서를 보고 수량품의 묘법이 말법에 유포됨을 안다. 이것이 곧 부처의 지혜다. 부처인 지인만이 스스로 이 지혜를 알고, 적화의 우인은 알지 못한다.
이 둘째 뜻의 「가까운 것으로 먼 것을 미루고 지금 있는 것으로 올 것을 안다」는 「성인지삼세사」의 本文과 그대로 겹친다. 그 글은 성인의 높낮이를 외전 · 외도 · 소승 · 통교 · 별교 · 적문 · 본문의 차례로 견준 뒤, 「교주 석존은 이미 가까이는 떠나신 뒤 석 달의 열반을 아셨고, 멀리는 후오백세에 광선유포가 의심 없는 분인가. 만약 그렇다면 가까운 것으로써 먼 것을 미루고 지금 있는 것으로써 올 것을 아니, 여시상 내지 본말구경등이 이것이다(若し爾れば近きを以て遠きを推し現を以て当を知る如是相乃至本末究竟等是なり)」(974쪽)라고 맺는다. 「기를 아는」 지혜란 신통력이 아니라, 지금 드러난 상(相)에서 그 근본과 앞날을 꿰뚫어 보는 지혜다. 이 연결은 제32장의 「소위제법여시상」에서 다시 다루어진다.
이어 「성인지삼세사」의 「나는 아직 나의 지혜를 믿지 않는다. 그렇지만 자계 · 타국의 반역 · 침핍으로써 나의 지혜를 믿는다. 감히 다른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다(予は未だ我が智慧を信ぜず然りと雖も自他の返逆・侵逼之を以て我が智を信ず敢て他人の為に非ず)」(974쪽)에 비추어 보면, 이처럼 지인이란 부처의 뜻이다. 대성인은 스스로의 지혜를 관념으로 내세우지 않으시고, 예언이 실제로 들어맞았다는 현증으로 확인하신다. 「지인」이라는 이름은 이 현증 위에서만 성립한다.
「지인은 기를 안다」는 니치칸 상인의 두 뜻을 따라 「부처인 지인만이 본화의 출현과 묘법 유포를 안다」로 읽을 수 있으며, 지인 = 부처의 뜻이다.
대보살도 모르는 일을 누가 아는가
다음 문답은 이 지혜가 얼마나 얻기 어려운지를 보인다. 일본 · 한토 · 월지에 이 일을 아는 사람이 있겠는가. 견사혹을 끊어 다하고 사십일품의 무명까지 끊은 대보살조차 몰랐던 일을, 털끝만 한 미혹도 끊지 못한 자들이 어찌 알겠는가.
여기서 「원품의 무명」이라는 말이 열쇠가 된다. 천태 교학에서 별교 · 원교의 보살은 견사혹 · 진사혹을 끊은 뒤 무명혹을 한 품씩 끊어 올라가 사십이품을 다 끊을 때 묘각(妙覺)의 부처가 된다. 미륵 · 문수 같은 대보살은 그 가운데 사십일품까지 끊어 등각(等覺)에 이른 이들이지만, 마지막 한 품, 곧 원품의 무명이 남아 있다. 그 한 품의 차이 때문에 그들은 「우인」으로 불린다. 대성인은 「치병대소권실위목」에서 「원품의 무명은 제육천의 마왕으로 나타났다」고 하신다. 생명의 가장 깊은 곳의 무지는 단지 모르는 상태가 아니라, 정법을 가로막는 마(魔)의 작용으로 나타난다. 지용의 보살이 나타난 까닭을 모르는 것과, 말법에 묘법을 홍통하는 사람을 미워하고 박해하는 것은 같은 뿌리에서 나온다.
질문자는 다시 다그친다. 지인이 없다면 이 재앙을 어떻게 대치하겠는가. 병이 일어난 까닭을 모르는 의사가 병자를 고치면 병자는 반드시 죽는다. 재앙의 근원을 모르는 사람들이 기도를 하면 나라는 망한다. 이 비유는 선시초 전체의 논지와 맞닿아 있다. 당시 막부와 조정은 지진과 혜성, 그리고 몽골의 위협을 맞아 진언 · 율 · 천태의 고승들에게 기도를 명하였다. 대성인은 바로 그 기도가 근원을 모르는 의사의 처방이라고 하신다. 제32장의 셋째 고명에서 「대몽고를 조복하는 일을 진언사에게 맡겨서는 안 된다」고 헤이노사에몬노조에게 간하신 것도 같은 맥락이다.
뱀과 까마귀, 신유와 백양 — 범부로서 깨우쳐 주다
이에 대한 대성인의 답은 겸손하면서도 단호하다. 뱀은 이레 안의 큰비를 알고 까마귀는 한 해의 길흉을 안다. 뱀은 대룡의 권속이기 때문이요, 까마귀는 오래 배웠기 때문인가. 「니치렌은 범부이니 이 일을 알 수 없으나 그대들에게 대략 이것을 깨우쳐 주리라」. 대성인은 「소야입도전답서」에서도 「뱀이라는 벌레는 용과 코끼리에 미치지 못하나 이레 동안의 홍수를 안다」, 「까마귀라는 새는 아주 천한 새이지만 독수리도 모르는 한 해의 길흉을 안다」고 같은 비유를 쓰신다. 천한 미물도 저마다의 근원에 닿아 있기에 앞날을 안다. 범부라도 법화경이라는 근원에 닿아 있으면 재앙의 근원을 알 수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
그리고 대성인은 외전의 예 두 가지를 드신다. 주 평왕 때 머리를 풀어 헤친 벌거숭이가 나타난 것을 보고 신유가 「백 년 안에 세상이 망하리라」고 점쳤다. 같은 주의 유왕 때 산과 내가 무너지고 땅이 흔들리자 백양(백양보)이 「십이 년 안에 대왕이 큰일을 만나리라」고 헤아렸다. 『사기』는 유왕 2년 서주의 산천이 모두 흔들리자 백양보가 「주가 망하려 한다」고 말했다고 전하며, 실제로 유왕은 재위 11년 만에 견융의 침입으로 죽고 평왕은 도읍을 동쪽으로 옮겨야 했다. 외전의 현인조차 땅의 변고에서 나라의 앞날을 읽었다. 하물며 불법의 눈으로 보면 어떠하겠는가.
이렇게 단계를 밟은 뒤에야 대성인은 결론을 말씀하신다. 「지금의 대지진 · 대장성 등은 국왕이 니치렌을 미워하여 망국의 법인 선종과 염불자와 진언사의 편을 드시므로, 하늘이 노하시어 내리신 재난이다」. 재앙의 근원은 두 가지가 겹친 데 있다. 하나는 망국의 법을 받드는 것, 또 하나는 그것을 바로잡는 정법의 행자를 미워하는 것이다. 「입정안국론」이 재난의 원인을 방법에 두었다면, 선시초는 거기에 「행자를 미워함」을 더한다. 대성인이 나타나시기 전의 방법은 「외아들의 나쁜 짓」처럼 눈감아 주던 제천이, 행자를 박해하는 데 이르러 노한다는 제28장의 논리가 여기서 결론에 이른다.
지인과 성인 — 이 장이 여는 것
이 장에서 대성인이 스스로를 「범부」라 하시면서 동시에 대보살도 모르는 일을 「대략 깨우쳐 주겠다」고 하시는 것은 모순이 아니다. 대성인의 지혜는 끊은 미혹의 품수로 재는 지혜가 아니라, 말법에 유포될 대법을 지닌 데서 나오는 지혜다. 「지인이란 부처의 뜻」이라고 할 때, 그것은 대성인이 수행의 계위를 밟아 올라간 끝에 부처가 되셨다는 뜻이 아니라, 범부의 몸 그대로 부처의 지혜를 쓰신다는 뜻이다. 이 장의 「니치렌은 범부」와 제33장의 「나의 몸은 말할 나위 없는 범부이지만 경을 지닌 분제(分齊)로는 일본 제일의 대인」은 같은 구조다.
다음 제30장은 「무엇으로 이것을 믿겠는가」라는 물음을 받아, 지인의 판단이 대성인 개인의 생각이 아니라 경문의 증거 위에 서 있음을 보인다. 그리고 제31 · 32장은 「기를 아는」 지혜를 시간의 축으로 넓혀 「삼세를 아는」 성인으로 나아간다.
본문
問うて云くなにをもつてか此れを信ぜん、答えて云く最勝王経に云く「悪人を愛敬し善人を治罰するに由るが故に星宿及び風雨皆時を以て行われず」等云云、 此の経文のごときんば此国に悪人のあるを王臣此れを帰依すという事疑いなし、又此の国に智人あり国主此れをにくみてあだすという事も又疑いなし、 又云く「三十三天の衆咸忿怒の心を生じ変怪流星堕ち二の日倶時に出で他方の怨賊来りて国人喪乱に遭わん」等云云、すでに此の国に天変あり地夭あり他国より此れをせむ三十三天の御いかり有こと又疑いなきか、 仁王経に云く「諸の悪比丘多く名利を求め国王太子王子の前に於て自ら破仏法の因縁破国の因縁を説く其王別ずして信じて此語を聴く」等云云、 又云く「日月度を失い時節反逆し或は赤日出で或は黒日出で二三四五の日出で或は日蝕して光無く或は日輪一重二重四五重輪現ず」等云云、 文の心は悪比丘等・国に充満して国王・太子・王子等をたぼらかして破仏法・破国の因縁をとかば其の国の王等此の人にたぼらかされてをぼすやう、 此の法こそ持仏法の因縁・持国の因縁とをもひ此の言ををさめてをこなうならば日月に変あり大風と大雨と大火等出来し次には内賊と申して親類より大兵乱おこり我がかたうどしぬべき者をば皆打ち失いて後には他国にせめられて或は自殺し或はいけどりにせられて或は降人となるべし是れ偏に仏法をほろぼし国をほろぼす故なり、
묻노니, 무엇으로 이것을 믿겠는가. 답하노니, 『최승왕경』에 이르기를 「악인을 사랑하고 공경하며 선인을 다스려 벌하는 까닭에 별자리와 바람과 비가 모두 때에 맞게 행해지지 않는다」 운운. 이 경문대로라면 이 나라에 악인이 있어 왕과 신하가 그에게 귀의한다는 것은 의심이 없느니라. 또 이 나라에 지인이 있어 국주가 그를 미워하여 원수로 삼는다는 것도 또한 의심이 없느니라. 또 이르기를 「삼십삼천의 대중이 모두 분노하는 마음을 내어, 변괴와 유성이 떨어지고 두 해가 함께 나오며, 타방의 원적이 와서 나라 사람들이 상란(喪亂)을 만나리라」 운운. 이미 이 나라에 천변이 있고 지요(地夭)가 있으며 다른 나라가 이 나라를 치려 하니, 삼십삼천의 노여움이 있는 것은 또한 의심이 없지 않겠는가. 『인왕경』에 이르기를 「여러 악비구가 명리를 많이 구하여, 국왕 · 태자 · 왕자 앞에서 스스로 파불법의 인연, 파국의 인연을 설한다. 그 왕은 분별하지 못하고 믿어 이 말을 듣는다」 운운. 또 이르기를 「해와 달이 도수를 잃고 시절이 거꾸로 되며, 혹은 붉은 해가 나오고 혹은 검은 해가 나오며, 두 · 셋 · 넷 · 다섯의 해가 나오고, 혹은 일식으로 빛이 없고, 혹은 해의 테가 한 겹 · 두 겹 · 네다섯 겹으로 나타난다」 운운. 글의 뜻은, 악비구들이 나라에 가득하여 국왕 · 태자 · 왕자 등을 속여 파불법 · 파국의 인연을 설하면, 그 나라의 왕들은 이 사람들에게 속아 「이 법이야말로 불법을 지키는 인연, 나라를 지키는 인연」이라 여겨 이 말을 받아들여 행하게 되고, 그러면 해와 달에 변고가 있고 큰바람과 큰비와 큰불 등이 일어나며, 다음에는 내적(內賊)이라 하여 친척에게서 큰 병란이 일어나 자기 편이 되어 줄 자들을 모두 쳐 없애고, 뒤에는 다른 나라에 공격당하여 혹은 자살하고 혹은 사로잡히고 혹은 항복한 사람이 되리라는 것이니라. 이것은 오로지 불법을 멸하고 나라를 멸하는 까닭이니라.
守護経に云く「彼の釈迦牟尼如来所有の教法は一切の天魔外道悪人五通の神仙皆乃至少分をも破壊せず而るに此の名相の諸の悪沙門皆悉く毀滅して余り有ること無からしむ須弥山を仮使三千界の中の草木を尽して薪と為し長時に焚焼すとも一毫も損ずること無し若し劫火起りて火内従り生じ須臾も焼滅せんには灰燼をも余す無きが如し」等云云、 蓮華面経に云く「仏阿難に告わく譬えば師子の命終せんに若しは空若しは地若しは水若しは陸所有の衆生敢て師子の身の宍を食わず唯師子自ら諸の虫を生じて自ら師子の宍を食うが如し阿難我が之の仏法は余の能く壊るに非ず是れ我法の中の諸の悪比丘我が三大阿僧祇劫積行勤苦し集むる所の仏法を破らん」等云云、 経文の心は過去の迦葉仏釈迦如来の末法の事を訖哩枳王にかたらせ給い釈迦如来の仏法をばいかなるものがうしなうべき、 大族王の五天の堂舎を焼き払い十六大国の僧尼を殺せし漢土の武宗皇帝の九国の寺塔四千六百余所を消滅せしめ僧尼二十六万五百人を還俗せし等のごとくなる悪人等は釈迦の仏法をば失うべからず、 三衣を身にまとひ一鉢を頸にかけ八万法蔵を胸にうかべ十二部経を口にずうせん僧侶が彼の仏法を失うべし、譬へば須弥山は金の山なり三千大千世界の草木をもつて四天六欲に充満してつみこめて一年二年百千万億年が間やくとも一分も損ずべからず、 而るを劫火をこらん時須弥の根より豆計りの火いでて須弥山をやくのみならず三千大千世界をやき失うべし、若し仏記のごとくならば十宗・八宗・内典の僧等が仏教の須弥山をば焼き払うべきにや、 小乗の倶舎・成実・律僧等が大乗をそねむ胸の瞋恚は炎なり真言の善無畏・禅宗の三階等・浄土宗の善導等は仏教の師子の肉より出来せる蝗虫の比丘なり、 伝教大師は三論・法相・華厳等の日本の碩徳等を六虫とかかせ給へり、日蓮は真言・禅宗・浄土等の元祖を三虫となづく、 又天台宗の慈覚・安然・慧心等は法華経・伝教大師の師子の身の中の三虫なり。
『수호경』에 이르기를 「저 석가모니여래가 지니신 교법은 일체의 천마 · 외도 · 악인 · 오통(五通)의 신선이 모두 조금도 파괴하지 못한다. 그런데 이름과 모양만 갖춘 여러 악사문이 모두 다 헐어 없애 남는 것이 없게 하리라. 수미산을 설령 삼천계 안의 초목을 다 땔감으로 삼아 오랫동안 태우더라도 털끝만큼도 손상되지 않지만, 만약 겁화(劫火)가 일어나 불이 안에서 생기면 잠깐 사이에 다 타서 재조차 남지 않는 것과 같다」 운운. 『연화면경』에 이르기를 「부처님이 아난에게 이르시되, 비유하면 사자가 목숨을 마쳤을 때 하늘이든 땅이든 물이든 뭍이든 그곳의 중생이 감히 사자의 몸의 살을 먹지 못하고, 오직 사자 스스로 여러 벌레를 내어 스스로 사자의 살을 먹는 것과 같다. 아난아, 나의 이 불법은 다른 것이 능히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다. 나의 법 가운데의 여러 악비구가 내가 삼대아승기겁 동안 행을 쌓고 부지런히 고생하여 모은 불법을 깨뜨리리라」 운운. 경문의 뜻은, 과거의 가섭불이 석가여래의 말법의 일을 흘리기왕(訖哩枳王)에게 말씀하시기를, 석가여래의 불법을 어떤 자가 잃게 하겠는가. 대족왕(大族王)이 오천축의 당사를 불태우고 십육대국의 승니를 죽인 것이나, 한토의 무종(武宗) 황제가 구국의 사탑 사천육백여 곳을 없애고 승니 이십육만오백 명을 환속시킨 것과 같은 악인들은 석가의 불법을 잃게 하지 못한다. 삼의(三衣)를 몸에 두르고 바리때 하나를 목에 걸고 팔만법장을 가슴에 떠올리고 십이부경을 입으로 외는 승려가 저 불법을 잃게 하리라는 것이니라. 비유하면 수미산은 금의 산이니라. 삼천대천세계의 초목을 사천왕천과 육욕천까지 가득 쌓아 놓고 한 해 두 해, 백천만억 년 동안 태워도 조금도 손상되지 않으나, 겁화가 일어날 때에는 수미산의 뿌리에서 콩알만 한 불이 나와 수미산을 태울 뿐 아니라 삼천대천세계까지 태워 없애느니라. 만약 부처님의 기별(記別)대로라면 십종 · 팔종의 내전의 승려들이 불교의 수미산을 태워 버리는 것이 아니겠는가. 소승의 구사 · 성실 · 율의 승려들이 대승을 시기하는 가슴속의 성냄은 불꽃이요, 진언의 선무외, 선종의 삼계(三階) 등, 정토종의 선도 등은 불교의 사자의 살에서 생겨난 황충(蝗蟲)의 비구이니라. 전교대사는 삼론 · 법상 · 화엄 등 일본의 석덕(碩德)들을 「여섯 벌레(六虫)」라고 쓰셨느니라. 니치렌은 진언 · 선종 · 정토 등의 원조를 「세 벌레(三虫)」라 이름하느니라. 또 천태종의 자각 · 안연 · 혜심 등은 법화경과 전교대사라는 사자의 몸속의 세 벌레이니라.
此等の大謗法の根源をただす日蓮にあだをなせば天神もをしみ地祇もいからせ給いて災夭も大に起るなり、されば心うべし一閻浮提第一の大事を申すゆへに最第一の瑞相此れをこれり、 あわれなるかなや・なげかしきかなや日本国の人皆無間大城に堕ちむ事よ、悦しきかなや・楽かなや不肖の身として今度心田に仏種をうえたる、
이러한 대방법의 근원을 바로잡는 니치렌에게 원수를 맺으면, 하늘의 신도 아까워하고 땅의 신도 노하시어 재요(災夭)도 크게 일어나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알아야 하느니라. 일염부제 제일의 대사(大事)를 말하기에 가장 제일의 서상이 일어난 것이니라. 슬프도다, 한탄스럽도다, 일본국 사람이 모두 무간대성(無間大城)에 떨어질 일이여. 기쁘도다, 즐겁도다, 못난 몸으로서 이번에 마음의 밭에 불종(佛種)을 심었도다.
어구 풀이
- 最勝王経『최승왕경』
- 『금광명최승왕경』 10권. 당의 의정(義淨)이 번역했다. 이 경은 여러 경의 왕이며, 지니는 자는 호세의 사천왕을 비롯한 일체 제천선신의 가호를 받는다고 설한다. 반대로 국왕이 정법을 지키지 않으면 제천선신이 나라를 버리므로 삼재칠난이 일어난다고 설한다.
- 三十三天삼십삼천
- 도리천(忉利天). 수미산 꼭대기에 있으며 중앙의 제석천과 사방 각 여덟 천을 합해 서른셋의 하늘이다. 정법을 지키는 하늘의 대표로 경문에 나온다.
- 仁王経『인왕경』
- 후진의 구마라집이 번역한 『인왕반야바라밀경』 2권과 당의 불공이 번역한 『인왕호국반야바라밀다경』 2권이 있다. 산스크리트 원전도 티베트어 번역도 남아 있지 않아 중국에서 지어진 경전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정법이 멸하여 사상이 어지러울 때 악업 때문에 받는 칠난을 보이고, 이 재난을 피하려면 반야를 수지해야 한다며 보살의 행법을 설한다. 법화경 · 금광명경과 함께 호국 삼부경으로 꼽힌다.
- 日月度を失い時節反逆し해와 달이 도수를 잃고 시절이 거꾸로 되다
- 『인왕경』이 설하는 칠난의 첫째인 일월난(日月難)의 다섯 가지. ① 해와 달이 도수를 잃고 시절이 거꾸로 됨(일월실도난), ② 붉은 해 · 검은 해가 나옴(안색개변난), ③ 두 · 셋 · 넷 · 다섯의 해가 나옴(일체증다난), ④ 일식으로 빛이 없음(일월박식난), ⑤ 해의 테가 여러 겹으로 나타남(중륜난).
- 守護経『수호경』
- 『수호국계주다라니경』 10권. 당의 반야삼장과 모니실리삼장이 함께 번역한 밀교부의 경전이다. 불멸 후에 제바달다 같은 승려가 나라 안에 가득하여 정법의 승려를 유죄 · 사죄에 처하리라는 것을 설하고, 다라니의 힘으로 국주를 수호하는 것이 모든 사람을 수호하는 일이 된다고 설한다. 일본에서는 홍법이 진호국가의 법으로 진언종에 받아들여 강설했다.
- 須弥山は金の山수미산은 금의 산
- 『대지도론』 권35에 「오색이 수미산에 가까이 가면 저절로 제 빛을 잃고 모두 같이 금빛이 되는 것과 같다」고 한다.
- 蓮華面経『연화면경』
- 수의 나련제야사(那連提耶舍)가 번역한 2권. 미래세 불법의 모습을 예언한 경이다. 먼저 승속의 타락을 설하고, 다음에 불법이 계빈국(카슈미르)에 전해져 흥하는 것을 말하며, 다시 연화면이라는 부란나 외도의 제자가 미래에 국왕으로 태어나 불발(佛鉢)을 깨뜨리고 불법이 세상에서 사라진다고 설한다.
- 訖哩枳王흘리기왕
- 범어 크리키의 음사. 흘리계(訖利季)라고도 쓴다. 『수호국계주다라니경』 권10 아사세왕수기품에 나온다. 아득한 옛날 인도의 왕으로 가섭불의 아버지다. 어느 밤 두 꿈을 꾸었다. 하나는 열 마리 원숭이 가운데 아홉이 성안의 백성을 어지럽혀 음식을 빼앗고 그릇을 부수는데, 한 마리만은 만족할 줄 알아 나무 위에 편히 앉아 사람을 어지럽히지 않았고, 다른 아홉이 이 한 마리를 괴롭혀 무리에서 쫓아낸 꿈이다. 또 하나는 머리와 꼬리에 입이 있는 흰 코끼리가 물풀을 다 먹고 늘 먹고 마시는데도 몸은 늘 야윈 꿈이다. 가섭불은 이 꿈이 오탁악세에 나타날 석가모니불의 멸후 유법의 모습이라고 답했다. 열 마리 원숭이는 석가불의 열 가지 제자이고, 홀로 나무 위에서 사람을 어지럽히지 않는 한 마리는 유법 가운데의 참된 사문이라고 했다. 흰 코끼리의 꿈은 왕의 신하가 총애와 녹을 탐하고 도리에 어긋난 수탈을 하다가 집과 몸을 망치고, 그 뒤 출가해서는 악비구가 되어 사견을 일으켜 외도가 되는 것을 보인다고 했다.
- 大族王대족왕
- 범어 미히라쿨라의 번역. 고대 북인도 책가국(磔迦國)의 왕. 『대당서역기』 권4에 따르면, 재지가 있고 용맹하여 여러 나라를 굴복시켰다. 정무의 틈에 불법을 배우려고 덕 있는 승려를 추천하라 하였는데, 승려들이 응하지 않고 왕가의 종이었던 승려를 추천하자 이를 모욕으로 여겨 불법의 전승을 끊고 파괴하라고 명했다. 뒤에 마갈타국을 쳤다가 불교를 믿는 환일왕(幻日王)에게 사로잡혔으나 환일왕 어머니의 청으로 목숨을 건졌고, 떠돌다 가습미라국(카슈미르)에 의탁하여 후대를 받았으나 뒤에 그 왕을 죽이고 나라를 빼앗았으며, 다시 건타라국(간다라)을 쳐서 왕과 친족을 죽이고 가람 천육백여 곳을 부수고 많은 사람을 죽인 뒤 돌아와 그해를 넘기지 못하고 죽었다.
- 武宗皇帝무종 황제
- (814~846) 당의 제15대 황제. 도교에 기울어 불교를 배척하고, 도사 조귀진(趙歸眞) 등을 써서 회창 5년(845)에 천하의 불사를 부수고 승니를 환속시켰다. 이를 「회창의 폐불」이라 하며 삼무일종의 법난의 하나다. 사탑 건립과 승니의 면세가 국가 재정을 피폐하게 한 것, 교단 내부의 부패 등이 이유로 꼽힌다. 당시 유학 중이던 엔닌(자각)도 환속 명령을 받았다. 이듬해 무종은 도교의 불로장생약인 단약의 중독으로 죽었고, 선종(宣宗)이 즉위하자 부불(復佛)의 조서가 내려지고 조귀진은 처형되었다.
- 三衣・一鉢삼의 · 일발
- 비구가 지니는 세 가지 가사와 바리때 하나. 출가자의 최소한의 소유물로, 겉모습이 영락없는 출가자임을 말한다.
- 八万法蔵・十二部経팔만법장 · 십이부경
- 부처의 가르침 전체를 가리키는 말. 경을 가슴에 다 외고 입으로 외는 학승이라는 뜻이다.
- 三階삼계
- 수의 신행(信行)이 연 삼계교(三階敎). 本文은 선종과 나란히 들어 불법을 안에서 무너뜨린 예로 꼽으신다.
- 六虫・三虫여섯 벌레 · 세 벌레
- 전교대사가 남도 육종의 학승들을 「여섯 벌레」라 한 것, 대성인이 진언 · 선 · 정토의 원조를 「세 벌레」라 하신 것, 그리고 천태종 안에서 법화경과 전교대사를 무너뜨린 자각 · 안연 · 혜심을 「사자 몸속의 세 벌레」라 하신 것.
- 心田に仏種をうえたる마음의 밭에 불종을 심다
- 하종(下種)의 뜻. 대성인 자신이 이번 생에 성불의 종자를 마음에 심었다는 기쁨이자, 그 종자를 일본국 사람들의 마음에 심는다는 하종 교주의 자각이 담긴 말이다.
「무엇으로 이것을 믿겠는가」 — 네 경의 증문
제29장에서 대성인은 대지진과 대혜성이 「국왕이 니치렌을 미워하여 망국의 법인 선종과 염불자와 진언사의 편을 드시므로 하늘이 노하여 일으킨 재난」이라고 답하셨다. 앞 장에서 대지진과 대혜성의 까닭을 물은 데 대해 그 서상은 선 · 염불 · 진언이라는 망국의 악법을 존중하고 삼대비법을 세우시는 대성인을 박해하기에 하늘이 노하여 일어난 대난이라고 답하였으니, 이 장에서는 그 증문(證文)을 묻는 것이다. 대성인은 이에 『금광명최승왕경』 · 『인왕경』 · 『수호국계주다라니경』 · 『연화면경』의 네 경을 드신다. 대성인의 불법에서 보면 이 네 경은 모두 선 · 염불 · 진언이 망국의 악법임을 보이는 증문이다.
첫째는 『최승왕경』이다. 「악인을 사랑하고 공경하며 선인을 다스려 벌하는 까닭에 별자리와 바람과 비가 모두 때에 맞게 행해지지 않는다」. 이 경문은 원인과 결과를 하나로 묶는다. 천변(별자리)과 지요(바람과 비)가 일어난다는 결과가 있으면, 그 원인으로 「악인을 공경함」과 「선인을 벌함」이 반드시 있다. 대성인은 이 논리를 거꾸로 읽으신다. 지금 일본에 천변지요가 거듭된다면, 이 나라에는 왕과 신하가 귀의하는 악인이 있고, 또 국주가 미워하여 원수로 삼는 지인이 있다는 것이 의심 없다. 같은 경의 「삼십삼천의 대중이 모두 분노하는 마음을 내어, 변괴와 유성이 떨어지고 두 해가 함께 나오며, 타방의 원적이 와서 나라 사람들이 상란을 만나리라」는 글은 이미 일어난 천변지요에 더해, 다른 나라가 쳐들어오는 일까지 예고한다. 선시초를 쓰신 건치 원년(1275)은 몽골의 첫 내습(문영 11년 10월) 바로 이듬해였다.
둘째는 『인왕경』이다. 「여러 악비구가 명리를 많이 구하여, 국왕 · 태자 · 왕자 앞에서 스스로 파불법의 인연, 파국의 인연을 설한다. 그 왕은 분별하지 못하고 믿어 이 말을 듣는다」. 그리고 일월난의 다섯 모습이 이어진다. 대성인은 이 경문의 뜻을 하나의 과정으로 풀어내신다. 악비구가 나라에 가득하여 국왕을 속이고 파불법 · 파국의 인연을 설한다. 왕은 그것을 「불법을 지키는 인연, 나라를 지키는 인연」이라 믿고 행한다. 그러면 해와 달에 변고가 있고 큰바람 · 큰비 · 큰불이 일어난다. 다음에는 「내적」, 곧 친족 사이에서 큰 병란이 일어나 자기 편이 될 사람들을 스스로 쳐 없앤다. 끝내는 다른 나라에 공격당해 자살하거나 사로잡히거나 항복한다. 이 모든 것이 「오로지 불법을 멸하고 나라를 멸하는 까닭」이다. 천변 → 내란 → 외침의 순서는 그대로 정가의 대지진 · 문영의 대혜성 → 문영 9년의 이월소동 → 문영 11년의 몽골 내습이라는 대성인 당시의 순서와 겹친다.
- ①일월실도난「해와 달이 도수를 잃고 시절이 거꾸로 된다」日月度を失い時節反逆し
- ②안색개변난「혹은 붉은 해가 나오고 혹은 검은 해가 나온다」或は赤日出で或は黒日出で
- ③일체증다난「두 · 셋 · 넷 · 다섯의 해가 나온다」二三四五の日出で
- ④일월박식난「혹은 일식으로 빛이 없다」或は日蝕して光無く
- ⑤중륜난「혹은 해의 테가 한 겹 · 두 겹 · 네다섯 겹으로 나타난다」或は日輪一重二重四五重輪現ず
셋째는 『수호경』이다. 이 경은 불법을 무너뜨리는 자가 누구인가를 묻는다. 일체의 천마 · 외도 · 악인 · 오신통을 얻은 신선, 곧 불법 밖의 적은 불법을 조금도 무너뜨리지 못한다. 그런데 이름과 모양만 출가자인 악사문이 불법을 남김없이 헐어 버린다. 수미산은 삼천계의 초목을 다 땔감으로 삼아 오래 태워도 털끝 하나 상하지 않지만, 겁화가 일어나 불이 산 안에서 생기면 잠깐 사이에 재도 남지 않는다. 대성인은 이 경문을 흘리기왕의 꿈 이야기로 푸신다. 과거의 가섭불이 석가여래의 말법의 일을 흘리기왕에게 설하시기를, 석가의 불법을 잃게 하는 자는 대족왕이 오천축의 당사를 불태우고 십육대국의 승니를 죽인 것이나, 당의 무종 황제가 사탑 사천육백여 곳을 없애고 승니 이십육만오백 명을 환속시킨 것과 같은 바깥의 악인이 아니다. 삼의를 몸에 두르고 바리때를 목에 걸고 팔만법장을 가슴에 떠올리고 십이부경을 입으로 외는 승려들이 불법을 잃게 한다.
대족왕과 무종은 불교사에서 가장 혹독한 박해자로 기억되는 이름이다. 『대당서역기』가 전하는 대족왕은 승려들이 자신을 업신여겼다며 불법의 전승을 끊으라 명하고, 간다라를 쳐서 가람 천육백여 곳을 부수었다. 무종은 회창 5년(845)의 폐불로 중국 불교에 깊은 상처를 남겼고, 마침 당에 머물던 엔닌(자각)도 환속 명령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이런 박해 뒤에도 불법은 다시 일어났다. 무종이 죽고 선종이 즉위하자 곧 부불의 조서가 내려졌다. 바깥의 칼은 불법을 끝내 없애지 못한다. 불법을 정말로 무너뜨리는 것은 수미산의 뿌리에서 나오는 「콩알만 한 불」, 곧 안에서 일어나는 불이다.
사자 몸속의 벌레
넷째는 『연화면경』이다. 「비유하면 사자가 목숨을 마쳤을 때 하늘이든 땅이든 물이든 뭍이든 그곳의 중생이 감히 사자의 몸의 살을 먹지 못하고, 오직 사자 스스로 여러 벌레를 내어 스스로 사자의 살을 먹는 것과 같다. 아난아, 나의 이 불법은 다른 것이 능히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다. 나의 법 가운데의 여러 악비구가 내가 삼대아승기겁 동안 행을 쌓고 부지런히 고생하여 모은 불법을 깨뜨리리라」.
「사자 몸속의 벌레」는 흔히 쓰이는 속담이 된 말이다. 그 뜻은 이렇다. 『연화면경』에 따르면 죽은 사자에게조차 다른 짐승이 다가가지 못할 만큼 사자는 힘과 위엄이 있다. 그러나 아무리 힘이 있어도 그 몸속에서 생긴 작은 벌레에게 먹혀 버린다. 거꾸로 말하면, 힘도 위엄도 없는 존재라면 몸속의 벌레를 기다릴 것도 없이 바깥의 적에게 멸망당할 것이다. 사자이기에 몸속의 벌레가 유일한 적이 된다. 정법이 정법인 한, 그것을 무너뜨리는 것은 언제나 안에서 생긴 그릇된 가르침이라는 것이다.
대성인은 이 비유를 일본 불교에 그대로 대입하신다. 부처의 기별대로라면 십종 · 팔종의 승려들이 불교의 수미산을 태운다. 소승의 구사 · 성실 · 율의 승려들이 대승을 시기하는 가슴속의 성냄은 「불꽃」이다. 진언의 선무외, 선종의 삼계 등, 정토종의 선도 등은 불교라는 사자의 살에서 생겨난 「황충의 비구」다. 그리고 세 겹의 「벌레」가 이어진다. 전교대사는 삼론 · 법상 · 화엄 등 남도의 석덕들을 「여섯 벌레」라 쓰셨다. 대성인은 진언 · 선 · 정토의 원조를 「세 벌레」라 이름하신다. 그리고 천태종의 자각 · 안연 · 혜심은 「법화경 · 전교대사라는 사자의 몸속의 세 벌레」다.
- ①전교대사가 이름한 「여섯 벌레」삼론 · 법상 · 화엄 등 일본의 석덕전교대사는 삼론 · 법상 · 화엄 등 일본의 석덕(碩德)들을 「여섯 벌레(六虫)」라고 쓰셨느니라伝教大師は三論・法相・華厳等の日本の碩徳等を六虫とかかせ給へり
- ②대성인이 이름한 「세 벌레」진언 · 선종 · 정토 등의 원조니치렌은 진언 · 선종 · 정토 등의 원조를 「세 벌레(三虫)」라 이름하느니라日蓮は真言・禅宗・浄土等の元祖を三虫となづく
- ③「사자 몸속의 세 벌레」천태종의 자각 · 안연 · 혜심법화경과 전교대사라는 사자의 몸속의 세 벌레이니라法華経・伝教大師の師子の身の中の三虫なり
이 셋을 정리하면 이렇다. 전교대사는 나라의 육종을 여섯 벌레로 삼으셨다. 대성인은 진언 · 선 · 정토의 원조를 세 벌레로 삼으셨고, 또 천태종의 자각 · 안연 · 혜심을 세 벌레로 삼으셨다. 이들은 모두 불교 안에서 불교를 깨뜨리고, 천태종 안에서 법화경을 깨뜨린 사람들이다. 특히 셋째 「세 벌레」가 무겁다. 자각(엔닌)은 천태 제3대 좌주로서 전교대사의 뒤를 이었으면서 진언을 법화경 위에 두었고, 안연은 그 뜻을 교학으로 완성했으며, 혜심은 제28장에서 본 대로 『왕생요집』으로 염불을 퍼뜨렸다. 이들은 바깥의 다른 종파가 아니라 법화경을 받드는 천태종 한가운데서 법화경을 무너뜨렸다. 선시초 제4편 「정토 · 선 · 진언을 파하다」가 자각의 그릇됨을 가장 길게 다룬 까닭이 여기에 있다.
또 「닛코유계치문」에는 이런 조목이 있다. 「위서를 만들어 어서라 이름하고 본적일치의 수행을 하는 자는 사자 몸속의 벌레라고 알아야 할 것(偽書を造つて御書と号し本迹一致の修行を致す者は師子身中の虫と心得可き事)」(1617쪽). 닛코 상인은 대성인 멸후에 문하 안에서 일어날 일을 이 비유로 경계하셨다. 대성인 멸후에도 이처럼 사자 몸속의 벌레가 많이 생겼으니, 『연화면경』의 경고는 대성인의 문하에도 그대로 해당한다.
사자 몸속의 벌레란 「불교 안에서 불교를 깨뜨리고 천태종 안에서 법화경을 깨뜨린 자」다. 닛코 상인의 유계가 보이듯 그 경고는 대성인의 문하에도 미친다.
진언은 망국 · 선은 천마 · 염불은 무간 — 일왕과 재왕
이 장의 증문들이 선 · 염불 · 진언이 망국의 악법임을 보인다는 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보자. 어서에는 「간효팔번초」 · 『어의구전』 · 「아키모토어서」 등 여러 곳에 진언은 망국, 선은 천마, 염불은 무간지옥이라고 하신 말씀이 있다. 니치칸 상인은 이것이 일왕(一往)의 배당이며, 재왕(再往)에는 이 세 종이 모두 망국이고 모두 천마이며 모두 무간이라고 하셨다. 무간지옥에는 떨어지는데 천마도 아니고 망국도 아니라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지옥에 떨어뜨리는 악법은 천마이기도 하고 망국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이 정리는 이 장의 本文과 그대로 맞물린다. 『최승왕경』과 『인왕경』은 악법이 나라를 망친다는 증문, 곧 「망국」의 증문이다. 『수호경』과 『연화면경』은 불법 안의 악비구가 불법을 무너뜨린다는 증문, 곧 「천마」의 증문이다. 그리고 本文의 결론은 「일본국 사람이 모두 무간대성에 떨어질 일이여」, 곧 「무간」이다. 대성인은 하나의 장 안에서 망국 · 천마 · 무간을 하나로 꿰어 보이신다.
가장 제일의 서상 — 슬픔과 기쁨
本文의 마지막 단락은 이 장 전체를 결론짓는다. 이러한 대방법의 근원을 바로잡는 니치렌에게 원수를 맺으니 하늘의 신도 아까워하고 땅의 신도 노하여 재요가 크게 일어난다. 「일염부제 제일의 대사를 말하기에 가장 제일의 서상이 일어난 것이다」. 제28장에서 「길하든 흉하든 서상이 크면 어려움도 많다」고 하신 말씀이 여기서 완결된다. 정가의 대지진과 문영의 대혜성은 전대미문의 재변이었다. 그것이 전대미문인 까닭은, 그 서상이 가리키는 일 — 일염부제 제일의 대사, 곧 말법의 대법이 나타나는 일 — 이 전대미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성인은 두 가지 감정을 나란히 놓으신다. 「슬프도다, 한탄스럽도다, 일본국 사람이 모두 무간대성에 떨어질 일이여」. 「기쁘도다, 즐겁도다, 못난 몸으로서 이번에 마음의 밭에 불종을 심었도다」. 한쪽은 정법을 박해하는 나라의 앞날에 대한 깊은 비탄이고, 다른 쪽은 그 박해를 받으면서 성불의 종자를 심었다는 기쁨이다. 이 기쁨은 제32장의 「나의 몸이면서도 기쁨이 몸에 넘친다」로 이어진다. 박해가 크다는 것은 경문이 몸에 맞았다는 증거이고, 경문이 몸에 맞았다는 것은 행자가 참되다는 증거다. 비탄과 기쁨은 서로 모순되지 않고, 말법의 법화경 행자가 서 있는 자리의 두 얼굴이다.
본문
いまにしもみよ大蒙古国・数万艘の兵船をうかべて日本をせめば上一人より下万民にいたるまで一切の仏寺一切の神寺をばなげすてて各各声をつるべて南無妙法蓮華経・南無妙法蓮華経と唱え掌を合せてたすけ給え、 日蓮の御房・日蓮の御房とさけび候はんずるにや、例せば月支のいう大族王は幻日王に掌をあはせ日本の宗盛はかぢわらをうやまう、 大慢のものは敵に随うという・このことわりなり、彼の軽毀大慢の比丘等は始めには杖木をととのへて不軽菩薩を打ちしかども後には掌をあはせて失をくゆ、 提婆達多は釈尊の御身に血をいだししかども臨終の時には南無と唱えたりき、仏とだに申したりしかば地獄には堕つべからざりしを業ふかくして但南無とのみとなへて仏とはいはず、 今日本国の高僧等も南無日蓮聖人ととなえんとすとも南無計りにてやあらんずらんふびんふびん。
이제 곧 보아라. 대몽고국이 수만 척의 병선을 띄워 일본을 친다면, 위로 한 사람부터 아래로 만민에 이르기까지 일체의 불사와 일체의 신사를 내던지고 저마다 소리를 맞추어 「남묘호렌게쿄, 남묘호렌게쿄」라 부르며 합장하고 「살려 주소서, 니치렌 어방(御房)이여, 니치렌 어방이여」 하고 부르짖지 않겠느냐. 이를테면 월지의 대족왕(大族王)은 환일왕(幻日王)에게 합장하고, 일본의 무네모리(宗盛)는 가지와라(梶原)를 공경하였느니라. 대만(大慢)한 자는 적에게 따른다는 것이 이 도리이니라. 저 경훼(輕毁)하던 대만의 비구들은 처음에는 지팡이와 몽둥이를 갖추어 불경보살을 쳤으나 뒤에는 합장하고 허물을 뉘우쳤느니라. 제바달다는 석존의 몸에 피를 내었으나 임종 때에는 「나무」라고 불렀느니라. 「불(佛)」이라고만 말하였더라면 지옥에는 떨어지지 않았을 것을, 업이 깊어 다만 「나무」라고만 부르고 「불」이라고는 말하지 못하였느니라. 지금 일본국의 고승들도 「나무 니치렌 성인」이라 부르려 하여도 「나무」뿐이지 않겠느냐. 가엾고 가엾도다.
어구 풀이
- 大蒙古国대몽고국
- 칭기즈 칸이 세운 몽골 제국. 쿠빌라이가 1271년 국호를 「대원(大元)」으로 정했으나 일본에서는 대몽고국이라 불렀다. 문영 5년(1268) 정월 국서가 다자이후에 이른 뒤 거듭 사신을 보냈고, 문영 11년(1274) 10월 고려군과 함께 쓰시마 · 이키를 거쳐 하카타만에 상륙하였다(문영의 역). 선시초는 그 이듬해에 쓰셨다.
- 一切の仏寺一切の神寺일체의 불사 · 일체의 신사
- 당시 막부와 조정이 몽골 조복을 위해 기도를 명한 여러 종파의 사찰과 신사. 그 기도가 효험이 없을 때 사람들이 마지막에 의지할 곳을 찾게 되리라는 뜻이다.
- 日蓮の御房니치렌 어방
- 「어방(御房)」은 승려를 높여 부르는 말. 박해하던 사람들이 끝내 대성인의 이름을 부르며 구원을 청하게 되리라는 예언이다.
- 大族王は幻日王に掌をあはせ대족왕이 환일왕에게 합장하다
- 『대당서역기』 권4에 나온다. 환일왕은 마갈타국의 왕으로 불법을 깊이 믿었다. 이웃 나라의 대족왕은 사견으로 불법을 파괴하고 환일왕을 치려 했다. 환일왕은 처음에 싸울 뜻이 없었으나 대족왕이 쳐들어오자 은혜를 느낀 나라 사람 수만 명이 일어나 마침내 대족왕을 사로잡았다. 대족왕은 부끄러워 얼굴을 들지 못했다. 환일왕은 불법 파괴의 죄로 그를 극형에 처하려 했으나 환일왕 어머니의 청으로 놓아주었다.
- 宗盛はかぢわらをうやまう무네모리가 가지와라를 공경하다
- 무네모리는 다이라노 기요모리의 아들로 기요모리의 뒤를 이어 헤이시를 이끈 다이라노 무네모리. 수영 4년(1185) 단노우라에서 패하여 포로가 되어 가마쿠라로 보내졌다. 한때 가지와라 가게토키의 도움을 받았으나 뒤에 교토로 보내지는 길에 미나모토노 요시쓰네에 의해 오미의 시노하라에서 베였다. 권세를 누리던 이가 적의 가신에게 몸을 굽힌 예다.
- 大慢のもの대만한 자
- 크게 교만한 자. 힘도 없이 교만을 다하는 자는 도리어 적에게 따르게 된다는 것이 本文의 「도리」다. 제34장에서 질문자는 거꾸로 대성인을 「대만」이라 힐난한다.
- 軽毀大慢の比丘경훼 대만의 비구
- 상불경보살품에서 불경보살을 가볍게 여기고 헐뜯은 증상만의 비구 등 사중. 처음에는 지팡이와 몽둥이, 기와와 돌로 불경보살을 쳤으나, 보살이 임종 때 큰 신통력 · 요설변력 · 대선적력을 얻는 것을 보고 모두 믿고 엎드려 따랐다(신복수종)고 경은 설한다.
- 提婆達多제바달다
- 석존의 사촌 형제로 출가하였으나 교단을 빼앗으려다 실패하자 석존을 해치려 했다. 기사굴산 위에서 큰 돌을 굴려 석존의 발가락에 피를 내었다(출불신혈)고 한다. 출불신혈 · 파화합승 · 살아라한의 삼역죄를 지어 산 채로 지옥에 떨어졌다고 전한다. 법화경 제바달다품에서는 석존이 과거세에 제바달다를 스승으로 삼았다고 밝히고 미래의 천왕여래가 되리라는 기별을 준다.
- 南無나무
- 범어 나마스(namas)의 음사. 귀명(歸命) · 귀의의 뜻. 『어의구전』은 「나무란 범어다. 여기서는 귀명이라 한다. 인과 법이 있다」고 한다.
- 南無日蓮聖人나무 니치렌 성인
- 「니치렌 성인께 귀명한다」는 뜻. 대성인의 불법에서 보면 「나무」는 인본존 · 법본존에 귀의하는 말이므로, 「나무 석존」이 아니라 「나무 니치렌 성인」이라 부른다는 데 대성인 자신의 확신이 드러나 있다.
셋째 기둥 — 염부제일의 성인
제28장에서 정리한 세 뜻 가운데 이 장은 셋째 기둥을 연다. 이로부터 셋째로 니치렌 대성인은 염부제일의 성인이심을 밝히신다. 대성인의 불법에서 보면 염부제일의 성인이란 말법의 어본불이시며, 그 근거는 「성인지삼세사」다. 그 글은 「성인이라 함은 자세히 삼세를 아는 것을 성인이라 한다」(974쪽)로 시작하여 외도의 성인, 소승의 성인, 통교 · 별교의 성인, 법화경 적문 · 본문의 성인을 차례로 들고, 마지막에 「니치렌은 일염부제 제일의 성인이다(日蓮は一閻浮提第一の聖人なり)」(974쪽)라고 단정하신다.
「성인지삼세사」의 이 차례는 성인이라는 이름의 무게를 잘 보여 준다. 그 글에 따르면 유가의 삼황 · 오제와 삼성은 다만 현재를 알 뿐 과거와 미래를 모른다. 외도는 과거 팔만 겁 · 미래 팔만 겁을 아는 「일분의 성인」이다. 소승의 이승은 과거 · 미래의 인과를 알아 외도보다 뛰어난 성인이다. 소승의 보살은 과거 삼아승기겁, 통교의 보살은 동유진겁(動踰塵劫), 별교의 보살은 계위마다 다구지겁(多倶低劫)의 과거를 알고, 법화경 적문은 삼천진점겁, 본문은 오백진점겁의 과거와 미래 무수겁의 일을 설한다. 「자세히 과거와 미래를 아는 것이 성인의 근본」이므로, 더 깊고 먼 삼세를 아는 이가 더 큰 성인이다. 그 차례의 끝에 대성인은 「일염부제 제일의 성인」으로 스스로를 세우신다.
이 「삼세를 안다」는 것은 신통력이 아니라 사물의 법칙에 통달하는 것이다. 불변의 법칙을 바르게 꿰뚫어 볼 때 사물의 앞날을 내다볼 수 있듯이, 생명의 바른 법리를 다한 불법에 통달한 성인은 삼세를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불법에서 말하는 성인이란 삼세의 생명관 위에 서서 일체의 법문을 다하고 지혜가 광대무변하며 자비가 깊은 인격, 곧 부처를 뜻한다. 성인은 부처의 다른 이름이다. 개목초가 「부처 세존은 진실한 말씀의 사람이다. 그러므로 성인 · 대인이라 이름한다(仏世尊は実語の人なり故に聖人・大人と号す)」(191쪽)고 하신 것도 같은 뜻이다.
「이제 곧 보아라」 — 몽골 내습 앞의 예언
本文은 강렬한 예언으로 시작한다. 「이제 곧 보아라. 대몽고국이 수만 척의 병선을 띄워 일본을 친다면, 위로 한 사람부터 아래로 만민에 이르기까지 일체의 불사와 일체의 신사를 내던지고 저마다 소리를 맞추어 남묘호렌게쿄, 남묘호렌게쿄라 부르며 합장하고 살려 주소서, 니치렌 어방이여, 니치렌 어방이여 하고 부르짖지 않겠느냐」.
이 글을 쓰실 때의 상황을 생각하면 이 말씀의 무게가 드러난다. 몽골은 문영 11년(1274) 10월 이미 한 번 쳐들어왔고, 이듬해인 건치 원년(1275) 4월에는 다시 사신이 이르렀다. 막부는 서쪽의 방비를 서둘렀고, 조정과 막부는 여러 사찰과 신사에 이국 항복의 기도를 명하였다. 대성인은 바로 그 기도가 효험이 없을 것이라 보셨다. 제29장에서 「재앙의 근원을 모르는 사람들이 기도를 하면 나라가 바로 망한다」고 하신 그대로다. 그리고 그 기도가 다 효험을 잃는 때, 사람들은 결국 자신들이 미워하고 박해한 한 사람의 승려에게로 돌아오리라고 하신다.
이 예언은 선시초 제1편 「불법을 배우려면 먼저 시를 익혀라」의 제5장 글과 짝을 이룬다. 그곳에서 대성인은 국주가 간언을 쓰지 않으면 이웃 나라에 명하여 그 나라를 치게 하고, 그때 사람들은 나라를 아끼고 몸을 아끼므로 일체의 불보살에게 기도해도 효험이 없으면 「저 미워하던 한 사람의 소승을 믿어」 머리를 땅에 대고 합장하여 남묘호렌게쿄를 부르리라고 하셨다. 같은 구조가 여기서는 「니치렌 어방이여」라는 부르짖음으로 구체화된다. 本文이 말하는 것은 바른 법을 미워하던 사람들이 끝내 그 법에 의지하게 된다는 불법의 도리이며, 대성인은 그것을 몽골 내습이라는 당시의 국난 앞에서 말씀하셨다.

대만한 자는 적에게 따른다
대성인은 이 예언을 「대만한 자는 적에게 따른다」는 도리로 뒷받침하신다. 첫째 예는 인도의 대족왕이다. 불법을 파괴한 대족왕은 불교를 믿는 환일왕의 나라를 쳤으나, 은혜를 느낀 백성 수만 명이 일어나 그를 사로잡았다. 대족왕은 부끄러워 얼굴을 들지 못했고, 환일왕에게 합장하는 몸이 되었다. 둘째 예는 일본의 다이라노 무네모리다. 헤이시의 총수로서 권세를 누리던 그는 단노우라에서 패하여 사로잡혀 가마쿠라로 끌려가, 적인 미나모토 쪽 가신 가지와라 가게토키를 공경하는 처지가 되었다. 풀어 말하면, 힘도 없으면서 교만을 다하는 자는 거꾸로 적에게 따르지 않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이 도리다.
- 대족왕환일왕에게 합장
- 다이라노 무네모리가지와라를 공경
- 경훼 대만의 비구처음에는 지팡이로 불경보살을 치다가 뒤에 합장하여 허물을 뉘우침
- 제바달다석존의 몸에 피를 내었으나 임종에 「나무」라고만 부름
- 일본국의 고승「나무 니치렌 성인」이라 부르려 해도 「나무」뿐
이어 불교의 두 예가 나온다. 상불경보살품의 경훼 대만의 비구들은 처음에는 지팡이와 몽둥이를 갖추어 불경보살을 쳤으나, 뒤에는 합장하여 허물을 뉘우쳤다. 경은 이들이 보살의 신통력과 변재를 보고 모두 믿고 엎드려 따랐다고 설한다. 박해자가 귀복하는 순서는 정법의 행자를 둘러싼 오래된 법칙이다. 그러나 제바달다의 예는 다르다. 석존의 몸에 피를 낸 제바달다는 땅이 갈라져 지옥에 떨어지는 임종에 「나무」라고 불렀다. 「불」이라고까지 말했다면 지옥에 떨어지지 않았을 것을, 업이 깊어 「나무」라고만 하고 「불」이라고는 하지 못했다. 귀의하려는 마음이 끝내 대상에 이르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대성인은 이 예를 당시의 고승들에게 돌리신다. 「지금 일본국의 고승들도 나무 니치렌 성인이라 부르려 하여도 나무뿐이지 않겠느냐. 가엾고 가엾도다」. 박해의 업이 깊으면 귀의하려 해도 그 이름을 끝까지 부르지 못한다. 이 마지막 「가엾고 가엾도다」에는 꾸짖음보다 연민이 앞선다. 제30장의 「슬프도다, 한탄스럽도다」와 같은 마음이다.
「나무 니치렌 성인」 — 인법의 본존
이 장의 마지막 구절에는 특별한 무게가 있다. 「남무 니치렌 성인이라 부르려 하여도 나무뿐이지 않겠느냐, 가엾고 가엾도다(南無日蓮聖人ととなえんとすとも南無計りにてやあらんずらんふびんふびん)」는 참으로 절대의 확신에 서신 말씀이 아니겠는가. 참된 말법의 어본불이 아니라면 어찌 이처럼 단언할 수 있겠는가. 니치렌 대성인의 불법에서 보면, 대성인이야말로 삼대비법을 광선유포하시는 어본불이시다.
그 근거로 『어의구전』의 「나무란 범어다. 여기서는 귀명이라 한다. 인과 법이 있다. 인이란 석존께 귀명하는 것이요, 법이란 법화경에 귀명하는 것이다(南無とは梵語なり此には帰命と云う、人法之れ有り人とは釈尊に帰命し奉るなり法とは法華経に帰命し奉るなり)」(708쪽)를 들 수 있다. 「나무」란 인본존 · 법본존에 귀의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나무 석존」이라 하지 않고 「나무 니치렌 성인」이라 부르는 이상, 대성인의 불법에서는 법본존도 「석존의 법화경」이 아니라 남묘호렌게쿄의 본존이어야 한다.
이어 「교오전답서」의 「부처의 마음은 법화경이다. 니치렌의 혼은 남묘호렌게쿄보다 나은 것이 없다(仏の御意は法華経なり日蓮が・たましひは南無妙法蓮華経に・すぎたるはなし)」(1124쪽)와 「관심의 본존초」의 「저것은 일품이반, 이것은 다만 제목의 오자이다(彼は一品二半此れは但題目の五字なり)」(249쪽)를 보자. 석존의 법화경이 본문의 일품이반이라면, 대성인의 법은 제목의 오자다. 인(人)과 법(法)이 함께 바뀌어 있다. 대성인의 가르침에 비추어 보면, 「나무 니치렌 성인」이라는 한마디 속에 말법의 인본존과 법본존이 함께 드러나 있다.
대성인의 불법의 입장에서 「나무 니치렌 성인」을 「나무 = 인법에 대한 귀명」이라는 『어의구전』의 정의에 비추어 보면, 대성인 = 말법의 인본존, 남묘호렌게쿄 = 법본존을 드러낸 말씀이다.
「니치렌 대성인」이라는 존칭은 부처의 통호인 「혜일대성존(慧日大聖尊)」(방편품)과 같은 뜻으로 풀이되며, 대성인이 스스로 밝히신 말씀으로 「일본 제일의 대인」(289쪽), 「일염부제 제일의 성인」(974쪽), 그리고 이 장의 「나무 니치렌 성인」(287쪽)을 함께 들 수 있다.
본문
外典に曰く未萠をしるを聖人という内典に云く三世を知るを聖人という余に三度のかうみようあり一には去し文応元年太歳庚申七月十六日に立正安国論を最明寺殿に奏したてまつりし時宿谷の入道に向つて云く禅宗と念仏宗とを失い給うべしと申させ給へ此の事を御用いなきならば此の一門より事をこりて他国にせめられさせ給うべし、 二には去し文永八年九月十二日申の時に平左衛門尉に向つて云く日蓮は日本国の棟梁なり予を失なうは日本国の柱橦を倒すなり、 只今に自界反逆難とてどしうちして他国侵逼難とて此の国の人人・他国に打ち殺さるのみならず多くいけどりにせらるべし、 建長寺・寿福寺・極楽寺・大仏・長楽寺等の一切の念仏者・禅僧等が寺塔をばやきはらいて彼等が頸をゆひのはまにて切らずば日本国必ずほろぶべしと申し候了ぬ、 第三には去年文 永十一年四月八日左衛門尉に語つて云く、王地に生れたれば身をば随えられたてまつるやうなりとも心をば随えられたてまつるべからず念仏の無間獄・禅の天魔の所為なる事は疑いなし、 殊に真言宗が此の国土の大なるわざはひにては候なり大蒙古を調伏せん事・真言師には仰せ付けらるべからず若し大事を真言師・調伏するならばいよいよいそいで此の国ほろぶべしと申せしかば頼綱問うて云くいつごろよせ候べき、 予言く経文にはいつとはみへ候はねども天の御気色いかりすくなからず・きうに見へて候よも今年はすごし候はじと語りたりき、
외전에 이르기를 「아직 싹트지 않은 일을 아는 것을 성인이라 한다」, 내전에 이르기를 「삼세를 아는 것을 성인이라 한다」. 나에게 세 번의 고명(高名)이 있느니라. 첫째는, 지난 문응(文應) 원년 태세 경신 7월 16일에 「입정안국론」을 최명사전(最明寺殿)께 올렸을 때 야도야 입도(宿谷入道)에게 이르기를, 「선종과 염불종을 없애시라고 말씀드려 주시오. 이 일을 쓰지 않으시면 이 일문에서 일이 일어나 다른 나라에 공격당하실 것이오」라고 하였느니라. 둘째는, 지난 문영(文永) 8년 9월 12일 신시(申時)에 헤이노사에몬노조(平左衛門尉)에게 이르기를, 「니치렌은 일본국의 동량이다. 나를 잃는 것은 일본국의 기둥을 넘어뜨리는 것이다. 이제 곧 자계반역난이라 하여 동족끼리 싸우고, 타국침핍난이라 하여 이 나라 사람들이 다른 나라에 쳐 죽임을 당할 뿐 아니라 많이 사로잡히리라. 겐초사 · 주후쿠사 · 고쿠라쿠사 · 대불 · 조라쿠사 등 일체의 염불자 · 선승 등의 사탑을 불태우고 그들의 목을 유이가하마에서 베지 않으면 일본국은 반드시 망하리라」고 말하였느니라. 셋째는, 작년 문영 11년 4월 8일 사에몬노조에게 말하기를, 「왕의 땅에 태어났으니 몸은 따르게 되는 듯하여도 마음까지 따르게 될 수는 없다. 염불이 무간지옥의 업이요 선이 천마의 소행인 것은 의심이 없다. 특히 진언종이 이 국토의 큰 재앙이다. 대몽고를 조복하는 일을 진언사에게 맡겨서는 안 된다. 만약 대사를 진언사가 조복한다면 더욱 서둘러 이 나라는 망하리라」고 말하였더니, 요리쓰나가 묻기를 「언제쯤 쳐들어오겠소」. 내가 이르기를 「경문에는 언제라고 보이지 않으나, 하늘의 기색이 노여움이 적지 않고 급하게 보이니, 설마 올해를 넘기지는 않으리라」고 말하였느니라.
此の三つの大事は日蓮が申したるにはあらず只偏に釈迦如来の御神・我身に入りかわせ給いけるにや我が身ながらも悦び身にあまる法華経の一念三千と申す大事の法門はこれなり、 経に云く所謂諸法如是相と申すは何事ぞ十如是の始の相如是が第一の大事にて候へば仏は世にいでさせ給う、智人は起をしる蛇みづから蛇をしるとはこれなり、 衆流あつまりて大海となる微塵つもりて須弥山となれり、日蓮が法華経を信じ始めしは日本国には一渧・一微塵のごとし、 法華経を二人・三人・十人・百千万億人・唱え伝うるほどならば妙覚の須弥山ともなり大涅槃の大海ともなるべし仏になる道は此れよりほかに又もとむる事なかれ。
이 세 가지 대사는 니치렌이 말한 것이 아니니라. 다만 오로지 석가여래의 혼이 나의 몸에 들어와 바뀌어 계신 것인가. 나의 몸이면서도 기쁨이 몸에 넘치느니라. 법화경의 일념삼천(一念三千)이라 하는 대사의 법문이 이것이니라. 경에 이르기를 「소위제법여시상(所謂諸法如是相)」이라 한 것은 무슨 일인가. 십여시(十如是)의 처음인 상여시(相如是)가 제일의 대사이므로 부처는 세상에 나오시는 것이니라. 「지인은 기를 알고 뱀은 스스로 뱀을 안다」는 것이 이것이니라. 뭇 흐름이 모여 대해가 되고, 티끌이 쌓여 수미산이 되었느니라. 니치렌이 법화경을 믿기 시작한 것은 일본국에는 물 한 방울, 티끌 하나와 같으니라. 법화경을 두 사람 · 세 사람 · 열 사람 · 백천만억 사람이 부르며 전하게 되면 묘각(妙覺)의 수미산도 되고 대열반의 대해도 되리라. 부처가 되는 길은 이것 밖에 또 구하지 말지니라.
어구 풀이
- 未萠미맹
-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일. 맹(萠)은 맹(萌)의 속자로 「싹트다 · 일어나다 · 나타나다」의 뜻이다.
- かうみよう고명
- 「고명(高名)」. 공명 · 큰 공적. 대성인이 국가에 간하여 앞날을 밝히신 세 번의 일을 가리킨다. 흔히 「세 번의 고명」 또는 「삼도의 국주간효」라 한다.
- 最明寺殿최명사전
- (1227~1263) 호조 도키요리(北條時賴). 최명사에서 출가하여 법명을 도스(道崇)라 했기에 최명사전 · 최명사 입도라 불린다. 가마쿠라 막부 제5대 집권. 송나라 승려 도류(란케이 도류)에게 선을 받아 겐초사를 세웠다. 출가 전날 집권직을 시게토키의 아들 나가토키에게 맡기고 야마노우치에 최명사를 지어 머물렀으나 여전히 막정에 관여했다. 대성인은 문응 원년(1260) 7월 16일 야도야 입도를 통해 「입정안국론」을 올리셨다. 도키요리는 반성하지 않았고, 홍장 원년(1261) 5월 12일 대성인은 나가토키에 의해 이즈로 유배되었다. 홍장 3년 사면되었는데, 「성인어난사」의 「고 최명사전이 니치렌을 용서한 것과 이 분이 용서한 것은, 허물이 없는 것을 사람의 참언이라 알고 용서한 것이다」라는 말씀으로 보아 도키요리의 뜻이었음을 알 수 있다.
- 宿谷の入道야도야 입도
- 생몰년 미상. 호조 득종가의 가신(미우치비토)인 무사. 「입정안국론」을 도키요리에게 전해 올린 사람이다. 야도야 사에몬 입도 · 야도야 미쓰노리 · 야도야 선문이라고도 하며, 법명은 사이신(最信). 『오처경』에 따르면 홍장 3년(1263) 11월 도키요리 임종 때 마지막 간병을 위해 출입을 허락받은 일곱 사람 가운데 하나였다. 처음에는 고쿠라쿠사 료칸에게 귀의하여 율과 염불을 믿었으나 뒤에 대성인의 가르침을 믿게 되었다고 전한다.
- 平左衛門尉헤이노사에몬노조
- (?~1293) 다이라노 요리쓰나(平賴綱). 집권 호조 도키무네 · 사다토키의 2대를 섬기며 득종가의 집사, 사무라이도코로의 소사(차관)로서 군사 · 경찰 · 정무를 장악한 막부의 실력자였다. 고쿠라쿠사 료칸 등 여러 종파의 승려와 결탁하여, 문영 8년(1271) 9월 12일 군사를 이끌고 마쓰바가야쓰의 초암을 습격하고 다쓰노구치에서 대성인의 목을 베려 했으나 이루지 못하고 사도로 유배했다. 문영 11년(1274) 4월 8일 사도에서 돌아오신 대성인과 대면하여 몽골 내습의 시기를 물었다. 홍안 2년(1279)에는 가마쿠라로 끌려온 아쓰하라의 농민 신도들을 고문하고 세 사람을 베었다. 홍안 7년 사다토키가 집권이 되자 내관령이 되었고, 이듬해 아다치 야스모리를 멸하여(시모쓰키 소동) 권력을 독점했으나, 영인 원년(1293) 4월 맏아들 무네쓰나의 고발로 사다토키에게 둘째 아들 스케무네와 함께 멸망당했고, 무네쓰나도 사도로 유배되었다.
- 建長寺겐초사
- 가마쿠라의 임제종 사찰로 가마쿠라 오산의 첫째. 건장 원년(1249) 호조 도키요리가 발원하여 송나라 승려 란케이 도류를 개산으로 건장 5년(1253)에 완성했다. 불전에 장륙의 지장보살을 본존으로 모셨다. 도류가 죽은 뒤 송나라 승려 무가쿠 소겐도 와서 머물렀다.
- 寿福寺주후쿠사
- 가마쿠라의 임제종 사찰. 미나모토노 요리토모가 죽은 이듬해인 정치 2년(1200) 호조 마사코의 발원으로 세워졌다. 개산은 에이사이(榮西). 초기 선종의 발전에 중요한 자리를 차지했다.
- 極楽寺고쿠라쿠사
- 가마쿠라의 진언율종 사찰. 정원 원년(1259) 무렵 호조 시게토키가 지금 자리로 옮겼고, 문영 4년(1267) 시게토키의 아들 나가토키가 료칸보 닌쇼(忍性)를 개산으로 맞아 사이다이사 율종의 동국 거점이 되었다. 칠당가람과 마흔아홉 지원, 병자를 돌보는 시설까지 갖춘 큰 절이었다. 문영 12년(1275) 3월 23일 불탔는데, 「왕사성사」는 「료카보(兩火房)라는 방법의 성인이 …… 한 불은 몸에 머물러 고쿠라쿠사가 불타 지옥사가 되었고, 또 한 불은 가마쿠라에 놓여 어소가 불탔다」고 하신다.
- 大仏대불
- 가마쿠라의 정토종 사찰 고토쿠인(高德院)의 대불전. 가정 4년(1238)에 조영이 시작되었다. 지금은 건물이 없어지고 대불만 노천에 있다.
- 長楽寺조라쿠사
- 가마쿠라에 있던 정토종 사찰. 개산은 법연의 손제자 지쿄(智慶). 대성인 당시 가마쿠라 염불 세력의 큰 거점이었다. 지금은 폐사되었다.
- ゆひのはま유이가하마
- 가마쿠라 남쪽의 해변. 당시 형장으로도 쓰였다.
- 頼綱요리쓰나
- 헤이노사에몬노조 다이라노 요리쓰나.
- 釈迦如来の御神석가여래의 혼
- 「신(神)」은 혼 · 마음. 세 번의 고명이 대성인 개인의 생각이 아니라 부처의 마음이 몸에 들어와 하신 일이라는 뜻이다.
- 一念三千일념삼천
- 천태대사가 『마하지관』에서 세운 법문. 한 순간의 생명(일념)에 십계 · 십계호구 · 십여시 · 삼세간이 갖추어져 삼천의 제법이 된다는 것. 대성인은 이를 법화경의 극리로 보시고, 말법에 남묘호렌게쿄로 실천하는 「사(事)의 일념삼천」을 세우셨다.
- 所謂諸法如是相소위제법여시상
- 방편품 제2의 「이른바 제법의 이와 같은 상(相), 이와 같은 성(性) …… 이와 같은 본말구경등(本末究竟等)」. 십여시의 첫머리다.
- 妙覚の須弥山・大涅槃の大海묘각의 수미산 · 대열반의 대해
- 묘각은 보살 오십이위의 마지막인 부처의 깨달음. 대열반은 부처의 완전한 깨달음의 경지. 한 방울 · 티끌 하나의 신심이 모여 부처의 경지를 이룬다는 비유다.
외전의 성인과 내전의 성인
이 장은 대성인이 일염부제 제일의 성인이심을 널리 푸는 장이다. 제31장이 몽골 내습 앞의 예언으로 성인의 자리를 보였다면, 이 장은 그 근거를 대성인이 실제로 하신 세 번의 간효와 그 결과로 낱낱이 보인다. 성인이란 삼세를 아는 이, 장차 일어날 일을 알고 그에 대한 대책을 지닌 이라는 것은 앞 장들에서 본 그대로다.
本文의 첫 구절은 두 가지 정의를 나란히 놓는다. 외전에서는 「아직 싹트지 않은 일을 아는 것을 성인이라 한다」, 내전에서는 「삼세를 아는 것을 성인이라 한다」. 외전의 성인은 현재의 기미에서 미래를 읽는 사람이다. 제29장의 신유 · 백양이 그러했다. 내전의 성인은 과거 · 현재 · 미래를 꿰뚫는 인과를 아는 사람이다. 「성인지삼세사」는 이 내전의 성인을 다시 외도 · 소승 · 대승 · 적문 · 본문의 차례로 견주었다. 대성인은 이 두 정의를 모두 만족시키는 사실로 「세 번의 고명」을 드신다.
이 고명을 이해하는 실마리는 「종종어진무어서」의 글이다. 「지난 문영 5년 윤정월 18일, 서융 대몽고국이 일본국을 습격하겠다는 첩장을 건넸다. 니치렌이 지난 문응 원년 경신에 감한 「입정안국론」이 이제 조금도 어긋나지 않고 부합하였다. 이 글은 백낙천의 악부보다도 뛰어나고 부처의 미래기에도 뒤지지 않는다. 말대의 불가사의가 무엇이 이보다 더하겠는가. 현왕 · 성주의 시대라면 일본 제일의 권상(勸賞)에도 행해지고 살아 있는 몸으로 대사호도 있었을 것이다」(909쪽). 여기서 「부처의 미래기」란 선시초가 자세히 논해 온 정 · 상 · 말 삼시에 걸친 예언이며, 대성인은 「입정안국론」을 그 「부처의 미래기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하신 것이다. 「입정안국론오서」의 「이 글은 징험이 있는 글이다(此の書は徴有る文なり)」(33쪽)도 같은 뜻이다.
세 번의 고명
첫째 고명은 문응 원년(1260) 7월 16일이다. 대성인은 「입정안국론」을 최명사전, 곧 전 집권 호조 도키요리에게 올리셨다. 그때 중개한 야도야 입도에게 「선종과 염불종을 없애시라고 말씀드려 주시오. 이 일을 쓰지 않으시면 이 일문에서 일이 일어나 다른 나라에 공격당하실 것이오」라고 하셨다. 「이 일문」이란 호조 일문이다. 이 예언에는 이미 자계반역(일문 안의 내란)과 타국침핍(다른 나라의 공격)이 함께 들어 있다. 「입정안국론」은 『약사경』의 칠난 가운데 아직 일어나지 않은 두 난, 곧 자계반역난과 타국침핍난이 반드시 일어나리라고 경고한 글이었다.
둘째 고명은 문영 8년(1271) 9월 12일 신시(오후 4시 무렵)다. 이날 헤이노사에몬노조 요리쓰나가 군사를 이끌고 마쓰바가야쓰의 초암을 덮쳐 대성인을 체포하였다. 대성인은 요리쓰나를 향해 「니치렌은 일본국의 동량이다. 나를 잃는 것은 일본국의 기둥을 넘어뜨리는 것이다」라고 하시고, 이제 곧 자계반역난으로 동족끼리 싸우고 타국침핍난으로 이 나라 사람들이 다른 나라에 쳐 죽임을 당하고 사로잡히리라고 경고하셨다. 그리고 겐초사 · 주후쿠사 · 고쿠라쿠사 · 대불 · 조라쿠사 등 염불자 · 선승의 사탑을 불태우고 그들의 목을 유이가하마에서 베지 않으면 일본국은 반드시 망하리라고 하셨다. 그날 밤 대성인은 다쓰노구치의 형장으로 끌려가셨다. 이것이 제33장에서 다시 묻는 「둘째」의 고명이다.
셋째 고명은 문영 11년(1274) 4월 8일이다. 사도 유배에서 풀려 가마쿠라로 돌아오신 대성인을 요리쓰나가 불러 대면하였다. 대성인은 「왕의 땅에 태어났으니 몸은 따르게 되는 듯하여도 마음까지 따르게 될 수는 없다」고 먼저 신앙의 자유를 밝히시고, 염불은 무간지옥의 업, 선은 천마의 소행이며, 「특히 진언종이 이 국토의 큰 재앙」이라고 하셨다. 대몽고의 조복을 진언사에게 맡기면 더욱 서둘러 나라가 망하리라. 요리쓰나가 「언제쯤 쳐들어오겠소」라고 묻자, 대성인은 「경문에는 언제라고 보이지 않으나 하늘의 기색이 노여움이 적지 않고 급하게 보이니, 설마 올해를 넘기지는 않으리라」고 답하셨다. 간효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대성인은 그해 5월 가마쿠라를 떠나 미노부로 들어가셨고, 그해 10월 몽골과 고려의 군대가 쓰시마 · 이키를 거쳐 하카타만에 쳐들어왔다.
- 정가 원년(1257) 8월 23일가마쿠라 대지진
- 문응 원년(1260) 7월 16일첫째 고명: 「입정안국론」을 최명사전(호조 도키요리)에게 올림 · 야도야 입도에게 「이 일문에서 일이 일어나 다른 나라에 공격당하실 것」
- 문영 원년(1264) 7월대혜성
- 문영 5년(1268) 윤정월몽골의 국서 도착
- 문영 8년(1271) 9월 12일둘째 고명: 헤이노사에몬노조에게 「니치렌은 일본국의 동량」 · 자계반역난 · 타국침핍난을 경고(같은 밤 다쓰노구치 법난, 이어 사도 유배)
- 문영 9년(1272) 2월 11일 · 15일이월소동 = 자계반역난의 실현(가마쿠라의 나고에 일족 토벌, 교토 로쿠하라에서 호조 도키스케 토벌)
- 문영 11년(1274) 4월 8일셋째 고명: 사에몬노조에게 「특히 진언종이 이 국토의 큰 재앙」 · 「설마 올해를 넘기지는 않으리라」
- 문영 11년(1274) 10월몽골 · 고려군 내습(문영의 역) = 타국침핍난의 실현
- 건치 원년(1275)선시초 저술
- 홍안 4년(1281) 윤7월몽골 재내습(홍안의 역)
몽골의 첫 국서는 문영 5년(1268) 윤정월 다자이후를 거쳐 가마쿠라에 이르렀다. 문영의 역은 문영 11년(1274) 10월, 홍안의 역은 홍안 4년(1281) 5월에 시작되어 윤7월 초 큰 폭풍으로 끝났다. 홍안의 역을 「홍안 4년 7월」이라 적는 자료도 있다.
자계반역난의 예언과 이월소동
자계반역난의 예언은 호조 일문의 내부 싸움이라는 역사 속에서 짚어 볼 수 있다. 호조 일문에는 이런 동족끼리의 싸움이 많았다. 「사도어서」는 「호지(寶治)의 합전이 벌써 이십육 년, 올해 2월 11일 · 17일에 또 합전이 있었다(宝治の合戦すでに二十六年今年二月十一日十七日又合戦あり)」고 하신다. 여기서 「올해」는 문영 9년(1272)이다. 「니치묘성인어서」도 「당세는 세상이 어지러워 작년부터 모반하는 자가 나라에 가득하여, 올해 2월 11일 합전, 그로부터 지금 5월 말까지 아직 세상이 안온하지 않다(当世は世乱れ去年より謀叛の者・国に充満し今年二月十一日合戦、其れより今五月のすゑ・いまだ世間安穏ならず)」(1217쪽)고 하신다.
「호지의 합전」은 대성인 26세 때인 호지 원년(1247) 6월, 집권 호조 도키요리가 미우라 야스무라 일족을 멸한 싸움이다. 미우라 일족은 호조 씨와 혼인 관계를 맺어 세력이 컸고, 아다치 가게모리가 그 세력을 두려워해 공격하였으며 도키요리도 미우라를 치게 하여 일족이 모두 멸망하였다. 「형제초」에서 「와카사노카미의 아들이 되어」(1084쪽)라고 하신 대목은 이 일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이어 일어난 것이 문영 9년(1272) 2월의 합전, 곧 이월소동이다. 이것은 대성인을 사도에 유배한 바로 이듬해에 갑자기 일어난 내란이다. 호조 도키요리는 맏아들 도키스케를 두고 둘째 도키무네에게 가독을 물려주었는데, 전하는 바에 따르면 교토의 로쿠하라 남방에 있던 도키스케가 도키무네를 치려 꾀하였고, 일이 드러나 2월 11일 가마쿠라에서 일당이 죽임을 당했고, 15일에는 급사가 교토에 이르러 로쿠하라 북방의 호조 요시무네가 남방의 도키스케를 쳐 멸하였다. 둘째 고명에서 「이제 곧 동족끼리 싸우리라」고 하신 지 다섯 달 만의 일이었다.
이월소동 때 가마쿠라에서는 나고에 도키아키라 · 노리토키 형제가 토벌되었고, 교토에서는 2월 15일 로쿠하라 남방 호조 도키스케가 토벌되었다. 날짜는 「사도어서」가 「11일 · 17일」로 적고, 「11일 · 15일」로 적는 자료도 있다.
그 뒤의 일도 덧붙여 둔다. 「성인어난사」에 「헤이 등도 조 등도(平等も城等も)」(1190쪽)라는 말씀이 있는데, 이 「헤이(平)」와 「조(城)」의 두 집안이 대성인 당시 가장 강대한 권력자였다. 호지의 합전에서 미우라를 친 아다치 가게모리는 아키타노조노스케(秋田城介)라는 관위를 받았고, 그 일족이 대대로 이 관위를 세습하였기에 「조 등」이라 한다. 아다치 일족은 호조 씨와 거듭 혼인 관계를 맺어 강대해졌고, 「헤이 등」인 헤이노사에몬노조와 권세를 다투었다. 홍안 8년(1285) 11월 17일, 요리쓰나는 집권 사다토키에게 아다치 일족이 반역을 꾀한다고 하여 이를 쳐 일족을 모두 죽였다(시모쓰키 소동). 「헤이 등」의 헤이노사에몬노조는 집권의 집사이자 사무라이도코로의 소사라는 권력의 자리에서 경쟁자를 모두 없애고 홀로 강대해졌다. 대성인의 일생을 통해 박해를 가한 사람도, 둘째 · 셋째 고명에서 간하신 상대도 바로 그였다.
「목을 유이가하마에서 베라」의 뜻
둘째 고명의 「그들의 목을 유이가하마에서 베지 않으면 일본국은 반드시 망하리라」는 말씀은 오해를 낳기 쉽다. 그 경문의 근거는 『열반경』에 있다. 석존이 과거에 선예(仙豫)라는 대왕으로 태어났을 때, 바라문이 대승을 비방하는 것을 듣고 그 목숨을 끊었으며, 이 인연으로 그 뒤 지옥에 떨어지지 않았다. 또 유덕왕(有德王) 시대에 각덕비구라는 정법의 행자가 있었는데, 많은 파계 비구가 그를 해치려 하자 유덕왕이 호법을 위해 악비구와 싸워 온몸에 상처를 입고 죽어 아촉불의 나라에 태어나 그 부처의 제일 제자가 되었다.
그런데 「입정안국론」에는 「석가 이전의 불교는 그 죄를 베었으나, 능인(能仁) 이후의 경설은 곧 그 보시를 멈춘다(釈迦の以前仏教は其の罪を斬ると雖も能忍の以後経説は則ち其の施を止む)」는 글이 있다. 석가 이전에는 방법자를 베었으나 석가 이후에는 그 보시를 멈추는 것이니, 선시초처럼 유이가하마에서 목을 베라는 것은 모순이 아닌가. 니치칸 상인은 이렇게 답한다. 보시를 멈추라는 것은 위인실단(爲人悉檀)에 맞춘 것이고, 목을 베라는 것은 대치실단(對治悉檀)에 맞춘 것이다. 본래 경문에 두 뜻이 있으므로 각각 한 뜻에 의거한 것이다.
다시 「지부보답서」의 「또 법화경의 적이 되는 사람을 부모라도 죽이면 대죄가 도리어 대선근이 된다(又法華経のかたきとなる人をば父母なれども殺しぬれば大罪還つて大善根となり候)」(1426쪽)라는 말씀이 있는데, 이런 글을 보고 사람을 죽여도 된다고 가르치는 것처럼 성급히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이 글들은 「사람을 죽여라, 부모를 죽여라」라는 것이 아니다. 요점은 방법을 미워하고 방법을 파절하라는 뜻이다. 둘째 고명의 격렬한 말은 그만큼 그 근원을 끊지 않으면 나라가 망한다는 절박한 경고이며, 실제로 대성인과 그 문하가 무력을 쓴 일은 없다. 오히려 칼을 든 것은 대성인을 다쓰노구치로 끌고 간 쪽이었다.
셋째 고명이 특히 진언을 파한 까닭
세 번의 고명 가운데 첫째와 둘째는 모두 염불과 선을 파하였는데, 셋째는 왜 특별히 진언을 파하셨는가. 「미사와초」의 「법문의 일은 사도국에 유배되기 이전의 법문은 다만 부처의 이전(爾前)의 경이라고 생각하시오(法門の事はさどの国へながされ候いし已前の法門は・ただ仏の爾前の経とをぼしめせ)」(1489쪽)라는 말씀에 비추어, 니치칸 상인의 해석을 따르면 여기에 두 뜻이 있다. 하나는 소파(所破), 또 하나는 소현(所顯)이다.
소파의 면에서 보면, 사도 이전에는 아직 진언을 정면으로 파하지 않으셨다. 「미사와초」는 이어서 「이 나라의 국주가 나의 대를 지키려 한다면 진언사들과도 대론을 시키실 것이다. 그때 참된 대사를 말하리라. 제자들에게도 은밀히 말하면 퍼져서 그들이 알게 될 것이다. 그러면 결코 만나지 않으리라 생각하여 그대들에게도 말하지 않았다(此の国の国主我が代をも・たもつべくば真言師等にも召し合せ給はんずらむ、爾の時まことの大事をば申すべし、弟子等にもなひなひ申すならばひろうしてかれらしりなんず、さらば・よもあわじと・をもひて各各にも申さざりしなり)」(1489쪽)고 하신다. 진언은 국주에게 간할 때 정면으로 파하려고 사도 이전에는 제자들에게도 말하지 않으셨다는 것이다.
소현의 면에서 보면, 사도 이전에는 아직 세 가지 비법을 드러내지 않으셨다. 「미사와초」는 다시 「그런데 지난 문영 8년 9월 12일 밤 다쓰노구치에서 목을 베이려 한 때부터 뒤로는, 가엾게도 나를 따른 이들에게 참된 일을 말하지 않았다고 생각하여 사도국에서 제자들에게 은밀히 말하는 법문이 있다. 이것은 부처 이후 가섭 · 아난 · 용수 · 천친 · 천태 · 묘락 · 전교 · 의진 등 대논사 · 대인사는 알면서도 마음속에 감추시고 입 밖에 내지 않으셨다」(1489쪽)고 하신다. 사도 이후 오로지 진언을 파하신 것은 세 가지 비법을 드러내시기 때문이다. 법화경에 이르러 비로소 삼승을 파하여 일불승을 드러내고 적을 파하여 본을 드러내는 것과 같다. 이전경 안에서는 삼승이나 적문을 파하지 않는다. 사도 이전도 이와 같으므로 「다만 부처의 이전의 경」이라 하신 것이다. 통틀어 논하면, 이전이 미현진실(未顯眞實)이듯이 사도 이전은 미현진실이라 할 수 있다.
선시초 제4편 「정토 · 선 · 진언을 파하다」가 진언의 선무외 · 홍법 · 자각을 가장 무겁게 파한 것, 서강이 「사도 이후에는 특히 진언을 파하고, 나아가 진언으로 떨어진 천태종의 그릇됨을 파절하셨다」고 정리한 것이 모두 이 셋째 고명과 연결된다. 진언사에게 몽골 조복을 맡기는 것은 나라의 가장 큰 위기에 가장 큰 방법을 처방하는 일이었다.
대성인 멸후에 부합한 겸지미맹
정리하면, 대성인은 세 번의 국주간효로 자계반역과 타국침핍을 예언하셨고, 그 예언대로 사도 유배 뒤 백 일 남짓한 문영 9년(1272) 2월 11일 호조 도키스케를 토벌하는 내란이 일어났으며, 3년 뒤 문영 11년(1274) 10월과 다시 7년 뒤 홍안 4년(1281)에 원의 대군이 쳐들어오는 큰 전란이 되었다. 그리고 대성인 멸후에도 예언이 들어맞았음을 니치칸 상인의 「선시초 문단」에 따라 짚어 보자.
「시모야마어소식」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교주 석존보다도 중대한 행자를 법화경 제5권으로 니치렌의 머리를 치고, 열 권을 모두 끌어 흩어 짓밟은 대화(大禍)는 현당이세에 벗어나기 어려우리라(教主釈尊より大事なる行者を法華経の第五の巻を以て日蓮が頭を打ち十巻共に引き散して散散に蹋たりし大禍は現当二世にのがれがたくこそ候はんずらめ)」(363쪽). 이렇게 난폭함을 다한 헤이노사에몬노조 요리쓰나는 대성인 멸후 12년 만인 영인 원년(1293)에 일족이 모두 멸망하였다. 니치칸 상인은 이렇게 대응시킨다. 헤이노사에몬노조가 목을 베인 것은 대성인의 얼굴을 친 까닭이다. 가장 사랑하던 둘째 아들이 목을 베인 것은 대성인의 목을 베려 한 까닭이다. 맏아들이 사도로 유배된 것은 대성인을 사도로 유배한 까닭이다.
그런데 헤이노사에몬노조가 목을 베인 것은 아쓰하라 법난의 세 열사를 벤 죄가 아니냐는 의문도 생긴다. 홍안 2년(1279)의 아쓰하라 법난에서 요리쓰나는 스물 명의 농민을 붙잡아 자기 집 감옥에 가두고, 끝내 세 사람의 목을 베고 열일곱 사람을 추방하였다. 대성인은 「난조전답서」에서 「아쓰하라 사람들이 이처럼 아까움을 받으시는 것은 승평의 마사카도 · 천희의 사다토처럼 이 나라 사람들은 생각하고 있소. 이것은 오로지 법화경에 목숨을 버리기 때문이오. 결코 주군을 거스르는 사람이라고는 하늘도 보시지 않으리라」(1579쪽)고 하셨다. 닛코 상인은 본존의 협서에 「스루가국 시모카타 아쓰하라 향의 주민 진시로, 법화종이라 하여 헤이노사에몬노조 때문에 목을 베인 세 사람 가운데 하나다. 헤이노사에몬 입도가 법화종의 목을 벤 뒤 14년을 지나 모반을 꾀하였으므로 처형되어 그 자손이 흔적도 없이 멸망하였다. 덕치 3년 무신 4월 8일」이라고 적으셨다. 그렇다면 요리쓰나의 멸망은 아쓰하라 법난의 현벌이 아닌가. 니치칸 상인은 현보에 멀고 가까움이 있어서, 먼 원인은 대성인을 친 벌이고 가까운 원인은 아쓰하라 사람들을 죽인 데 있다고 답한다.
니치칸 상인은 헤이노사에몬노조 일족의 멸망(1293)을, 먼 원인은 대성인을 박해한 벌, 가까운 원인은 아쓰하라 법난의 살해라는 「현보의 원근」으로 풀이한다.
석가여래의 혼이 몸에 들어오다 — 일념삼천
本文의 둘째 단락은 세 번의 고명이 어디서 나왔는가를 밝힌다. 「이 세 가지 대사는 니치렌이 말한 것이 아니다. 다만 오로지 석가여래의 혼이 나의 몸에 들어와 바뀌어 계신 것인가. 나의 몸이면서도 기쁨이 몸에 넘친다. 법화경의 일념삼천이라 하는 대사의 법문이 이것이다」.
이 말씀은 두 가지를 동시에 말한다. 하나는 세 번의 예언이 대성인 개인의 추측이나 정치적 판단이 아니라 부처의 마음 그대로라는 것이다. 또 하나는 그것이 「일념삼천」이라는 법문의 실증이라는 것이다. 일념삼천은 한 순간의 생명에 삼천의 제법이 갖추어져 있다는 법문이다. 한 사람의 일념과 국토가 떨어져 있지 않기에, 한 나라의 사람들이 정법을 미워하는 일념은 그대로 국토의 재변으로 나타난다. 대성인이 나라의 앞날을 아신 것은 이 법문에 통달하셨기 때문이며, 그 앞날이 그대로 들어맞았다는 것은 일념삼천이 빈 이론이 아니라 실제의 법이라는 증명이 된다. 「나의 몸이면서도 기쁨이 몸에 넘친다」는 기쁨은 예언이 맞았다는 기쁨이 아니라, 법화경의 극리가 자신의 몸에서 증명되었다는 기쁨이다.
「소위제법여시상」 — 상여시가 제일의 대사
이어 대성인은 일념삼천의 출발점인 방편품의 「소위제법여시상」을 드시고, 「십여시의 처음인 상여시가 제일의 대사이므로 부처는 세상에 나오신다」고 하신다. 이 글은 풀기 어렵고 알기 어려워 예부터 해석이 많다. 니치칸 상인의 「선시초 문단」에서 그 대의를 정리해 보자. 니치칸 상인은 먼저 다섯 가지 설을 든다.
첫째 설: 여래의 출세는 중생에게 본래 갖추어진 부처의 지견을 열고 보이고 깨닫게 하고 들어가게 하기 위함이다. 여래는 중생의 불지견을 열기 위해 먼저 그 상(相)을 비추어 보고 세상에 나오시므로 상여시를 제일의 대사라 한다. 둘째 설: 십여시 가운데 첫머리의 여시상은 특히 실상(實相)의 뜻을 드러낸다. 삼천이 모두 실상이어서 상이 뚜렷하고 깊은 뜻이 분명하므로 여시상이 긴요하며, 그래서 제일의 대사라 한다. 셋째 설: 사(事)에 즉하여 진(眞)이요 당위즉묘(當位卽妙)인 것이 법화의 깊은 뜻이요 원종의 큰 법도다. 그러므로 상여시를 제일의 대사라 한다. 넷째 설: 우리 조사(대성인)는 천태가의 이구(理具)의 분제를 가려내고 일념삼천의 사사호구(事事互具)를 드러내셨으므로 상여시를 제일의 대사라 한다. 다섯째 설: 부처의 출세는 선악의 인과로 미래 작불의 기별을 주는 것인데, 이것은 모두 제법의 상의 숨고 드러남을 잘 밝게 비추어 보시는 위의 일이므로 상여시를 제일의 대사라 한다.
그리고 니치칸 상인은 자신의 정의(正義)를 밝힌다. 상이란 전상(前相)이요 서상(瑞相)이다. 그러므로 일체에 통하기는 하지만, 특히 지금 말하는 상여시란 바로 본화(本化)의 용출을 가리켜 상여시라 이름하며, 또 출세의 대사라 이름한다. 본화의 용출은 수량품의 묘법이 말법에 유포될 서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인은 기를 안다」 등의 글을 이어 들어 이 뜻을 증명하신 것이다.
- ①부처는 중생의 불지견을 열기 위해 먼저 상을 비추어 보고 출세한다
- ②첫머리의 여시상이 실상의 뜻을 드러낸다
- ③사에 즉하여 진, 당위즉묘가 법화의 깊은 뜻이다
- ④대성인은 천태의 이구를 가려 일념삼천 사사호구를 드러내셨다
- ⑤부처의 출세와 수기는 제법의 상의 숨고 드러남을 비추어 보는 데서 나온다
- 상 = 전상 · 서상
- 이곳의 상여시 = 본화의 용출
- = 수량품의 묘법이 말법에 유포될 서상
- = 「출세의 대사」
- 적문의 현실(顯實)
- 본문 수량품의 현본(顯本)
- 문저의 비법
이 정의는 「가책방법멸죄초」가 뒷받침한다. 「법화경 서품의 육서(六瑞)는 일대를 뛰어넘는 대서다. 용출품은 또 이것과는 비교도 안 되는 대서다(法華経序品の六瑞は一代超過の大瑞なり、涌出品は又此れには似るべくもなき大瑞なり)」(1129쪽). 여기서 말하는 대서가 곧 상여시다. 용출품에 「무량천만억의 보살마하살이 있어 동시에 솟아 나왔다」고 하고, 「미륵 내지 이 일을 여쭈었다」고 할 때의 「이 일」이 제일의 대사다.
그렇다면 대성인은 왜 「제일의」 대사라 하셨는가. 제일이란 최극(最極)의 뜻이다. 출세의 대사를 넓게 논하면 세 뜻이 있다. 첫째는 적문의 현실(顯實)을 대사로 삼는 것, 둘째는 본문 수량품의 현본(顯本)을 출세의 대사로 삼는 것, 셋째는 문저의 비법을 출세의 대사로 삼는 것이다. 「삼대비법품승사」는 「법화경을 제불 출세의 일대사라고 설하신 것은 이 삼대비법을 포함한 경이기 때문이다(法華経を諸仏出世の一大事と説かせ給いて候は此の三大秘法を含めたる経にて渡らせ給えばなり)」(1023쪽)라고 하신다. 「제일의 대사」는 이 셋째, 곧 문저의 삼대비법을 가리킨다.
마지막으로 「지인은 기를 안다」의 문면과 문리를 정리해 두자. 이 글에는 겉과 속이 있다. 글 속의 뜻은 적화의 보살이 알지 못함을 말한다. 글 겉의 뜻은 오직 부처만이 능히 앎을 말한다. 상행보살 등이 대지에서 나오신 것을, 부처는 원품의 무명을 끊었으므로 지인이라 불리며, 수량품의 남묘호렌게쿄가 말법에 유포되기에 이 보살이 출현한다는 것을 부처가 아는 것이다. 제29장의 물음이 여기서 완결된다. 대지진 · 대혜성이라는 「상」을 보고 그 근원과 앞날을 아는 지혜, 용출이라는 「상」을 보고 묘법의 유포를 아는 지혜는 같은 지혜이며, 그것이 일념삼천의 「상여시」를 아는 부처의 지혜다.
니치칸 상인은 「상여시 제일의 대사」의 상을 「전상 · 서상」으로 보고, 그것을 본화 지용의 용출 = 말법 묘법 유포의 서상, 나아가 문저 삼대비법이라는 출세의 본회로 읽는다.
뭇 흐름이 모여 대해가 된다

本文의 마지막 단락은 이 장의 장엄한 논증을 한 사람 한 사람의 신앙으로 되돌린다. 「뭇 흐름이 모여 대해가 되고, 티끌이 쌓여 수미산이 되었다(衆流あつまりて大海となる微塵つもりて須弥山となれり)」. 대해는 처음부터 대해였던 것이 아니라 수많은 냇물이 모여 이루어진 것이고, 수미산도 처음부터 높았던 것이 아니라 티끌이 쌓여 이루어진 것이다. 「니치렌이 법화경을 믿기 시작한 것은 일본국에는 물 한 방울, 티끌 하나와 같다」. 세 번의 고명으로 나라의 앞날을 내다보신 대성인이 여기서는 자신의 시작을 한 방울의 물, 티끌 하나로 낮추신다.
그러나 그 한 방울이 시작이다. 「법화경을 두 사람 · 세 사람 · 열 사람 · 백천만억 사람이 부르며 전하게 되면 묘각의 수미산도 되고 대열반의 대해도 되리라」. 한 사람에서 두 사람, 세 사람, 열 사람으로 묘법을 부르며 전해 가면, 그것이 쌓여 부처의 깨달음(묘각)이라는 수미산이 되고 대열반이라는 대해가 된다. 이 말씀은 「제법실상초」의 「니치렌 한 사람이 처음에는 남묘호렌게쿄라고 불렀으나, 두 사람 · 세 사람 · 백 사람으로 차례로 불러 전한 것이다. 미래도 또한 그러하리라. 이것이 어찌 지용의 뜻이 아니겠는가(日蓮一人はじめは南無妙法蓮華経と唱へしが、二人・三人・百人と次第に唱へつたふるなり、未来も又しかるべし、是あに地涌の義に非ずや)」(1360쪽)와 같은 뜻이다.
이 비유에는 두 겹의 뜻이 있다. 하나는 광선유포의 길이다. 제28장에서 대성인은 염불이 혜심 · 영관 · 법연의 저술을 거치며 삼분의 일에서 삼분의 이로, 다시 온 나라로 퍼졌다고 하셨다. 묘법도 그와 같이 한 사람에서 시작해 차례로 퍼져 간다. 또 하나는 성불의 길이다. 묘각의 수미산 · 대열반의 대해는 한 사람의 생명에서 이루어지는 부처의 경지이기도 하다. 한 번 한 번 부르는 제목이 한 방울의 물, 티끌 하나로 쌓여 부처의 생명을 이룬다. 그래서 대성인은 「부처가 되는 길은 이것 밖에 또 구하지 말라(仏になる道は此れよりほかに又もとむる事なかれ)」고 맺으신다. 선시초 전체를 통해 시를 가리고 종파를 파하고 국난을 논하신 것이 결국 이 한 줄, 곧 남묘호렌게쿄를 불러 전하는 것밖에 성불의 길이 없다는 데로 모인다.
세 번의 고명이라는 국가적 규모의 이야기와 한 방울의 물이라는 개인의 신앙은 이 장에서 하나로 이어진다. 앞날을 아는 성인의 지혜는 일념삼천의 법에서 나왔고, 그 일념삼천의 법은 한 사람이 남묘호렌게쿄를 부르는 일념에서 실현된다. 국토의 운명과 한 사람의 성불은 같은 법의 두 면이다.
본문
問うて云く第二の文永八年九月十二日の御勘気の時はいかにとして我をそんぜば自他のいくさをこるべしとはしり給うや、 答う大集経五十に云く「若し復諸の刹利国王諸の非法を作し世尊の声聞の弟子を悩乱し若しは以て毀罵し刀杖をもて打斫し及び衣鉢種種の資具を奪い若しは他の給施に留難を作す者有らば我等彼をして自然に卒に他方の怨敵を起さしめ及び自界の国土にも亦兵起り飢疫飢饉非時の風雨闘諍言訟譏謗せしめ、 又其の王をして久しからずして復当に己れが国を亡失せしむべし」等云云、夫れ諸経に諸文多しといえども此の経文は身にあたり時にのぞんで殊に尊くをぼうるゆへにこれをせんじいだす、 此の経文に我等とは梵王と帝釈と第六天の魔王と日月と四天等の三界の一切の天竜等なり、此等の上主・仏前に詣して誓つて云く仏の滅後・正法・像法・末代の中に正法を行ぜん者を邪法の比丘等が国主にうつたへば王に近きもの王に心よせなる者・我がたつとしとをもう者のいうことなれば理不尽に是非を糾さず・彼の智人をさんざんとはぢにをよばせなんどせば、 其の故ともなく其の国ににわかに大兵乱・出現し後には他国にせめらるべし其の国主もうせ其の国もほろびなんずととかれて候、 いたひとかゆきとはこれなり、
묻노니, 둘째인 문영 8년 9월 12일 어감기(御勘氣) 때에는 어찌하여 「나를 해치면 자계 · 타국의 싸움이 일어나리라」는 것을 아셨는가. 답하노니, 『대집경』 제50에 이르기를 「만약 또 여러 찰리(刹利) 국왕이 여러 비법을 행하여, 세존의 성문 제자를 괴롭혀 어지럽히고, 혹은 헐뜯고 욕하며 칼과 몽둥이로 치고 베며, 가사와 바리때와 갖가지 자구를 빼앗고, 혹은 다른 이의 보시에 방해를 하는 자가 있으면, 우리들은 그로 하여금 저절로 갑자기 타방의 원적을 일으키게 하고, 자계의 국토에도 또한 병란이 일어나며, 역병 · 기근 · 때 아닌 비바람 · 투쟁 · 언송 · 비방이 있게 하고, 또 그 왕으로 하여금 오래지 않아 마땅히 자기 나라를 잃게 하리라」 운운. 무릇 여러 경에 여러 글이 많으나, 이 경문은 몸에 들어맞고 때에 임하여 특히 존귀하게 여겨지므로 이것을 가려 뽑았느니라. 이 경문에서 「우리들」이란 범왕과 제석과 제육천의 마왕과 일월과 사천 등 삼계의 일체 천룡 등이니라. 이들 윗자리의 주인들이 부처님 앞에 나아가 맹세하기를, 부처의 멸후 정법 · 상법 · 말대 가운데 정법을 행하는 자를 사법(邪法)의 비구들이 국주에게 호소하면, 왕에게 가까운 자, 왕에게 마음을 기울이는 자, 자기가 존귀하다고 여기는 자의 말이므로 이치에 닿지 않게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저 지인을 심하게 욕보이거나 하면, 까닭도 없이 그 나라에 갑자기 큰 병란이 나타나고 뒤에는 다른 나라에 공격당하리라. 그 국주도 죽고 그 나라도 망하리라고 설하셨느니라. 「아프고 가렵다」는 것이 이것이니라.
予が身には今生にはさせる失なし但国をたすけんがため生国の恩をほうぜんと申せしを御用いなからんこそ本意にあらざるに、 あまさへ召し出して法華経の第五の巻を懐中せるをとりいだしてさんざんとさいなみ、結句はこうぢをわたしなんどせしかば申したりしなり、 日月天に処し給いながら日蓮が大難にあうを今度かわらせ給はずば一つには日蓮が法華経の行者ならざるか忽に邪見をあらたむべし、 若し日蓮・法華経の行者ならば忽に国にしるしを見せ給へ若ししからずば今の日月等は釈迦・多宝・十方の仏をたぶらかし奉る大妄語の人なり、 提婆が虚誑罪・倶伽利が大妄語にも百千万億倍すぎさせ給へる大妄語の天なりと声をあげて申せしかば忽に出来せる自界反逆難なり、 されば国土いたくみだれば我身はいうにかひなき凡夫なれども御経を持ちまいらせ候分斉は当世には日本第一の大人なりと申すなり。
나의 몸에는 이생에 이렇다 할 허물이 없느니라. 다만 나라를 돕기 위해, 태어난 나라의 은혜를 갚고자 말씀드린 것을 쓰지 않으신 것만도 본의가 아닌데, 더욱이 불러내어 법화경 제5권을 품속에 지닌 것을 꺼내어 마구 치고, 끝내는 거리를 끌고 다니거나 하였으므로 이렇게 말하였느니라. 「일월이 하늘에 계시면서 니치렌이 대난을 만나는 것을 이번에 대신하지 않으신다면, 첫째로 니치렌이 법화경의 행자가 아닌 것인가. 그렇다면 곧 사견을 고쳐야 하리라. 만약 니치렌이 법화경의 행자라면 곧 나라에 징표를 보이소서. 만약 그렇지 않다면 지금의 일월 등은 석가 · 다보 · 시방의 부처를 속이는 대망어의 사람이다. 제바의 허광죄, 구가리의 대망어보다도 백천만억 배 넘는 대망어의 하늘이다」 하고 소리를 높여 말하였더니, 곧 일어난 것이 자계반역난이니라. 그러므로 국토가 몹시 어지러우니, 나의 몸은 말할 나위 없는 범부이지만 경을 지닌 분제(分齊)로는 당세에는 일본 제일의 대인이라고 말하는 것이니라.
어구 풀이
- 御勘気어감기
- 주군 · 권력자의 견책. 여기서는 문영 8년(1271) 9월 12일 체포와 다쓰노구치 법난, 이어진 사도 유배를 가리킨다.
- 大集経五十『대집경』 제50
- 『대방등대집경』 60권 가운데 권50(월장분). 대성인이 「입정안국론」 이래 국난의 근거로 자주 인용하신 경으로, 오오백세의 예언(「투쟁견고 · 백법은몰」)도 이 경에서 나온다.
- 刹利国王찰리 국왕
- 자세히는 찰제리(刹帝利). 인도 사성 가운데 둘째인 왕족 · 무사 계급 크샤트리야(kṣatriya)다. 곧 나라를 다스리는 왕을 말한다.
- 声聞の弟子성문의 제자
- 부처의 가르침을 듣고 행하는 출가 제자. 여기서는 정법을 행하는 사람의 뜻이며, 대성인은 이를 「정법을 행하는 자」 · 「지인」으로 풀이하신다.
- 第六天の魔王제육천의 마왕
- 욕계의 맨 위 타화자재천의 주인. 불도 수행을 방해하는 천마이지만, 법화경 회좌에서는 범천 · 제석과 함께 행자를 수호하겠다고 맹세한 「삼계의 일체 천룡」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 いたひとかゆき아프고 가렵다
- 긁으면 아프고 긁지 않으면 가렵다는 비유. 대성인의 예언이 들어맞으면 일본국이 망하려 하고, 들어맞지 않으면 대성인이 법화경 행자이자 말법의 어본불이심을 드러낼 수 없다.
- 法華経の第五の巻법화경 제5권
- 안락행품 · 종지용출품 · 여래수량품 · 분별공덕품을 담은 권. 그 앞의 권지품(제4권 끝)과 함께 말법의 난을 설한 권이다. 문영 8년 9월 12일 체포 때 헤이노사에몬노조의 낭종 쇼보(少輔房)가 대성인의 품에서 이 권을 꺼내 대성인의 얼굴을 쳤다고 「종종어진무어서」는 전한다.
- こうぢをわたし거리를 끌고 다니다
- 죄인처럼 가마쿠라의 큰길을 끌고 다니며 욕보인 일.
- 提婆が虚誑罪제바의 허광죄
- 제바달다가 부처를 속이고 해친 거짓의 죄.
- 倶伽利구가리
- 범어 코카리카의 음사. 구가리(瞿伽利) · 구가리(仇伽離)라고도 쓰며 악시자(惡時者) · 우수(牛守)라 번역한다. 석가족 출신으로 제바달다의 제자. 『대지도론』 권13에 따르면, 늘 사리불 · 목련의 허물을 찾던 구가리는, 두 사람이 비를 만나 도공의 집에 묵을 때 어둠 속이라 먼저 비를 피하던 여인이 있는 줄 모르고 지낸 일을 두고, 아침에 여인이 빨래하는 것을 증거로 삼아 세 사람이 부정한 행위를 했다고 비방했다. 범천이 그렇지 않음을 깨우치고 석존도 세 번 꾸짖었으나 받아들이지 않았고, 뒤에 온몸에 악창이 나서 울부짖으며 죽어 지옥에 떨어졌다.
- 御経を持ちまいらせ候分斉경을 지닌 분제
- 「분제」는 분한 · 정도. 범부의 몸이지만 법화경을 지닌 그 자리에서 보면, 이라는 뜻이다.
- 日本第一の大人일본 제일의 대인
- 대인은 대성인과 같은 뜻으로 부처의 다른 이름이다. 개목초 상권의 「부처 세존은 진실한 말씀의 사람이다. 그러므로 성인 · 대인이라 이름한다 …… 이 사람들보다 뛰어나 제일이므로 세존을 대인이라 한다」(191쪽)를 근거로, 대성인의 가르침에 비추어 보면 이 말씀은 말법의 어본불이심을 선언하신 것이다.
둘째 고명을 다시 묻다
이 장은 감문(勘文)하여 일본 제일의 대인임을 드러내는 장이다. 제32장에서 세 번의 고명을 드신 뒤, 질문자는 그 가운데 둘째, 곧 문영 8년(1271) 9월 12일의 일을 다시 묻는다. 그때 대성인은 요리쓰나에게 「니치렌은 일본국의 동량이다. 나를 잃는 것은 일본국의 기둥을 넘어뜨리는 것이다」라고 하시며, 대성인을 해치면 자계반역난과 타국침핍난이 일어나리라고 하셨다. 대성인 한 사람을 해치는 일과 나라 안팎의 전란이 어떻게 이어지는가. 무엇을 근거로 그것을 아셨는가.
대성인은 『대집경』 권50의 경문으로 답하신다. 국왕이 비법을 행하여 부처의 성문 제자를 괴롭히고, 헐뜯고 욕하고, 칼과 몽둥이로 치고, 가사와 바리때와 자구를 빼앗고, 그에게 보시하는 이를 방해하면, 「우리들」은 저절로 타방의 원적을 일으키고 자계의 국토에도 병란을 일으키며, 역병 · 기근 · 때 아닌 비바람 · 투쟁 · 언송 · 비방이 있게 하고, 그 왕으로 하여금 오래지 않아 나라를 잃게 하리라. 대성인은 「여러 경에 여러 글이 많으나 이 경문은 몸에 들어맞고 때에 임하여 특히 존귀하게 여겨지므로 이것을 가려 뽑았다」고 하신다. 이 경문은 대성인이 겪으신 일 — 비방당하고, 칼에 맞을 뻔하고, 초암과 경전을 빼앗기고, 문하에 보시하는 이들이 박해받은 일 — 을 하나하나 그대로 그리고 있다.
이 경문의 「우리들」은 누구인가. 대성인은 범왕 · 제석 · 제육천의 마왕 · 일월 · 사천 등 삼계의 일체 천룡이라고 하신다. 이들 윗자리의 주인들이 부처 앞에서 맹세한 내용을 대성인은 자신의 상황에 맞추어 풀어내신다. 부처의 멸후 정법 · 상법 · 말대 가운데 정법을 행하는 자를 사법의 비구들이 국주에게 호소하면, 국주 가까이 있는 자, 국주에게 마음을 기울인 자, 자기가 존귀하다고 여겨 귀의하던 승려의 말이므로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지인을 욕보인다. 그러면 그 나라에 큰 병란이 일어나고 뒤에는 다른 나라에 공격당하며, 국주도 죽고 나라도 망한다. 이 풀이에서 「성문 제자」는 「정법을 행하는 자」로, 다시 「지인」으로 바뀌어 있다. 제29 · 30장의 「지인」과 이 장이 이어지는 자리다.
「아프고 가렵다」
이 경문을 드신 뒤 대성인은 「아프고 가렵다는 것이 이것이다」라고 한마디 덧붙이신다. 이것은 「긁으면 아프고, 긁지 않으면 가렵다」는 비유다. 대성인의 예언이 부합하면 일본 나라가 망하게 되고, 부합하지 않으면 대성인이 법화경 행자이며 말법의 어본불이심이 드러나지 않은 채 끝나 버린다. 예언이 맞기를 바랄 수도 없고 틀리기를 바랄 수도 없다. 나라를 구하려고 한 간언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이상, 그 간언의 진실은 나라의 재난으로만 증명된다. 이 고통스러운 처지가 「아프고 가렵다」는 한마디에 담겨 있다.
대성인의 불법에서 보면 대성인 당시에는 대성인의 기원으로 망국의 비운을 면하였으니, 그 근거가 「종종어진무어서」의 글이다. 「이러한 니치렌을 쓰더라도 나쁘게 공경하면 나라가 망할 것이다. 하물며 수백 명에게 미움받게 하고 두 번까지 유배하였다. 이 나라가 망할 것은 의심 없으나, 잠시 금하여 나라를 도와주시라고 니치렌이 붙잡고 있었기에 지금까지는 안온하였으나, 도를 넘으면 벌이 내리는 것이다(かかる日蓮を用いぬるともあしくうやまはば国亡ぶべし、何に況や数百人ににくませ二度まで流しぬ、此の国の亡びん事疑いなかるべけれども且く禁をなして国をたすけ給へと日蓮がひかうればこそ今までは安穏にありつれども・はうに過ぐれば罰あたりぬるなり)」(919쪽). 대성인은 나라가 망하기를 바라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제천에게 「잠시 금하여 나라를 도와주소서」 하고 붙들고 계셨다. 「아프고 가렵다」는 말은 그 자비의 깊이에서 나온다.
「곧 나라에 징표를 보이소서」 — 일월에 대한 간효
本文의 둘째 단락은 대성인이 9월 12일 그 자리에서 실제로 하신 일을 전한다. 대성인 자신에게는 이생에 이렇다 할 허물이 없다. 오직 나라를 돕고 태어난 나라의 은혜를 갚기 위해 간언하셨다. 그것을 쓰지 않은 것만도 본의가 아닌데, 더욱이 불러내어 품속의 법화경 제5권을 꺼내 마구 치고, 끝내는 거리를 끌고 다녔다. 「종종어진무어서」는 이날 헤이노사에몬노조의 낭종 쇼보가 대성인의 품에서 법화경 제5권을 빼앗아 대성인의 얼굴을 세 번 쳤다고 전한다. 제32장의 「시모야마어소식」의 글, 곧 「교주 석존보다도 중대한 행자를 법화경 제5권으로 니치렌의 머리를 치고」가 바로 이 일이다.
이때 대성인은 하늘의 일월을 향해 소리를 높이셨다. 일월이 하늘에 계시면서 니치렌이 대난을 만나는 것을 대신하지 않으신다면, 첫째로 니치렌이 법화경 행자가 아닌 것인가. 그렇다면 곧 사견을 고치겠다. 만약 니치렌이 법화경 행자라면 「곧 나라에 징표를 보이소서」. 만약 그렇지 않다면 지금의 일월은 석가 · 다보 · 시방의 부처를 속이는 대망어의 사람이요, 제바의 허광죄, 구가리의 대망어보다도 백천만억 배 넘는 대망어의 하늘이다.
이 간효는 법화경 회좌의 맹세에 근거한다. 일월을 비롯한 제천은 법화경의 회좌에서 석가 · 다보 · 시방의 제불 앞에 법화경 행자를 수호하겠다고 맹세하였다. 그렇다면 행자가 대난을 당할 때 제천이 움직이지 않는 것은 그 맹세를 어기는 일이며, 그 맹세를 증명한 부처들을 속이는 일이 된다. 대성인은 제천을 꾸짖으심으로써, 자신이 경문대로의 행자임을 하늘 앞에 내걸으셨다. 그리고 本文은 담담하게 맺는다. 「소리를 높여 말하였더니, 곧 일어난 것이 자계반역난이다」. 이 간효로부터 다섯 달 뒤인 문영 9년(1272) 2월, 이월소동이 일어났다.
「곧 나라에 징표를 보이소서」의 「징표(しるし)」를 本文은 「곧 일어난 것이 자계반역난」이라 하여 문영 9년(1272) 2월의 이월소동으로 맺는다. 이어 문영 11년(1274) 10월의 몽골 내습으로 타국침핍난도 현실이 되었다.
당세에는 일본 제일의 대인
이 장은 「그러므로 국토가 몹시 어지러우니, 나의 몸은 말할 나위 없는 범부이지만 경을 지닌 분제로는 당세에는 일본 제일의 대인이라고 말하는 것이다」로 맺는다. 국토가 어지러워졌다는 사실 — 자계반역난의 실현 — 이 대성인이 경문대로의 행자임을 증명하였다. 그러므로 범부의 몸 그대로, 경을 지닌 분제에서 「일본 제일의 대인」이다.
「대인」은 어구 풀이에 있는 대로 부처의 이름이다. 개목초 상권의 「부처 세존은 진실한 말씀의 사람이다. 그러므로 성인 · 대인이라 이름한다. 외전 · 외도 가운데의 현인 · 성인 · 천선이라 하는 것은 진실한 말씀에 붙인 이름일 것이다. 이 사람들보다 뛰어나 제일이므로 세존을 대인이라 한다(仏世尊は実語の人なり故に聖人・大人と号す、外典・外道の中の賢人・聖人・天仙なんど申すは実語につけたる名なるべし此等の人人に勝れて第一なる故に世尊をば大人とは・申すぞかし)」(191쪽)와 이 장의 「당세에는 일본 제일의 대인」을 함께 읽으면, 대성인이 스스로 어본불이라고 선언하셨음을 누가 의심하겠느냐는 것이다. 개목초는 부처를 「대인」이라 부르는 까닭을 「진실한 말씀(실어)」에 두었다. 선시초의 이 장은 대성인의 말씀이 진실이었음 — 예언이 그대로 들어맞았음 — 을 근거로 「대인」을 말씀하신다. 두 글의 논리가 정확히 맞물린다.
같은 맥락에서 선시초의 「일본 제일의 대인」, 개목초의 「이 사람들보다 뛰어나 제일이므로 세존을 대인이라 한다」 · 「부처 세존은 진실한 말씀의 사람이다. 그러므로 성인 · 대인이라 이름한다」를 함께 보면, 성인이라 하고 대인이라 하는 것이 모두 부처의 다른 이름임이 드러나 있다. 또 경문에서 석존을 「혜일대성존(慧日大聖尊)」이라 부르는 것과 견주어 보면, 니치렌 대성인의 불법에서는 대성인이 스스로를 대인 · 성인이라 부르신 것을 어본불이심을 밝힌 것으로 본다. 이런 명문이 있는데도 대성인을 「니치렌 대보살」 등으로 부르는 것은, 대성인의 불법에서 보면 이 뜻에 어긋난다.
「경을 지닌 분제」 — 범부의 몸과 대인의 자리
이 장의 마지막 구절에서 가장 깊은 것은 「나의 몸은 말할 나위 없는 범부이지만」과 「일본 제일의 대인」이 한 문장 안에 함께 있다는 점이다. 대성인은 제29장에서도 「니치렌은 범부이니 이 일을 알 수 없으나」라고 하셨다. 범부라는 자각과 대인이라는 선언은 서로를 지우지 않는다. 대인의 자리는 대성인 개인의 수행 계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경을 지닌 분제」에서 나온다. 제28장에서 든 「법이 묘하므로 사람이 귀하다」가 여기서 다시 확인된다.
이 「경을 지닌 분제」는 다시 대성인의 문하에게로 넓혀 볼 수 있다. 「경을 지닌 분제」란 우리가 본존을 지니는 것이다. 설령 몸은 가난하고 천하더라도, 본존의 광대무변한 공덕으로 위와 같은 큰 이익을 증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 제34장에서 대성인은 약왕품의 「이 경전을 수지하는 자도 또한 이와 같아서 일체중생 가운데 또한 제일이다」를 들어, 이 논리를 법화경을 지니는 모든 사람에게로 펼치신다.
「당세에는 일본 제일의 대인」을 개목초의 「세존을 대인이라 한다」와 합쳐 읽으면, 대성인의 가르침에 비추어 이 말씀은 대성인이 스스로 말법의 어본불이심을 선언하신 것이다. 그 근거는 「경을 지닌 분제」, 곧 법에 있다.
본문
問うて云く慢煩悩は七慢・九慢・八慢あり汝が大慢は仏教に明すところの大慢にも百千万億倍すぐれたり、彼の徳光論師は弥勒菩薩を礼せず・大慢婆羅門は四聖を座とせり、 大天は凡夫にして阿羅漢となのる・無垢論師が五天第一といゐし、此等は皆阿鼻に堕ちぬ無間の罪人なり汝いかでか一閻浮提第一の智人となのれる地獄に堕ちざるべしやおそろしおそろし、 答えて云く汝は七慢・九慢・八慢等をばしれりや大覚世尊は三界第一となのらせ給う一切の外道が云く只今天に罰せらるべし大地われて入りなんと、 日本国の七寺・三百余人が云く最澄法師は大天が蘇生か鉄腹が再誕か等云云、而りといえども天も罰せずかへて左右を守護し地もわれず金剛のごとし、 伝教大師は叡山を立て一切衆生の眼目となる結句七大寺は落ちて弟子となり諸国は檀那となる、されば現に勝れたるを勝れたりという事は慢ににて大功徳なりけるか、
묻노니, 만(慢)의 번뇌에는 칠만(七慢) · 구만(九慢) · 팔만(八慢)이 있느니라. 그대의 대만(大慢)은 불교에서 밝힌 대만보다도 백천만억 배나 뛰어나도다. 저 덕광논사(德光論師)는 미륵보살에게 예배하지 않았고, 대만바라문(大慢婆羅門)은 네 성인을 자리로 삼았으며, 대천(大天)은 범부이면서 아라한이라 이름하였고, 무구논사(無垢論師)는 오천축 제일이라 하였느니라. 이들은 모두 아비지옥에 떨어진 무간의 죄인이니라. 그대는 어찌 일염부제 제일의 지인이라 이름하는가. 지옥에 떨어지지 않겠는가. 두렵도다, 두렵도다. 답하노니, 그대는 칠만 · 구만 · 팔만 등을 알고 있는가. 대각세존(大覺世尊)은 삼계 제일이라 이름하셨느니라. 일체의 외도가 이르기를 「지금 곧 하늘에 벌을 받으리라. 대지가 갈라져 들어가리라」 하였느니라. 일본국의 칠사(七寺) 삼백여 명이 이르기를 「사이초 법사는 대천이 되살아난 것인가, 철복(鐵腹)이 다시 태어난 것인가」 운운. 그렇지만 하늘도 벌하지 않고 도리어 좌우에서 수호하였으며, 땅도 갈라지지 않고 금강과 같았느니라. 전교대사는 히에이산을 세워 일체중생의 눈이 되셨고, 끝내 칠대사는 굴복하여 제자가 되고 여러 나라는 단나가 되었느니라. 그러므로 실제로 뛰어난 것을 뛰어나다고 말하는 것은 만(慢)과 비슷하나 큰 공덕이었던 것이니라.
伝教大師云く「天台法華宗の諸宗に勝れたるは所依の経に拠るが故に自讃毀他ならず」等云云法華経第七に云く「衆山の中に須弥山これ第一なり此の法華経も亦復かくの如し諸経の中に於て最もこれ其の上なり」等云云、 此の経文は已説の華厳・般若・大日経等、今説の無量義経、当説の涅槃経等の五千・七千・月支・竜宮・四王天・忉利天・日月の中の一切経・尽十方界の諸経は土山・黒山・小鉄囲山・大鉄囲山のごとし日本国にわたらせ給える法華経は須弥山のごとし。
전교대사가 이르기를 「천태법화종이 여러 종보다 뛰어난 것은 의지하는 경에 근거하기 때문이니, 자찬훼타(自讚毁他)가 아니다」 운운. 법화경 제7권에 이르기를 「뭇 산 가운데 수미산이 제일인 것처럼, 이 법화경도 또한 이와 같아서 여러 경 가운데 가장 그 위이다」 운운. 이 경문은, 이미 설한 화엄 · 반야 · 대일경 등, 지금 설하는 무량의경, 앞으로 설할 열반경 등 오천 · 칠천의 경, 월지 · 용궁 · 사왕천 · 도리천 · 일월 가운데의 일체경, 시방세계를 다한 여러 경은 토산 · 흑산 · 소철위산 · 대철위산과 같고, 일본국에 건너오신 법화경은 수미산과 같다는 것이니라.
又云く「能く是の経典を受持すること有らん者も、亦復是くの如し、一切衆生の中に於て亦これ第一なり」等云云、此の経文をもつて案ずるに華厳経を持てる普賢菩薩・解脱月菩薩等・竜樹菩薩・馬鳴菩薩・法蔵大師・清涼国師・則天皇后・審祥大徳・良弁僧正・聖武天皇・深密般若経を持てる勝義生菩薩・須菩提尊者・嘉祥大師・玄奘三蔵・太宗・高宗・観勒・道昭・孝徳天皇、 真言宗の大日経を持てる金剛薩埵・竜猛菩薩・竜智菩薩・印生王・善無畏三蔵・金剛智三蔵・不空三蔵・玄宗・代宗・慧果・弘法大師・慈覚大師、 涅槃経を持てる迦葉童子菩薩・五十二類・曇無懺三蔵、光宅寺の法雲南三北七の十師等よりも末代悪世の凡夫の一戒も持たず一闡提のごとくに人には思はれたれども、 経文のごとく已今当にすぐれて法華経より外は仏になる道なしと強盛に信じて而も一分の解なからん人人は、彼等の大聖には百千万億倍のまさりなりと申す経文なり、 彼の人人は或は彼の経経に且く人を入れて法華経へうつさんがためなる人もあり、或は彼の経に著をなして法華経へ入らぬ人もあり、 或は彼の経経に留逗のみならず彼の経経を深く執するゆへに法華経を彼の経に劣るという人もあり、されば今法華経の行者は心うべし、 譬えば「一切の川流江河の諸水の中に海これ第一なるが如く法華経を持つ者も亦復是くの如し、又衆星の中に月天子最もこれ第一なるが如く法華経を持つ者も亦復是くの如し」等と御心えあるべし、 当世日本国の智人等は衆星のごとし日蓮は満月のごとし。
또 이르기를 「능히 이 경전을 수지하는 자도 또한 이와 같아서 일체중생 가운데 또한 제일이다」 운운. 이 경문으로 헤아려 보건대, 화엄경을 지닌 보현보살 · 해탈월보살 등, 용수보살 · 마명보살, 법장대사 · 청량국사, 측천황후, 심상대덕 · 양변승정 · 쇼무 천황, 심밀경 · 반야경을 지닌 승의생보살 · 수보리존자, 가상대사 · 현장삼장, 태종 · 고종, 관륵 · 도소 · 고토쿠 천황, 진언종의 대일경을 지닌 금강살타 · 용맹보살 · 용지보살 · 인생왕, 선무외삼장 · 금강지삼장 · 불공삼장, 현종 · 대종, 혜과 · 홍법대사 · 자각대사, 열반경을 지닌 가섭동자보살 · 오십이류 · 담무참삼장, 광택사의 법운 · 남삼북칠의 십사 등보다도, 말대 악세의 범부로서 계 하나도 지니지 않고 일천제(一闡提)처럼 사람들에게 여겨지더라도, 경문대로 이금당(已今當)에 뛰어나 법화경 밖에는 부처가 되는 길이 없다고 굳게 믿고, 게다가 한 푼의 이해도 없는 사람들은 저 대성(大聖)들보다 백천만억 배 뛰어나다고 하는 경문이니라. 저 사람들은 혹은 저 여러 경에 잠시 사람을 들여 법화경으로 옮기기 위한 사람도 있고, 혹은 저 경에 집착하여 법화경으로 들어가지 않는 사람도 있으며, 혹은 저 여러 경에 머물 뿐 아니라 저 여러 경을 깊이 집착하므로 법화경을 저 경보다 못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느니라. 그러므로 지금 법화경의 행자는 알아야 하느니라. 비유하면 「일체의 냇물과 강물의 여러 물 가운데 바다가 제일인 것처럼 법화경을 지니는 자도 또한 이와 같고, 또 뭇별 가운데 월천자가 가장 제일인 것처럼 법화경을 지니는 자도 또한 이와 같다」고 마음에 새겨야 하느니라. 당세 일본국의 지인들은 뭇별과 같고 니치렌은 보름달과 같으니라.
어구 풀이
- 慢煩悩만의 번뇌
- 남과 자신을 견주어 스스로를 높이는 마음. 구사 교학에서는 탐 · 진 · 치 · 의 · 견과 함께 근본 번뇌(육수면)의 하나로 꼽는다.
- 七慢칠만
- 만 · 과만 · 만과만 · 아만 · 증상만 · 비만 · 사만의 일곱. 『아비달마품류족론』 권1 등에 설한다. ① 만: 못한 이에게 내가 낫다, 같은 이에게 나와 같다고 여김 ② 과만: 같은 이에게 내가 낫다, 나은 이에게 나와 같다고 여김 ③ 만과만: 나은 이에게 내가 더 낫다고 여김 ④ 아만: 나를 믿고 우쭐함 ⑤ 증상만: 아직 얻지 못한 깨달음을 얻었다고 여김 ⑥ 비만: 훨씬 나은 이에게 조금 못할 뿐이라고 여김 ⑦ 사만: 덕이 없으면서 덕이 있다고 여김.
- 九慢구만
- 「나는 뛰어나다 · 나는 같다 · 나는 못하다」, 「나보다 뛰어난 이가 있다 · 같은 이가 있다 · 못한 이가 있다」, 「나보다 뛰어난 이가 없다 · 같은 이가 없다 · 못한 이가 없다」의 아홉 가지 교만의 유형(구만류). 『아비달마구사론』의 수면품 등이 칠만과 함께 다룬다.
- 八慢팔만
- 교만의 갈래를 여덟으로 나눈 분류. 本文은 칠만 · 구만과 나란히 들어, 불교가 교만을 이토록 세밀하게 분석해 경계한다는 뜻으로 쓰셨다.
- 徳光論師덕광논사
- 『대당서역기』 권4에 나온다. 인도의 논사로 처음 대승을 배우다 깊은 뜻을 다 알기 전에 『비바사론』을 읽고 소승으로 돌아서 수십 부의 논을 지어 대승을 파하였다. 불경에 대한 오랜 의문을 풀려고 천군(天軍) 아라한의 신통력을 빌려 도솔천에 올라 자씨(미륵)보살을 만났으나 예배하지 않았다. 천군 아라한이 그 무례를 꾸짖자 「나는 구족계를 받은 비구, 출가의 제자요, 자씨보살은 하늘의 복락을 누리지만 출가한 승려가 아니다」라고 하였다. 미륵은 그 아만을 보고 법을 들을 그릇이 아님을 알아 답하지 않았다고 한다.
- 大慢婆羅門대만바라문
- 『대당서역기』 권11에 나오는 남인도의 바라문. 외전과 역법에 통하여 국왕과 백성의 존경을 받았으나, 교만한 마음을 일으켜 외도의 세 천(대자재천 · 바수천 · 나라연천)과 석존의 상을 만들어 높은 자리의 네 다리로 삼고 그 위에 올라 자신의 덕이 네 성인보다 낫다고 설법하였다. 서인도에서 온 현애논사(賢愛論師)와의 법론에서 그 사견이 깨어졌고, 국왕이 사형에 처하려 했으나 현애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졌다. 그러나 이를 부끄러워하여 병석에 누웠고, 문병 온 현애를 욕하고 대승을 비방하자 대지가 갈라져 산 채로 지옥에 떨어졌다고 한다. 「네 성인을 자리로 삼았다」는 이 일을 말한다.
- 大天대천
- 범어 마하데바의 번역. 불멸 후 약 백 년(이백 년이라는 설도 있다) 무렵 말토라국의 상인 집안에 태어났다. 『대비바사론』 권99에 따르면 아버지 · 어머니 · 아라한을 죽이는 삼역죄를 짓고, 그 죄를 없애려 마갈타국 계원사에서 출가하였다. 말솜씨가 뛰어나 존경을 받자 스스로 아라한을 얻었다고 일컬었고, 아라한에게도 부정한 누실이 있다는 등 다섯 가지 견해(대천의 오사)를 내세워 교단의 분열을 불렀다고 한다. 「범부이면서 아라한이라 이름하였다」는 이것을 말한다.
- 無垢論師무구논사
- 범어 비말라미트라. 무구우(無垢友)의 약칭. 5~6세기 무렵의 사람. 『대당서역기』 권4에 따르면 가습미라국의 논사로 설일체유부에 속하였다. 세친의 『구사론』에 맞서 『순정리론』을 지은 중현(衆賢)의 교의를 다시 일으켜 대승의 이름을 끊고 세친의 명성을 없애겠다고 맹세하였으나, 그 맹세를 이루기 전에 미쳐 혀가 다섯 갈래로 찢어지고 뜨거운 피를 흘리며 뉘우치면서 무간지옥에 떨어졌다고 한다. 本文은 그가 「오천축 제일」이라 자칭했다고 하신다.
- 阿鼻아비
- 아비지옥, 곧 무간지옥(無間地獄). 팔대지옥 가운데 가장 고통이 극심한 곳으로, 오역죄와 정법 비방의 죄를 지은 자가 떨어진다고 한다.
- 大覚世尊대각세존
- 크게 깨달은 세상의 존귀한 분, 곧 석존.
- 七寺・三百余人칠사 · 삼백여 명
- 칠사는 나라의 칠대사(도다이사 · 고후쿠사 · 간고사 · 다이안사 · 야쿠시사 · 사이다이사 · 호류사). 전교대사가 히에이산에 대승계단을 세우려 하자 남도의 승려들이 거세게 반대한 일을 가리킨다.
- 鉄腹철복
- 교만으로 이름난 외도를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 남도의 승려들이 전교대사를 대천과 이 외도에 견주어 비방했다는 것이다.
- 叡山예산
- 히에이산(比叡山)의 줄임말. 전교대사가 연력 7년(788) 일승지관원(뒤의 엔랴쿠사)을 세운 곳.
- 自讃毀他자찬훼타
- 자기를 칭찬하고 남을 헐뜯는 것. 보살계에서 금하는 무거운 허물의 하나로 꼽힌다.
- 法華経第七법화경 제7권
- 약왕보살본사품 제23이 실린 권. 이 품은 법화경이 여러 경 가운데 제일임을 열 가지 비유(십유)로 찬탄한다. 本文의 「뭇 산 가운데 수미산」 · 「냇물과 강물 가운데 바다」 · 「뭇별 가운데 월천자」는 그 가운데 셋이다.
- 已今当이금당
- 법사품 제10의 「내가 설한 경전은 무량천만억이니, 이미 설하였고 지금 설하며 앞으로 설하리라. 그런데 그 가운데 이 법화경이 가장 믿기 어렵고 알기 어렵다」. 천태 · 묘락은 이미 설한 것(이설)을 이전의 여러 경, 지금 설하는 것(금설)을 무량의경, 앞으로 설할 것(당설)을 열반경으로 풀이했고, 本文도 이를 따른다.
- 土山・黒山・小鉄囲山・大鉄囲山토산 · 흑산 · 소철위산 · 대철위산
- 약왕품 십유의 둘째에서 수미산과 대비되는 뭇 산. 불교 우주론에서 철위산은 세계의 가장자리를 둘러싼 쇠의 산이다.
- 審祥・良弁・聖武天皇심상 · 양변 · 쇼무 천황
- 일본 화엄종의 성립에 관련된 사람들. 심상은 신라에 유학한 학승으로 천평 12년(740) 나라 곤슈사(金鐘寺)에서 처음 『화엄경』을 강설했다. 양변은 그를 청하여 강설을 열었고 뒤에 도다이사 초대 별당이 되었다. 쇼무 천황은 도다이사와 대불을 세웠다.
- 勝義生菩薩승의생보살
- 『해심밀경』에서 부처에게 삼시교판의 근거가 되는 물음을 던지는 보살. 법상종이 의지하는 경의 대표 인물이다.
- 観勒・道昭・孝徳天皇관륵 · 도소 · 고토쿠 천황
- 관륵은 스이코 10년(602) 백제에서 건너와 삼론을 전한 승려, 도소는 하쿠치 4년(653) 당에 건너가 현장에게 배우고 돌아와 법상을 전한 승려, 고토쿠 천황은 그 시대의 천황이다.
- 印生王인생왕
- 本文이 진언의 상승 가운데 든 이름. 대일경을 지닌 사람들의 하나로 열거된다.
- 五十二類오십이류
- 『열반경』 서품에서 석존의 열반에 모인 쉰두 무리의 대중.
- 曇無懺담무참
- (385~433) 중인도 출신의 역경승. 북량에서 『대반열반경』 40권(북본)을 번역했다.
- 一闡提일천제
- 범어 잇찬티카의 음사. 선근을 끊어 성불의 인연이 없다고 여겨진 사람. 여기서는 계 하나 지니지 않아 세상 사람들에게 그렇게 여겨지는 말법의 범부를 말한다.
- 月天子월천자
- 달의 신. 밤하늘에서 뭇별 가운데 가장 밝은 달을 인격화한 이름이다.
「그대의 대만은 백천만억 배」 — 힐난의 무게
제28장부터 제33장까지 대성인은 스스로를 「일본 제일의 법화경 행자」, 「염부제일의 지인」, 「일염부제 제일의 성인」, 「당세에는 일본 제일의 대인」이라 밝히셨다. 이 장의 질문자는 그 선언 전체를 한 번에 문제 삼는다. 불교는 교만을 가장 경계하는 가르침이 아닌가. 교만의 번뇌에는 칠만 · 구만 · 팔만이 있다고 할 만큼 불교는 교만을 세밀하게 분석해 왔다. 그런데 그대의 대만은 불교에서 밝힌 대만보다도 백천만억 배나 뛰어나다.
질문자는 이어서 교만 때문에 지옥에 떨어진 네 사람을 든다. 덕광논사는 소승으로 돌아선 뒤 도솔천에서 미륵보살을 만나고도 「나는 출가의 비구요, 미륵은 출가하지 않은 하늘의 존재」라며 예배하지 않았다. 대만바라문은 대자재천 · 바수천 · 나라연천과 석존의 상을 높은 자리의 네 다리로 삼고 그 위에 앉아 자신이 네 성인보다 낫다고 하였다. 대천은 삼역죄를 지은 범부이면서 아라한을 얻었다고 일컬었다. 무구논사는 세친을 넘어서겠다며 오천축 제일을 자처했다. 모두 아비지옥에 떨어진 무간의 죄인이다. 그런데 그대는 어찌 일염부제 제일의 지인이라 이름하는가. 지옥에 떨어지지 않겠는가. 「두렵도다, 두렵도다」.
- 만못한 이에게 내가 낫다, 같은 이에게 나와 같다고 여김
- 과만같은 이에게 내가 낫다, 나은 이에게 나와 같다고 여김
- 만과만나은 이에게 내가 더 낫다고 여김
- 아만나를 믿고 우쭐함
- 증상만아직 얻지 못한 깨달음을 얻었다고 여김
- 비만훨씬 나은 이에게 조금 못할 뿐이라고 여김
- 사만덕이 없으면서 덕이 있다고 여김
이 힐난은 가벼운 것이 아니다. 칠만 가운데 「과만」은 나와 같은 이에게 내가 낫다고 여기는 것이고, 「만과만」은 나보다 나은 이에게 내가 더 낫다고 여기는 것이며, 「증상만」은 아직 얻지 못한 깨달음을 얻었다고 여기는 것이다. 질문자가 보기에 일개 승려가 용수 · 천태 · 전교를 넘어 「염부제일」이라 하는 것은 이 셋을 한꺼번에 범하는 일이다. 더구나 질문자가 든 네 사람은 모두 실제로 지옥에 떨어졌다는 전승을 가진 인물이다. 교만의 과보는 이처럼 분명하다는 것이 힐난의 논리다.
대답 — 석존과 전교대사의 선례
대성인의 대답은 되묻는 데서 시작한다. 「그대는 칠만 · 구만 · 팔만 등을 알고 있는가」. 교만의 분류를 안다면, 그것이 어떤 경우에 지옥의 업이 되고 어떤 경우에 그렇지 않은지도 알아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칠만 가운데 과만 · 만과만 · 증상만 · 사만은 같은 이에게 낫다고 여기고, 나은 이에게 더 낫다고 여기고, 얻지 못한 것을 얻었다고 여기고, 덕이 없으면서 있다고 여기는 것, 곧 실제와 다르게 자신을 높이는 마음이다. 질문자가 든 네 사람도 모두 이런 경우였다. 대성인은 뒤에서 「만과 비슷하나(慢ににて)」라고 하시어 실제로 뛰어난 것을 뛰어나다고 말하는 일이 겉으로는 교만과 닮았음을 인정하시면서도, 그것이 실제와 경문에 맞는 말이라면 큰 공덕이라고 답하신다. 대성인은 이 점을 두 가지 선례로 보이신다.
첫째 선례는 석존이다. 대각세존은 스스로 삼계 제일이라 이름하셨다. 그러자 일체의 외도가 「지금 곧 하늘에 벌을 받으리라, 대지가 갈라져 들어가리라」고 하였다. 그러나 하늘은 벌하지 않았고 오히려 좌우에서 수호하였으며, 땅도 갈라지지 않고 금강처럼 굳었다. 질문자가 든 대만의 네 사람이 땅이 갈라져 지옥에 떨어진 것과 정반대다. 같은 「제일」이라는 말이 어떤 이에게는 지옥의 업이 되고 어떤 이에게는 하늘의 수호를 부른다. 그 차이는 말이 실제와 맞느냐에 있다.
둘째 선례는 전교대사다. 일본국의 칠사, 곧 나라의 칠대사 삼백여 명은 「사이초 법사는 대천이 되살아난 것인가, 철복이 다시 태어난 것인가」라고 비방하였다. 전교대사가 히에이산에 대승계단을 세워 남도의 소승계에서 독립하려 하자, 남도의 승단은 그것을 전례 없는 교만으로 보고 거세게 반대하였다. 질문자가 대성인에게 대천을 들이댄 것과 똑같이, 남도는 전교대사에게 대천을 들이댔다. 그러나 결과는 어떠하였는가. 전교대사는 히에이산을 세워 일체중생의 눈이 되었고, 끝내 칠대사는 굴복하여 제자가 되고 여러 나라는 단나가 되었다. 전교대사가 입적한 직후인 홍인 13년(822) 히에이산의 대승계단 건립에 칙허가 내려졌다.
전교대사는 홍인 9~10년(818~819) 『산가학생식』으로 대승계 독립을 청하였고, 남도 승강의 반대에 맞서 『현계론』을 지었다. 칙허는 대사가 입적한 홍인 13년(822) 6월 직후에 내려졌다. 선시초 제3편 「용수 · 천태 · 전교의 홍통과 말법의 비법」의 제18장이 전교대사의 홍통을 자세히 다룬다.
이 두 선례에서 대성인은 결론을 끌어내신다. 「그러므로 실제로 뛰어난 것을 뛰어나다고 말하는 것은 만과 비슷하나 큰 공덕이었던 것이다」. 교만과 비슷해 보인다는 것은 인정하신다. 그러나 그것은 교만이 아니라 큰 공덕이다. 뛰어난 법을 뛰어나다고 말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그 법을 만나지 못한다. 그러므로 뛰어난 것을 뛰어나다고 말하는 것은 중생을 위한 일이며, 그 자체로 공덕이 된다.
「소의의 경에 근거하므로 자찬훼타가 아니다」
대성인은 이 결론의 근거로 전교대사 『법화수구』의 글을 드신다. 「천태법화종이 여러 종보다 뛰어난 것은 의지하는 경에 근거하기 때문이니, 자찬훼타가 아니다(天台法華宗の諸宗に勝れたるは所依の経に拠るが故に自讃毀他ならず)」. 자찬훼타는 보살계에서 무겁게 금하는 허물이다. 전교대사 자신이 대승계를 세우려 한 분이었으니, 이 허물을 누구보다 잘 알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천태법화종이 여러 종보다 뛰어나다고 단언한 것은, 그 우열이 사람의 우열이 아니라 「의지하는 경」의 우열이기 때문이다. 경의 우열은 부처가 정한 것이니 그것을 그대로 말하는 것은 자기를 칭찬하는 일이 아니다.
다음 제35장에서 대성인은 같은 『법화수구』의 다른 글을 드신다. 「마땅히 알라. 타종이 의지하는 경은 아직 가장 제일이 아니며, 그 경을 능히 지니는 자도 또한 아직 제일이 아니다. 천태법화종은 지니는 경이 가장 제일이므로 능히 법화를 지니는 자도 또한 중생 가운데 제일이다. 이미 부처의 설에 근거하였으니 어찌 스스로 자랑하는 것이겠는가(当に知るべし他宗所依の経は未だ最為第一ならず其の能く経を持つ者も亦未だ第一ならず天台法華宗は所持の経最為第一なるが故に能く法華を持つ者も亦衆生の中に第一なり、已に仏説に拠る豈自歎ならんや)」. 이 글은 경의 제일과 그 경을 지니는 사람의 제일을 하나로 묶는다. 이 장의 논증이 바로 이 순서를 따른다. 먼저 경이 제일임을 보이고, 이어 그 경을 지니는 사람이 제일임을 보인다.
뭇 산 가운데 수미산 — 경의 제일
먼저 경의 제일이다. 대성인은 법화경 제7권 약왕보살본사품의 「뭇 산 가운데 수미산이 제일인 것처럼, 이 법화경도 또한 이와 같아서 여러 경 가운데 가장 그 위이다(衆山の中に須弥山これ第一なり此の法華経も亦復かくの如し諸経の中に於て最もこれ其の上なり)」를 드신다. 약왕품은 법화경이 여러 경 가운데 제일임을 열 가지 비유로 찬탄하는데, 이 「수미산」의 비유는 그 둘째다. 경은 토산 · 흑산 · 소철위산 · 대철위산 같은 뭇 산 가운데 수미산이 제일이라고 한다.
대성인은 이 비유를 법사품의 이금당(已今當)과 겹쳐 읽으신다. 법사품은 「내가 설한 경전은 무량천만억이니, 이미 설하였고 지금 설하며 앞으로 설하리라. 그런데 그 가운데 이 법화경이 가장 믿기 어렵고 알기 어렵다(我所説の経典は無量千万億にして已に説き今説き当に説ん而も其の中に於て此法華経は最も為難信難解)」고 설한다. 이미 설한 화엄 · 반야 · 대일경 등, 지금 설하는 무량의경, 앞으로 설할 열반경 등 오천 · 칠천의 경, 월지와 용궁과 사왕천 · 도리천 · 일월 가운데의 일체경, 시방세계를 다한 모든 경은 토산 · 흑산 · 소철위산 · 대철위산과 같고, 일본국에 건너온 법화경은 수미산과 같다. 여기서 대성인이 「대일경」을 이설의 경 안에 넣으신 것이 중요하다. 선시초 제4편 「정토 · 선 · 진언을 파하다」에서 진언이 「대일경 제일, 법화경 제이 · 제삼」이라 한 것을 파한 논리가 여기서 경문의 위계로 다시 확인된다.
- 「냇물과 강물 가운데 바다가 제일」一切の川流江河の諸水の中に海これ第一なるが如く
- 「뭇별 가운데 월천자가 가장 제일」衆星の中に月天子最もこれ第一なるが如く
일체중생 가운데 제일 — 사람의 제일
이어 사람의 제일이다. 약왕품은 다시 「능히 이 경전을 수지하는 자도 또한 이와 같아서 일체중생 가운데 또한 제일이다(能く是の経典を受持すること有らん者も、亦復是くの如し、一切衆生の中に於て亦これ第一なり)」라고 설한다. 경이 제일이면 그 경을 지니는 사람도 제일이다. 대성인은 이 경문을 근거로 놀라운 비교를 하신다.
한쪽에는 불교사의 대성(大聖)들이 늘어선다. 화엄경을 지닌 이들 — 경 속의 보현보살 · 해탈월보살, 인도의 용수 · 마명, 중국 화엄종의 법장 · 청량(징관), 그들을 받든 측천무후, 일본 화엄의 심상 · 양변과 대불을 세운 쇼무 천황. 심밀경 · 반야경을 지닌 이들 — 경 속의 승의생보살 · 수보리, 삼론의 가상(길장), 법상의 현장, 그들을 받든 당 태종 · 고종, 일본에 삼론을 전한 관륵, 법상을 전한 도소, 그 시대의 고토쿠 천황. 진언의 대일경을 지닌 이들 — 금강살타 · 용맹 · 용지 · 인생왕, 선무외 · 금강지 · 불공, 그들을 받든 현종 · 대종, 혜과 · 홍법 · 자각. 열반경을 지닌 이들 — 가섭동자보살, 열반의 회좌에 모인 오십이류, 열반경을 번역한 담무참. 그리고 광택사 법운을 비롯한 남삼북칠의 십사.
- 화엄경을 지닌 이들보현 · 해탈월 · 용수 · 마명 · 법장 · 청량 · 측천황후 · 심상 · 양변 · 쇼무 천황
- 심밀경 · 반야경을 지닌 이들승의생 · 수보리 · 가상 · 현장 · 태종 · 고종 · 관륵 · 도소 · 고토쿠 천황
- 진언 대일경을 지닌 이들금강살타 · 용맹 · 용지 · 인생왕 · 선무외 · 금강지 · 불공 · 현종 · 대종 · 혜과 · 홍법 · 자각
- 열반경을 지닌 이들가섭동자 · 오십이류 · 담무참
- 광택사 법운 · 남삼북칠의 십사
- 잠시 다른 경에 사람을 들여 법화경으로 옮기려 한 사람
- 다른 경에 집착하여 법화경에 들어오지 않은 사람
- 다른 경을 깊이 집착하여 법화경을 그보다 못하다고 한 사람
다른 쪽에는 말대 악세의 범부가 선다. 계 하나도 지니지 않고 세상 사람들에게 일천제처럼 여겨지는 사람, 게다가 「한 푼의 이해도 없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가 「경문대로 이금당에 뛰어나 법화경 밖에는 부처가 되는 길이 없다고 굳게 믿는」 사람이라면, 저 대성들보다 백천만억 배 뛰어나다는 것이 약왕품의 경문이라고 대성인은 말씀하신다.
이 비교가 성립하는 까닭을 대성인은 저 대성들의 세 부류로 설명하신다. 어떤 이는 저 여러 경에 잠시 사람을 들여 법화경으로 옮기려 한 사람이다. 용수 · 천친처럼 내심으로는 법화경을 알면서도 시가 이르지 않아 권대승을 펼친 이들이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어떤 이는 저 경에 집착하여 법화경으로 들어오지 않은 사람이다. 또 어떤 이는 저 경에 머물 뿐 아니라 깊이 집착하여 법화경을 저 경보다 못하다고 한 사람이다. 선시초 제4편에서 파한 홍법 · 자각이 이 셋째에 해당한다. 어느 쪽이든 그들은 법화경 하나만을 성불의 길로 믿은 사람이 아니다. 그러므로 그들이 아무리 학식과 계행과 지위가 높아도, 이금당에 뛰어난 법화경을 오직 하나의 길로 믿는 범부에 미치지 못한다.
「경문대로 이금당에 뛰어나」 — 믿음의 기준
이 장의 「경문대로 이금당에 뛰어나 법화경 밖에는 부처가 되는 길이 없다고 굳게 믿고」라는 구절은 다른 어서를 풀이할 때에도 「법화경을 믿는다는 것이 무엇인가」를 정하는 기준으로 자주 인용된다. 개목초의 「법화경으로는 아닌 것이다」라는 구절을 풀 때에도, 그렇다면 어떻게 믿어야 법화경을 믿는다고 하는가를 묻고, 이 장의 「경문대로 이금당에 뛰어나 법화경 밖에는 부처가 되는 길이 없다고 굳게 믿고」와 「보은초」의 「법화경을 읽는 사람이 이 경을 믿는 듯하면서도 여러 경으로도 득도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 경을 읽지 않는 사람이다(法華経をよむ人の此の経をば信ずるよう・なれども諸経にても得道なるとおもうは此の経をよまぬ人なり)」(314쪽)를 함께 들 수 있다. 여러 경으로도 득도한다고 여기는 것은 여러 경과 법화경이 하나라고 여기는 것이며, 그런 사람은 법화경을 믿는 듯해도 실은 믿지 않는 것이다.
대성인은 「법화초심성불초」에서도 「혹은 또 이금당의 삼설 가운데 부처가 되는 길은 법화경에 미치는 경이 없다는 것은 바른 부처의 금언이다(或は又已今当の三説の中に仏になる道は法華経に及ぶ経なしと云う事は正しき仏の金言なり)」(545쪽)라고 하시고, 「소야전답서」에서는 일체중생이 실상을 대지로 삼고 무상을 허공으로 삼으며 「일승을 단비로 삼고 이금당 제일의 말씀을 큰바람으로 삼아(一乗を甘雨とし已今当第一の言を大風とし)」(1060쪽) 묘각의 공덕을 키운다고 비유하신다. 이금당은 경전의 우열을 매기는 교판의 용어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중생을 실제로 성불시키는 힘이 어느 경에 있는가를 가리는 기준이며, 그 기준을 굳게 믿는 일이 곧 법화경을 믿는 일이다.
이 장에서 「한 푼의 이해도 없는 사람」이 대성들보다 뛰어나다고 하신 것도 이 맥락에서 읽어야 한다. 대성인은 학문을 가볍게 여기신 것이 아니다. 선시초 자체가 정 · 상 · 말 삼시의 불교사 전체를 꿰뚫는 학문의 결정이다. 다만 성불의 기준은 학식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법화경 밖에는 부처가 되는 길이 없다」는 믿음의 바르고 굳음에 있다. 제32장 끝의 「부처가 되는 길은 이것 밖에 또 구하지 말라」와 이 장의 「법화경 밖에는 부처가 되는 길이 없다」는 같은 말씀이다.
뭇별과 보름달
이 장은, 그리고 이 편은 약왕품의 두 비유로 맺어진다. 「일체의 냇물과 강물의 여러 물 가운데 바다가 제일인 것처럼 법화경을 지니는 자도 또한 이와 같고, 또 뭇별 가운데 월천자가 가장 제일인 것처럼 법화경을 지니는 자도 또한 이와 같다」. 약왕품에서 이 두 비유는 본래 「이 경」이 제일임을 찬탄하는 것이지만, 대성인은 앞의 「이 경전을 수지하는 자도 또한 이와 같다」를 받아 「법화경을 지니는 자」로 읽으신다. 법화경 행자는 이렇게 마음에 새겨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 한 줄. 「당세 일본국의 지인들은 뭇별과 같고 니치렌은 보름달과 같다」. 제28장의 「해가 뜨면 별이 숨고 현왕이 오면 우왕이 망한다」가 여기서 다시 울린다. 별들은 저마다 빛나지만 보름달이 뜨면 그 빛은 달에 묻힌다. 당세의 지인들 — 질문자가 보기에 대성인보다 훨씬 학식과 지위가 높은 고승들 — 은 뭇별이고, 대성인은 보름달이다. 이것은 교만이 아니라, 제34장 전체가 논증한 대로 「실제로 뛰어난 것을 뛰어나다고 말하는」 일이다. 뛰어남의 근거는 대성인 개인이 아니라 대성인이 지닌 법, 곧 수미산이자 대해이자 월천자인 법화경의 간심 남묘호렌게쿄에 있다.
니치칸 상인의 해석을 따르면 이 「니치렌은 보름달과 같다」는 사덕(師德)을 나타낸다. 제35장의 「법화경을 경대로 지니는 사람은 범왕보다도 뛰어나고 제석보다도 넘는다」에서 범왕보다 뛰어남은 친덕(親德), 제석보다 넘음은 주덕(主德)이며, 거기서 생략된 사덕이 바로 앞 장 끝의 「보름달」이라는 것이다. 어둠 속에서 길을 비추는 달은 중생을 이끄는 스승의 덕이다. 그렇게 보면 제34장의 끝은 제28장에서 말한 「말법 하종의 교주」를 주 · 사 · 친 삼덕의 하나인 사덕으로 맺는 자리가 된다.
제34장의 이 결론은 선시초 제2편 「정법 · 상법 이천 년의 홍교와 묘법 유포의 필연」 가운데 제14장 「능홍의 사덕을 드러내다」의 「니치렌은 당제의 부모, 염불자 · 선중 · 진언사 등의 사범이요 또 주군이다」(265쪽)와 짝을 이룬다. 그곳이 주 · 사 · 친 삼덕을 직접 밝혔다면, 이곳은 「뭇별과 보름달」의 비유로 사덕을 드러낸다.
니치칸 상인의 해석에 따르면 이 장은 「대만」의 힐난을 「실제로 뛰어난 것을 뛰어나다고 말하는 것은 큰 공덕」으로 푼 장이다. 경이 제일이므로 그 경을 지니는 이가 제일이며, 「니치렌은 보름달과 같다」는 말법의 교주가 지닌 사덕의 표현으로 읽힌다.
이 편을 맺으며
제5편의 일곱 장은 선시초가 파사에서 현정으로 넘어가는 자리였다. 제4편까지 대성인은 정법 · 상법 이천 년의 홍교를 더듬고 말법 일본에 퍼진 정토 · 선 · 진언을 파하셨다. 이 편에서는 그 끝에 서서, 말법에 대법을 지니고 홍통하는 사람이 누구인가를 네 이름으로 밝히셨다.
첫째 이름은 「법화경 행자」다(제28장). 대성인만큼 법화경의 편이 되어 국토에 강적을 많이 만든 이가 없고, 긴메이 천황 이래 칠백여 년 동안 「남묘호렌게쿄라고 부르라」고 남에게 권하고 스스로도 부른 지인이 없었다. 권경의 제목이 유포된 것은 실경의 제목이 유포될 서였다. 둘째 이름은 「지인」이다(제29 · 30장). 정가의 대지진과 문영의 대혜성이 왜 일어났는가를 아는 이, 상행보살의 출현이 수량품의 묘법이 말법에 유포될 서상임을 아는 이가 지인이다. 그 판단은 『최승왕경』 · 『인왕경』 · 『수호경』 · 『연화면경』의 경문 위에 서 있으며, 불법을 무너뜨리는 것은 바깥의 박해가 아니라 「사자 몸속의 벌레」라는 것이 그 결론이었다. 셋째 이름은 「성인」이다(제31 · 32장). 삼세를 알고 아직 싹트지 않은 일을 아는 이가 성인이며, 대성인은 문응 원년 · 문영 8년 · 문영 11년의 세 번의 고명으로 자계반역난과 타국침핍난을 예언하셨고, 그것은 문영 9년의 이월소동과 문영 11년의 몽골 내습으로 그대로 나타났다. 대성인은 이것을 「석가여래의 혼이 몸에 들어온」 일이자 일념삼천의 실증으로 보시고, 「상여시가 제일의 대사」라는 말씀으로 그 지혜의 근원을 밝히셨다. 넷째 이름은 「대인」이다(제33장). 『대집경』의 경문이 몸에 들어맞고, 일월을 향한 간효 끝에 자계반역난이 곧 일어났으니, 범부의 몸 그대로 경을 지닌 분제로 「당세에는 일본 제일의 대인」이다.
그리고 제34장은 이 모든 선언에 대한 「대만」의 힐난에 답하였다. 석존이 삼계 제일이라 하셨을 때도, 전교대사가 대승계단을 세우려 했을 때도 같은 비난이 있었으나, 하늘은 벌하지 않고 땅은 갈라지지 않았다. 「실제로 뛰어난 것을 뛰어나다고 말하는 것은 만과 비슷하나 큰 공덕」이다. 경이 수미산이면 그 경을 지니는 이도 일체중생 가운데 제일이며, 이금당에 뛰어난 법화경만을 성불의 길로 굳게 믿는 범부는 다른 경을 지닌 대성들보다 백천만억 배 뛰어나다. 그래서 「당세 일본국의 지인들은 뭇별과 같고 니치렌은 보름달과 같다」.
이 편을 꿰뚫는 원리는 처음에 든 「법이 묘하므로 사람이 귀하다」였다. 대성인이 스스로를 높이신 말씀은 언제나 「경을 지닌 분제」에서 나왔고, 그 경의 높음은 부처가 설한 경문으로 증명되었다. 동시에 대성인은 자신의 시작을 「물 한 방울, 티끌 하나」라 하시고, 그것이 두 사람 · 세 사람 · 백천만억 사람으로 이어져 묘각의 수미산 · 대열반의 대해가 되리라고 하셨다. 교주의 선언과 한 사람 한 사람의 성불은 같은 법 위에 있다.
다음 제6편 「현증의 글과 어신의 부합 — 신명을 아끼지 않는다」는 선시초의 마지막 두 장이다. 제35장은 이 장의 『법화수구』를 이어 「법화경을 경대로 지니는 사람은 범왕보다도 뛰어나고 제석보다도 넘는다」는 현증의 글을 들고, 제36장은 「나는 신명을 아끼지 않고 다만 무상도를 아낀다」는 권지품의 경문이 대성인의 몸에 어떻게 부합하였는가를 밝혀 선시초 전체를 맺는다.
더 읽기
- 선시초 제4편 「정토 · 선 · 진언을 파하다 — 홍법 · 자각의 그릇됨」 — 이 편의 「현정」에 앞선 「파사」. 진언 · 자각 비판의 전모
- 선시초 제6편 「현증의 글과 어신의 부합 — 신명을 아끼지 않는다」 — 『법화수구』의 「능히 법화를 지니는 자도 또한 중생 가운데 제일」과 「아불애신명」
- 개목초 제8편 「삼류의 강적과 법화경의 행자」 — 강적으로 증명되는 법화경 행자, 「성인 · 대인」의 뜻
- 본존문답초 제3편 「세 대사의 사적과 불법의 전래」 — 셋째 고명의 「특히 진언종이 이 국토의 큰 재앙」과 이어지는 진언 비판
- 불교 교학 「일념삼천」 — 「법화경의 일념삼천이라 하는 대사의 법문」과 십여시
- 인물탐구 「전교대사」 — 남도의 비난과 대승계단, 『법화수구』
참고 문헌
원전
- 니치렌 대성인, 「선시초(撰時抄)」, 건치 원년(1275) — 일본어판 어서전집 256–292쪽
- 니치렌 대성인, 「입정안국론」 · 「안국론어감유래」 · 「종종어진무어서」 · 「성인지삼세사」 · 「미사와초」 · 「개목초」 · 「보은초」 · 「현불미래기」 · 「제법실상초」 · 「시모야마어소식」 · 「가책방법멸죄초」 · 「삼대비법품승사」 · 『어의구전』 — 일본어판 어서전집
- 『묘법연화경』 방편품 제2 · 법사품 제10 · 종지용출품 제15 · 상불경보살품 제20 · 약왕보살본사품 제23, T9 no.262
- 『대방등대집경』 권50, T13 no.397
- 『금광명최승왕경』(의정 역) · 『인왕반야바라밀경』(구마라집 역) · 『수호국계주다라니경』(반야 · 모니실리 역) · 『연화면경』(나련제야사 역)
- 『대반열반경』, T12 no.374
- 묘락대사 담연, 『법화문구기』 권9
- 전교대사 사이초, 『법화수구』 · 『현계론』 · 『산가학생식』
- 현장, 『대당서역기』 권4 · 권11
- 『아비달마대비바사론』 권99 · 『아비달마구사론』 · 『아비달마품류족론』 · 『대지도론』 권13 · 권35
- 『오처경(吾妻鏡)』
- 니치칸 상인, 「선시초 문단(撰時抄文段)」 (해설서를 통한 재인용)
연구
- 『선시초 강의』 — 제28~33장의 本文 · 現代語訳 · 語釈 · 講義
- The Gosho Translation Committee (tr.), The Writings of Nichiren Daishonin, vol. 1, Soka Gakkai, 1999 (「The Selection of the Time」 수록)
- Paul Groner, Saichō: The Establishment of the Japanese Tendai School, Berkeley Buddhist Studies Series, 1984
- Jacqueline I. Stone, Original Enlightenment and the Transformation of Medieval Japanese Buddhism, University of Hawai'i Press, 1999
- 安藤俊雄, 『天台学 — 根本思想とその展開』, 平楽寺書店, 1968
